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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아나 Nov 07. 2017

백설공주는 원래 까맣다 -1

21C' Snow White 1#  

아주 먼 옛날 옛날 머나먼 왕국에 백설공주가 살았어요~

백설공주는 유리같은 피부, 또렷한 눈코입, 빠져들것 같은 뇌세적 눈빛으로 어릴적부터 얼짱 공주로 불렸답니다.

그런데 백설공주는 자신들의 외모에 대한 사람들의 열광에 신경쓰지 않았어요. 대신 조금씩 두려워지기 시작했답니다. 왜냐면 공주는 진정한 사랑에 대해 고민할 나이가 되었거든요.

사람들이 자신의 오똑한 콧날과 하얀 피부에만 열광할 뿐 진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어요. 얼짱각도로 사진을 찍어올린 날만 좋아요가 많이 달렸거든요. 그렇지 않으면 얼평과 악플에 시달려야 했어요.


또한 공주는 자신의 지위 때문에 남들이 나를 사랑하는게 아닌지 염려되었어요. 자신이 공주라는 걸 알게되면 친해진 사람들과의 관계도 딱딱해지고, 멀리하던 사람들은 외려 자신을 경외시한다는 걸 알았어요.


공주는 자신의 돈 때문에 멋진 옷때문에 며칠간 케어받은 외모 때문에 자신을 좋아하는 것에 염증이 나기 시작했어요. 공주는 한참 고민 많은 사춘기라 진짜 자기가 누구인지 헷갈리기 까지 했어요. 진짜 사랑도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도 모두 알고 싶었죠.


어느새 공주는 화려한 파티를 멀리하기 시작했답니다. 늘 사람들에 둘러쌓여서 누가 자신을 진짜 사랑하고 존중하는지 알수 없었어요. 공주는 특별히 화장이 잘 받은 날만 접견을 허락하던 공주들의 풍습을 따르지 않았어요.

그 시간에 공주는 자기를 가꾸기 시작했어요. 내면을 말이죠. 자기 감정과 자기 생각이 공주에겐 헤어나 옷보다 중요했답니다. 그래서 수수한 옷을 입고 자신을 진심으로 존중해주는 사람들을 만나고 다녔어요. 그리고 공주는 자기개발도 잊지 않았어요. 공주는 진짜로 자기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이었답니다.


왕은 이런 공주가 염려되었지만, 공주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찾기를 바랬어요. 그래서 공주에 대해 나쁘게 말하는 귀족들의 성화에도 묵묵히 아무말 하지 않았답니다.


왕에게는 왕비가 있었어요. 다들 잘 아시죠? 왕비는 공주의 엄마가 아니라 왕이 수많은 스캔들 끝에 결혼한 여자였어요. 원래 이 나라의 1대 얼짱은 왕비였답니다. 그런데 왕비는 백설공주가 자라면서 자신의 인기를 공주가 다 가져가버리는 것 같아 늘 마음이 쓰였어요. 매일 페북에 좋아요 숫자가 줄기만 하고 늘지 않았거든요. 대신 공항에서 찍힌 공주사진 등이 올라올 때마나 마음이 덜컹거렸어요. 공주의 인기는 연예인 못지 않았어요. 그런데 공주는 그런 인기에 관심이 너무나 없었더요. 그래서 더 화가났답니다.


그래서 백설공주의 비밀을 세상에 까발리고 싶어어 손가락이 간질간질 했답니다. 백설공주의 피부는 원래 까맣색이었어요. 그런데 왕비가 화장을 시켜  조명발 아래 사진을 올릴 때마다 찬사가 쏟아졌고, 공식적으로 공주의 까만 피부는 비밀이 됬어요. 오직 하얀 공주만 사랑받으니까요.


왕비는 나중에 백설공주를 SNS스타로 만들어 준 걸 후회했어요. 하지만 언제든이 공주의 까만 피부만 공개하면 공주를 사람들이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니 조금 안심이 되었어요. 그외에 작은 가슴, 두꺼운 발목 등등 지적할 꺼리는 많았죠.

왕비처럼 타고난 몸매와 얼굴을 모두 갖기란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왕비는 매일 허리가 잘록해 보이는 방법과 피부가 더욱 미끈하게 보이는 방법을 연구했답니다. 그래야 사랑받으니까요. 그리고 그런 사랑이 바로 자신이 왕비가 된 힘이니까 왕비는 거기에 더욱 매진할 수 밖에 없었어요. 그외에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정치에 대해서는 왕비가 알수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았어요.


반면 그 시간에 공주는 하라는 공주수업은 안하고 나라에 지혜롭다고 소문난 사람을 만나러 다녔어요. 힘세기로 소문난 사람도 만나고, 정의로운 사람도 만났어요. 뒷골목 시장거리를 헤메며 장터를 구경하기도 했어요. 공주를 알아보는 사람이 전혀 없는 건 아니였어요. 그래서 그때마다 공주가 거지꼴로 돌아다닌 다는 말이 왕과 왕비의 귀에 들어왔답니다.


왕비는 마침내 왕에게 말했어요.


'백설공주 때문에 왕가의 체통이 땅에 떨어졌어요. 시장통에 먼지로 오염되었다구요.'


왕은 공주를 믿었기에 굳게 입을 다물고 아무말 하지 않았어요.


왕비는 두번째 플랜에 들어갔어요. 왕의 침묵이 두려웠기 때문이죠. 공주의 욕을 시작한 이상 왕이 공감을 안해주면 괜히 자신에게 미움이 돌아올거라고 생각했어요.


공주가 남자랑 같이 있는 사진을 SNS에 뿌리게 했어요.

그때마다 온 나라엔 공주에 대한 스캔들로 시끄러웠답니다. 세상에 젤 쉬운게 스캔들 일으키는 거니까요. 원래 사람들은 남 욕하는 걸 즐기고 안좋은 소문은 바람보다도 빠르답니다.


왕비가 생각해보니 이왕 이렇게 된거 공주를 확실히 침몰시키지 않으면 나중에 자신이 공주를 미워한게 들통나 곤란해 질 경우가 걱정되었어요. 원래 나쁜 짓과 거짓말은 확실하게 해야 들키지 않거든요.


왕비는 공주가 왕국의 이단아로 불리는 일곱 아재랑 바람이 났다고 소문내기 시작했습니다.

왕국의 일곱 아재는 매사 비판적인 어조와 썰렁한 개그, 그리고 주류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이론과 지식으로 세상을 시끄럽게 했답니다.


'공주가 어린나이에 남자를 너무 밝히는건 아닌지 걱정되네요.'


하지만 왕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왕은 화를 냈습니다.


'공주는 왕족의 자격을 이미 잃었소. 공주를 당장 내쫓으시오!'


왕비는 이정도까지 심한 결과를 바란 건 아니었지만, 결국 원하는 바가 이루어져서 안도했어요. 악플을 달던 아이디와 계정을 모두 탈퇴하고, 앞으론 조신하게 지내야 겠다고 생각했죠. 물론 그동안 단 악플이 너무 많아서 다 지울 수 있을지 걱정되긴 했지만요.



(2부에서 계속됩니다..)


사진출처 www.fomo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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