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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우성 변호사 Mar 10. 2024

(25) 마크 로스코: 색채로 영혼을 울리는 예술

[색채 너머로(Beyond the Colors)] (25) 마크 로스코: 색채로 영혼을 울리는 예술


마크 로스코는 추상표현주의 예술가로, 그의 그림은 마치 영혼의 울림을 캔버스에 담아낸 것 같다. 그는 색채와 형태를 통해 인간의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감정을 끄집어내는 데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했다. 로스코의 그림 앞에 서면, 우리는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된다. 그의 예술은 때로는 고요한 평온을, 때로는 격렬한 감정의 소용돌이를 경험하게 한다.


로스코에게 그림은 단순히 보는 즐거움을 주는 것 이상이었다. 그는 그림이 관람자의 영혼을 움직일 수 있다고 믿었다. 마치 음악이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듯, 로스코는 색채와 형태로 우리의 내면을 울리고자 했다. 그의 거대한 색면들은 마치 관람자를 그림 속으로 빨아들이는 듯하다. 우리는 그의 그림 앞에서 명상에 잠기게 되고, 일상의 잡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내면과 조우하게 된다.


로스코의 예술 여정은 끊임없는 실험의 연속이었다. 초기에는 다양한 형태와 기법을 시도했지만, 점차 순수한 색면 추상으로 나아갔다. 그의 예술적 정점은 '로스코 채플'에서 드러난다. 이곳에서 그는 색채가 주는 영적인 경험을 극대화했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는 "예술은 영혼의 확장"이라고 말했는데, 로스코의 채플은 바로 그런 공간이다. 그곳에 있으면, 우리의 영혼이 색채의 바다에 잠겨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로스코의 그림은 우리가 '보는' 것이 아니라 '경험하는' 것이다. 그에게 캔버스는 감정을 전달하는 매개체였다. 미술 평론가 해롤드 로젠버그는 "추상표현주의 화가들은 캔버스를 마음의 무대로 여긴다"고 말했다. 로스코의 무대에서 색채는 주인공이며, 그것이 빚어내는 감정의 드라마가 우리 영혼을 울리는 것이다. 그는 예술을 통해 인간의 보편적 감정을 표현하고자 했고, 그것을 통해 관람자와 깊은 공감을 이루고자 했다.


로스코의 그림은 우리에게 존재의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그의 색면 앞에 서면, 우리는 이런 질문과 마주하게 된다.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는 "예술은 존재의 진리를 드러낸다"고 말했다. 로스코의 예술은 바로 인간 실존의 진리를 색채로 표현한 것이다. 그의 그림은 언어를 초월해 우리의 영혼과 직접 대화한다.


로스코의 삶 자체도 예술혼으로 가득 찼다. 그는 평생 자신의 예술 세계를 고민하고 발전시켰다. 흥미로운 사실은 그가 그림과 함께 시도 썼다는 점이다. 그의 시는 마치 그림의 언어적 표현 같았고, 그림은 시의 시각적 구현 같았다. 또한 그는 재즈 음악을 즐겨 들었는데, 그의 즉흥적이고 역동적인 붓 터치에는 재즈의 영향이 묻어있다. 한편, 로스코는 평생 우울증과 싸웠다고 한다. 어쩌면 그의 그림에서 느껴지는 깊은 감정의 골짜기는 그런 고뇌에서 비롯되었는지도 모른다.


로스코의 예술은 추상미술의 정수를 보여준다. 그는 회화의 본질을 색채와 형태로 환원시켜, 그것으로 인간 영혼의 모든 풍경을 그려냈다. 그의 작품은 미술사에 큰 족적을 남겼을 뿐 아니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로스코의 그림 앞에서, 우리는 잠시 일상의 소음을 떨쳐내고 자신의 내면과 만날 수 있다. 그것은 예술이 주는 가장 위대한 선물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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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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