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라는 모험을 시작하기 위한 매뉴얼.
어떠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면 지켜야 하는 순서 또는 절차가 있다. 하지만 연구 유형 및 목적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보통, 연구목적 및 연구 특성에 따라 연구순서가 재배열되거나, 어떤 특정 절차가 삭제되기도 하고 특정한 단계를 더욱 세분화해서 집중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연구 수행 단계별로 해야 할 작업들에 대해서는 추후에 연재를 하보도록 하겠다. 이번 연재에서는 수행 절차, 즉 연구 수행 순서에 대해 간단하게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볼까 한다.
연구는 모험과 같은 과정을 거친다. 필자는 항상 연구가 시작되면 롤플레잉 게임의 주인공이 되었다는 생각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한다. 연구라는 모험은 당연히 실패할 수도 성공할 수 도 있는 영역이다. 모험의 결과가 보물을 찾는 것이든, 공주를 구하는 것이던 간에 '연구란 당연히 실패할 수 있다! '라는 겸손한 자세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 옳은 자세라고 생각한다. 게임을 시작하다 예상치 못한 강한 적을 만나서 게임오버가 된 경우도 있고, 길을 잘못 들어서 한동안 던전이나 퀘스트를 헤맨 적이 있을 것이다. 연구의 세계도 그와 같아서 항상 실패와 방황이 존재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가벼운 마음으로 연구라는 모험의 세계로 한번 떠나 보자.
- 자 어떤 모험을 떠나 볼까... 보물 찾기? 공주의 구출?
연구 문제 설정은 연구자가 평소에 관심이 있었던 분야 라던가, 혹은 경험에서 우러러 나오거나, 갑작스럽게 떠오른 아이디어에서 출발한다던가, 기존 이론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생긴 호기심 혹은 부정에서부터 출발하곤 한다.
통상 연구자 혹은 연구 집단(동일한 목적 혹은 유사한 목적을 가지고자 하는 사람들이 함께 수행하는 경우, 그 연구 절차가 복잡해지거나 규모가 클경우에는 상당히 많은 인원의 연구자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이 우선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쟁점이나 연구하고 싶어 하는 문제, 주제의식 등을 부각하고 보는 이들에게 주목시키면서, 연구는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연구의 시작은 창의성적이면서도, 많은이들에게 흥미가 있는 주제, 또는 향후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주제를 선정하는 것에서 그 출발점이 있다고 한다.
- 모험을 쉽게 하기 위한 가장 기초작업. 나와 같은 길 혹은 같은 목적을 지닌 모험가들의 발자국을 찾는 작업
본인이 조사하고자 하는 연구 문제를 채택하고 연구가 시작되었다면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작업은 무엇일까? 우선 적으로 기존의 선행연구를 충분히 고찰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거쳐서, 연구 문제와 관련한 분야 혹은 연구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류들이나 문제점 등에 대한 깊은 이해력과 통찰력을 갖는 것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하다.
연구주제와 관련 있는 충분한 문헌을 조사하여 연구주제와 관련한 기본적인 지식을 쌓고 연구 문제를 다루고 있는 기존 이론들과 선행 연구자들의 연구결과들을 검토하고 본인 것으로 소화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이를 문헌고찰(literature review)이라고 정의한다. 문헌고찰 과정을 통해서 연구자는 새로운 연구 문제를 제기하거나, 이론적 배경을 탄탄히 할 수 있거나, 효율적인 연구방법에 대한 힌트 등에 관한 보다 구체적인 지식을 얻게 되며 이 과정에서 연구 진행에 실질적으로 필요한 문헌자료를 다양하게 수집하고 검토해야 한다.
- 튜터리얼은 해보셨나요? 구체적인 게임 진행을 하기 위한 도구들과 게임 방법 매뉴얼들에 대해서 학습하고, 실제로 모험을 떠나기 위한 과정을 사전에 학습하는 것.
연구목적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연구 문제를 가설로 전환시켜 실제로 검증하여야 한다. 가설이란 연구 문제를 연구자가 실제로 설정한 후 연구를 검증하고자 하는 둘 또는 그 이상의 변수들간의 관계에 대해서 미리 가정하는 명제를 의미한다. 이 때, 연구에서 다루고자 하는 개념과 변수들에 대해서 명확히 정의하고 이 개념들을 경험적으로 측정할 수 있도록 실제로 조작화하여야 가설 설정이 가능하다.
