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와 가짜의 경계선이 실종되다.
'가즈아~'가 이미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유행어가 되었다. 자신이 투자한 가상화폐의 폭등을 바라는 주문에서 유래되었지만, 이제는 널리 사용된다.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에 한달 월급을 벌었다는 전설의 '바다이야기' 따위는 이미 비교대상을 넘은 지 오래다.
미국 일본과 다르게 중국과 우리나라 정부는 가상화폐를 사행성으로 바라보고 있다. 반면 투자자들은 가짜든 진짜 논란에는 무관심하다. 오히려 가짜이기 때문에 더 열광하는지도 모른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실물경제에서 소외된 이들이 더욱 열광하고 있다.
우선 가상화폐는 가짜 돈인가? 결코 그렇게 단정할수는 없다. 화폐의 역사에서 법화라는 개념이 모호해진 이후 오히려 진짜 돈은 언제든 휴지조각이 될 수 있는 위험에 도사리고 있다.
IMF를 겪은 사람들은 이미 나라도 파산할 수 있다는 것을 절감했다.
사실 돈만이 아니다. 종교도 과학도 과거의 진실이 언제든 거짓으로 추락할 수 있다. 이런 불완전한 세상을 대변하듯 매트릭스라는 영화도 흥행을 이어간게 불과 10년전이다.
이에 따라 사람들은 진짜 가짜의 진실성 여부보다 자신에게 주는 보상에 더욱 열광하고 있다. 비트코인은 빠른 보상을 준다. 가상화폐의 등락은 과거 금이 인기를 누리던 시절의 폭등과 폭락을 재현하고 있다.
어제 SBS에서는 가상화폐 하나 발행하는데 6천만원이면 충분하다는 보도를 내놓았다. 몇천만원에 발행된 화폐는 몇천억 규모로 불어난다. 결국 투자자의 수가 공신력이 되었다. 투자금액이 크면 진짜 돈이고 사려는 사람이 없으면 휴지나 다름없는 돈이 되는 것이다.
나는 거리를 거닐면 많은 가짜를 만난다. 가짜 지혜, 가짜 박사, 가짜 종교인들... 가짜 사랑을 말하는 바람둥이와 리스차를 타며 부자행세를 하는 가짜 부자들... 함부로 그들을 가짜라고 부를 수 없는 시대에 나는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