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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아나 Nov 09. 2017

백설공주는 원래 까맣다 -2

21C' Snow white -2#

(1부에 이어서...)



왕비는 공주가 절대로 돌아올 수 없게 마무리를 하고 싶엇습니다.

몰래 기레기를 불러들였어요. 


'기레기야. 공주가 쫒겨나는 날 공주의 까만 피부와 보정속옷 없이 축쳐진 몸매를 찍어 기사로 올리도록 해. 사람들은 나쁜 사람은 용서해도 못 생긴 사람은 용서하지 않으니까. 잊지마!'


기레기는 100배 줌을 이용해 특히 공주의 큰 모공과 생기없는 피부를 찍어보려고 애썼어요. 그날 공주는 상심에 빠진 모습이었지만, 평소에 해둔 건강관리 덕에 화장기 없는 피부는 건강하고, 눈빛은 여전히 또렷했어요.


그리고 자기가 공주가 더이상 아니라는 걱정보다, 자신 때문에 상처받았을 주변 사람들을 걱정했답니다.

'같이 식사를 한건 맞지만 사귀는 사이는 아닙니다.'

'그분과는 단지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어요.'

'아재 개그는 저도 싫어요. 하지만 사람을 편견을 가지고 대하진 말자구요.'


기레기 중 한명은 공주의 당당한 태도에 오히려 감동하기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기레기에서 벗어나 진정한 언론인이 되기로 맘먹었죠. 그 중 제일 중요한 건 MBC와 조선일보 같은 언론사에 입사하지 않는거죠.


공주는 사람들의 동정을 거부한 체 당당히 걸어서 왕국을 떠나갔어요. 기레기들은 공주의 까만 피부 사진은 건졌지만, '생얼이 괴물같다'는 악풀을 이끌어 내는데는 실패했어요. 그래서 왕비에게 혼나고 대신 자신들이 밤늦게 자기 기사에 3개씩 악플을 달아야 했답니다.


백설공주가 떠나가자 귀족들과 셀럽들의 관심은 다시 왕비에게 돌아왔답니다.

왕비는 밤마다 낮마다 화려한 삶을 즐겼어요.


그렇지만 백성들의 관심은 냉랭했어요. 자기들이 낸 세금으로 사치하고 SNS에 좋아요만 수집한다고 불평했지요. 모든 백성이 그런건 아니였어요. 같은 왕비면 이쁜게 좋잔아요. 왕비에 화려한 삶을 대리만족하는 사람도 많았거든요. 그치만 모든 사람이 다 그렇게 생각없이 사는 건 아니라서, 백성들은 공주가 다시 돌아오길 바랬답니다. 그리고 왕이 예전의 총명함을 되찾기를 기도했지요. 

백성들의 바램과는 반대로 왕의 건강은 나날이 나빠졌어요. 그러니 이제 왕비의 입김은 점점 커지고, 왕국엔 왕비에게 아부하는 사람들로 넘쳐났어요.

원래 사람은 보이는 걸 전부로 생각하기 마련이에요. 정도는 다르지만 누구나 다 그렇지요. 왕비는 모든 왕국의 사람들이 다 자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만나는 사람마다 모두 자기를 좋아해주거든요. 


왕국이 왕비의 허영으로 가득차고도 남을 때 백성공주는 뭘 하고 있었을까요?

백설공주는 어차피 스캔들이 났기 때문에 이젠 아재들을 만나더라도 더 이상 욕 먹을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물론 그건 사실이 아니였고, 공주는 계속 욕을 먹었지만 공주는 SNS를 끊었기 때문에 이 사실을 몰랐어요. 공주는 아애 대놓고 아재들과 어울렸답니다.

실제로 보니 아재들은 많이 늙어 있었어요. 대신 지혜와 전문지식으로 가득 차 있어서 어린 공주를 반겼습니다.


첫번째 아재는 우리가 동화에서 알고 있는 것처럼 광산업자였고, 엄청난 부자이면서 선물 투자의 귀재였습니다. 한마디로 금융거래와 실물거래에 모두 밝았어요. 그래서 왕비의 자원외교에 대해 불만이 많아서 악플 달았다가 검찰에 불려가기도 했어요.

두번째 아재는 환거래 전문가이고, 회사채 거래꾼이었습니다. 역시 왕비가 사치를 위해 은행이랑 짜고 채권을 마구 발행하는데에 불만이  많았어요. 

세번째 아재는 국제 스포츠 마케팅 전문가였습니다.  협회에 파벌에 속하지 않았고, 특히 승마에는 관심이 없다보니 자리에서 밀려나 실력있는 후진 양성에 매진하고 있었어요.

네번째 아재는 주식전문가였습니다. 역시나 국민연금이 대기업 주가를 떠받들어 주는 것과 정치인들의 입김에 끌려다니는 걸 비판하다가 온라인 계정이 정지되었답니다. 국민연금 손실 어쩔거임.

다섯번째 아재는 원전 반대하다가, 여섯번째 아재는 왕비가 줄기세포 주사 맞은 걸 까발렸다가, 일곱번째 아재는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가는 바람에 모두 왕국에서 쫓겨나서 살았어요.


공주는 세상 사람들이 아재들의 실력과 인품보다 작은 키와 못생긴 외모에 더 질책하는 거에 마음이 아팟어요. 사람들이 아재를  '일곱 난쟁이'라고 부르며 조롱했답니다. 얼굴엔 주름이 가득하고, 구겨진 옷에, 거친 피부 그리고 큰 머리와 비율상 짧은 다리로 인해 이들의 키는 더욱 작고 초라해보였답니다. 



공주는 말했어요

'당신들은 왕국에 꼭 필요한 사람들이예요.'


하지만 첫째 아재가 말했습니다.

'공주님 저희랑 어울리시면 안됩니다. 벌써 국정원에서 공주님 얼굴이랑 합성한 야동이 뿌려지고 있어요. 모두 공주님을 문난한 사람으로 생각할 겁니다.'


'저는 떳떳하기 때문에 마음 두지 않을 거구요. 정의와 진실을 알아보는 혜안이 있는 사람은 그런데 신경쓰지 않을 거라 믿어요.'


'공주님의 용기에 탄복해습니다.'

둘째 아재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셋째와 넷째 아재가 공주님을 웃기기 위해 아재개그를 했지만 여기엔 적지 않고 넘어가겠어요.


다섯째 아재가 말했습니다.

'왕국은 과거의 영광에 머무를게 아니라 새로운 미래 산업을 발굴해야 함. 그러니 기득권과 영합에 몰두한 왕비를 몰아내지 않으면 왕국은 옛날 필리핀이나 아르헨티나처럼 몰락할 거임. 왕비가 외국에서 무기를 몽땅 사온다고 하는게 그거 부터 막아야 함. 놔뒀다간 나라 재정 빵꾸 내는 건 시간 문제임.'


등 등 더 길게 말했지만 역시 적지 않고 넘어가겠어요. 하여튼 공주는 일곱 아재에게 홀딱 반했습니다. 볼록 나온 배와 아재개그는 빼고 말이죠.


그즈음에도 공주가 연예를 안한 것은 아니예요. 이웃나라의 왕자들이 자꾸 찝적대었습니다. 공주는 그중에 배려심이 깊고, 심지가 굳은 왕자 한명을 눈여겨 보았습니다. 


3부에 이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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