쉽게 풀이하자면. '기업의 성장과 그 기업 종사자의 근무 만족도'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자 한다면, 기업의 성장과 근무 만족도라는 개념에 대해서 연구자가 직접적으로 정의하는 조작화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기업의 성장을 나타내는 지표는 예를 들어 기업의 규모, 매출 규모, 히트상품의 수, 시가총액으로 표현할 수 있고, 근무 만족도는 종사자의 근무연속 연수 라던가 관련된 설문조사를 통해서 측정할 수가 있을 것이다.
가설은 이처럼 기존 이론으로부터 연역함으로써 구성되기도 하고 경험적 사실에 대한 관찰을 통해서 귀납적으로 구성할 수도 있다.(연역과 귀납에서 대해서 알아보려면 여기를 클릭하자) 사회과학의 경우 특히나 가설의 인과관계를 나타내는 과정이 매우 중요하므로, 가설 설정 단계에서 많은 고민과 준비를 해야 실제로 좋은 결과를 산출해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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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앞서 설명한 개념적 정의를 통해 가설이 설정되었다면 이를 검증할 수 있는 정확하고 일관성 있는 측정도구를 선정하는 과정을 가져야 한다. 기존의 유용한 측정도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연구자가 측정도구를 자체적으로 고안 또는 개발하여 사용할 수도 있다.
측정도구의 방법에 따라서, 같은 데이터라도 전혀 다른 연구결과가 산출될 수 있기 때문에 측정도구의 선정과 준비 역시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 단계
- 자이제 본격적으로 모험을 시작해 보도록 하자.
연구란 목적에 따라서 연구대상이 사람인 경우도 있고, 특정한 데이터나 지표가 될 수도 있으며, 동물과 같은 생물이 될 수도 있으며, 물질과 자연현상이 될 수 도 있다. 무용이나 예술이 될 수도 있고 추상적 개념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필자가 사회과학도인 관계로 이번장에서 부터는 사회과학에서 사용되는 연구방법론에 따라 기술을 해보도록 하겠다.
적절한 연구대상을 선정하지 못하면 성공적인 연구 수행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연구 문제에 적합한 연구대상자를 선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연구대상이 사람일 경우에, 연구대상자를 크게 전수조사(population survey)나 표본조사(sample survey)를 수행할 수 있다.
만약, 표본조사를 통해서 연구대상자를 선정할 경우 표본의 추출, 즉 표집(sampling)이 연구에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 된다. 정확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모집단을 명확히 규정한 후 표본의 성격을 파악하여 적절한 표본의 크기와 종류를 결정을 한 후 에 지 표본추출방법 중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정해 연구대상자를 추출해야 만한다. 표본, 추출, 모집단에 대한 이야기는 추후 다른 장을 통해서 자세하게 연재할 기회를 가져보도록 하겠다.
연구주제가 선정되었고 문헌고찰이 이루어진 후에는 연구 수행에 관한 전반적인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연구설계 단계는 연구의 시작에서부터 종료까지의 전반적 계획을 작성하고 수립하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의 분석단위, 연구범위 등을 정하고 자료수집 방법, 자료 측정, 자료 분석방법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것이 연구설계 단계에서 전체적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연구설계는 그 연구의 형태에 따라서 다양한 방법으로 설계하는 것이 가능한데, 연구의 목적에 따라 탐색 연구설계, 기술 연구설계, 설명연구설계로 구분할 수 있으며, 시간 차원에 따라 종단적 연구설계, 횡단적 연구설계, 시계열 연구설계 등으로 분류가 되며, 자료수집 방법에 따라 실험 연구설계, 비실험 연구설계로 구분할 수 있다. 추후 연구설계는 다른 장에서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을 하도록 하고 오늘은 이런 방법들이 있구나 하시고 생각만 하시면 되겠다.
연구설계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때 유의해야 할 것은 연구의 실시 가능성(feasibility)이나 용이성, 연구대상에의 접근 가능성(accessibility)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다. 아울러 연구조사에 필요한 예산규모를 추정하고 비용 확보 방안을 모색하여야 한다. 한편, 연구 수행 후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도 연구설계단계에서 고려해야 할 중요한 사항이다.
