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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Mar 10. 2024

(19) 초현실주의: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

색채 너머로(Beyond the Colors)] (19) 초현실주의: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예술적 모험


초현실주의는 마치 거울의 나라에 빠진 앨리스처럼, 현실 너머의 세계를 탐험하는 예술 운동이다. 20세기 초,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이라는 토끼굴을 따라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은 무의식의 신비로운 세계로 뛰어들었다. 그들은 꿈과 환상, 욕망과 공포가 뒤섞인 기이한 이미지들을 창조해냈다. 마치 서로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퍼즐 조각들을 맞추듯, 그들은 현실의 파편들을 재조합하여 초현실의 세계를 구축했다.


살바도르 달리와 르네 마그리트는 초현실주의의 대표적인 거장들이다. 달리의 녹아내리는 시계와 마그리트의 파이프 그림은 초현실주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하지만 초현실주의는 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막스 에른스트는 콜라주라는 기법으로 꿈과 현실을 뒤섞었고, 주앙 미로는 생동감 넘치는 색채와 형태로 무의식의 에너지를 표현해냈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초현실주의의 지평을 확장시켰다.


특히 막스 에른스트의 '푸로타주' 기법은 초현실주의의 정신을 잘 보여준다. 그는 나무 껍질이나 잎맥 등에서 우연히 발견한 패턴을 작품에 차용했다. 이는 무의식의 흐름을 따라 예술을 창조하려는 시도였다. 정신분석학자 칼 구스타프 융은 "창조적인 무의식은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놀라운 통찰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에른스트의 작품은 바로 이 무의식의 창조성을 예술로 승화시킨 것이다.


한편 주앙 미로는 어린아이의 순수한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았다. 그의 그림 속에서 현실은 해체되고 재구성된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시인은 세계를 새로운 방식으로 바라보는 어린아이와 같다"고 말했다. 미로의 작품은 이런 시적 상상력의 산물이다. 그는 초현실주의가 단순히 현실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초현실주의는 무의식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탐험하는 예술적 모험이었다. 프랑스 시인 앙드레 브르통은 "초현실주의의 목표는 꿈과 현실, 과거와 미래, 생과 사를 절대적 현실 안에서 결합시키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은 이 모순들의 결합을 통해 인간 존재의 총체성을 표현하고자 했다. 그들에게 예술은 단순한 재현이 아니라 창조였고, 세계를 변형시키는 혁명적 행위였다.


초현실주의의 유산은 현대 예술에 깊이 스며들어 있다. 그것은 우리에게 보이는 것 너머를 상상할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초현실주의는 우리 내면의 미지에 다가가는 열쇠이자, 현실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창이다. 영화감독 데이비드 린치는 "초현실주의는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 속에서 경이로움을 발견하게 해준다"고 말했다. 초현실주의 예술가들이 열어젖힌 무의식의 문을 통해, 우리는 자신과 세계에 대한 새로운 이해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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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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