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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ynamic K Jan 26. 2022

미아모르

할머니 보고잡다

"아..할머니 보고싶다"

그렇게 각시한테 허락맡고 새벽에 일어나 혼자 시동걸고 급 할머니가 계신 전주로 출발.

할머니 손에 자라서 그런지 맛있는 국수를 먹거나 편의점에서 바나나우유와 커피우유를 볼때, 그리고 이쁜 자연을 볼땐 꼭 '우리 권사님은 모하구 있으려나'.

98세까진 혼자 세븐에이트로 염색하시고 나갈땐 꼭 화장을 하시며 커텐을 뜯어 이쁜 원피스를 만들어 입으시고 항상 일요신문을 읽으며 지팡이도 없이 걸어다니시던 모던걸.

한번 넘어지신 후엔 관절도 소화도 잘 안되셔서 모신 요양원. 이제는 104세가 되어 단기기억력 조금 떨어지시고 체력 좀 약해지신 것 빼곤 아직 정정쓰. 모신지 얼마 안됐을때 매일 통화하며 "난 마도로스가 꿈이었는데 새장에 갇혀버린 것 같아" 라던 말씀이 내 맘에 깊이 박혀 항상 죄송하고 또 애틋하고.

나 어렸을 적, 한손엔 누나 손을  등에는 나를 업고 교회로 오다니던 그길에  항상 같이 먹던 커피우유 그리고 바나나 우유. 식단을 관리하신다기에 고민하다 '그래도 사람이 좋아하는 것 먹고 살아야지'. 왠지 커피는 안될 것 같아 빠유하나 초코우유 하나 사서 "할머니, 나왔어!".

갑작스레 서울서 찾아온 손주가 그렇게 반가우신지 104년 쓰신 관절인데 두 손을 번쩍 들고 유리막 맞은편에서 손인사를 아주그냥. 너무죄송한데 한번만 봐달라는 표정으로 간병인 분께 빠유를 전해달라 건넷더니 "우리 어르신은 건강하셔서 커피 도 하루에 두잔씩 드시는데 그냥 커피우유 사오셨어도 됫는데". 역시 우리 김방자권사님 스웩 어디 안가네.

우리에게 허락 된 20분 동안 유리막 하나 사이에두고 신나게 떠다는데 와....시간은 어찌 그리 빨리 흐르는지. 세상 행복한 시간 보내고 다시 보내드리는데 맘이 왤케 그르냐..

아까 옆사람들이 하는거 보고 배웠다며 유리막 맞은 편에서 와이파이로 짠하자는 힙쟁이 권사님. 3~4개월에 한번 씩은 꼭 뵙고 표정도 몸도 너무 건강하신데 괜히 맘이 좀 그렇고 기분도 좀 요상하네.

서울에서 아침에 와서 할머니 잠깐 보구 형네서 점심먹고 이쁜카페서 한잔하고 이제 다시 서울로. 왕복 6시간정도 밖에 안걸리고 여정도 이리 널널한데 맘적으론 거리가 왤케 먼지, 잘 못찾아오는 이놈의 강아지를 용서해 할머니. 또 올게, 자주 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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