연구 수행을 위한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로서 본격적으로 연구자의 조사능력이 요구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자료수집 방법은 크게 실험을 통한 자료수집 방법과 실험이 아닌 면접, 설문조사, 관찰, 현장조사 등을 통해 자료를 수집하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앞서 선정된 연구대상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표집 하여 자료를 수집할 것인가가 이 단계에서 중요한 과제가 된다.
자료의 수집이 완료된 시점부터는 , 수집한 자료에서 빠진 것이 없는지, 잘못 기록된 것이 없는지 등을 검토하는 자료 편집(data editing) 과정이 있게 된다. 이 자료에 대한 편집과 데이터 스크리닝 작업은 연구자들이 소홀히 할 수 있으나 굉장히 중요한 작업이다. 일반적으로 자료 편집과 데이터 스크리닝이 잘 된 양질의 데이터는 연구자의 가설을 증명하는 데에 있어 오류가 있을 수 있는 요소들을 상당히 감소시킨다.
자료의 편집이 종료가 되면, 이제 부호화(coding)된 자료를 가지고 컴퓨터를 통해 자료를 분석하고 또 그 결과를 해석하는 단계에 이르게 된다. 자료 분석방법은 이미 연구설계단계에서 사전 계획되었으므로 계획에 따라 진행을 하면 되는 것이다.
자료 분석 및 해적 단계는 연구결과를 산출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대다수의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자료 분석하는 과정만을 실제 연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진행된 단계 과정을 충실하게 이행하게 되면 실제로 자료 분석 및 해석 단계를 굉장히 간단할 수도 있다.
실제로 자료를 분석할 때에는 시각적 효과를 높이고, 알기 쉽게 파악하기 위해서 그림, 표, 차트 등을 충분히 활용하는 방법이 효율적이다. 또한 자료 분석 결과가 나오면 결과가 가설을 지지하는지에 대해 밝히고 어떻게 이론적으로 설명될지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이 때 연구결과 해석 및 추론과정에서 연구자의 주관이나 편견이 개입되지 않도록 반드시 유의하여야 한다.
- 모험이 종료되었습니다. 세이브하시겠습니까? 당신의 영웅담에 대해서 작성하셔야 지요.
연구결과를 문서나 구두로 발표하는 단계로서 연구 수행의 마지막 단계이다. 다시 말해, 연구내용을 보고서로 작성하여 마무리하는 단계이다. 아무리 잘 구성된 연구라 해도 연구보고서가 잘 기록되지 않았거나, 연구결과를 효과적으로 해석해내지 못하면 가치 있는 연구가 되지 못하므로 보고서 작성은 매우 중요한 작업이다. 사실상 연구 보고서야 말로 본인의 연구가 좋은 연구인지 알게 해주는 평가물이 되기 때문이다.
보고서 작성을 할 때에는 연구 보고서의 목적, 읽게 되는 독자(혹은 청자)의 성격, 문체와 문장력, 길이,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충분히 고려하여야 한다. 학술적인 목적으로 작성된 연구 보고서인지, 정책평가 보고서인지, 본인의 학위논문인지에 따라 적합한 형태와 포맷을 갖춘 보고서를 작성하여야 한다.
또한, 보고서를 읽을 독자가 학자인지, 일반 국민인지, 정책입안자인지, 연구지원기관인지, 전문가 집단인지 등에 따라 보고서의 문체, 내용, 형식 등을 달리하여야 한다. 보고서 또는 연구의 목적과 독자층에 따라 차이가 있으나 기본적으로 명확성, 정확성, 간결성 등을 골자로 하여 연구내용 및 결과 등을 성실하게 작성하여야 한다.
모든 연구가 기술한 방식으로 진행되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일반적으로 사회과학에서 연구를 진행할 때는 위와 같은 순서를 통해서 연구가 진행된다고 볼 수 있으며, 연구에 따라서 그 과정이 세부적으로 자세하게 진행되는 과정이 있고, 경우에 따라 축소될 수도 있다.
연구라는 모험을 떠나는 설명서를 읽어 보았다. 이제 기술했던 연구 순서과정마다 어떠한 작업을 구체적으로 수행하는지 조금 더 자세하게 알아가 보도록 하자. 당신의 모험은 이제부터 시작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