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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드디렉터 김유경 Jan 03. 2022

다가오는 2022 푸드 트렌드

푸드디렉터 김유경이 바라보는 세상

어떠한 현상이 1년에서 2년정도 지속되면 패드 (Fad; For a Day)라고 하고, 2년~3년은 패션, 3년~5년은 트렌드라고 합니다. 트렌드가 5년~10년 지속되면 메가 트렌드가 되고, 10년 이상의 주기로 반복이 되면 이것은 문화가 됩니다. 2년 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나타나면서 일상에 많은 변화가 생겼습니다. 다양한 기술이 발전한 만큼 1년이면 금새 회복될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우리는 아직도 마스크를 쓰고 지내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변화된 생활 패턴이 이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슬프지만 부정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


하지만 2019년과 2020년에는 코로나라는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우여곡절 배달을 시작하고, 어쩔 수 없이 재택근무를 했다면 2021년에 들어서는 이러한 위기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아가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 소비자들은 배달이 주는 편의성과 재택근무의 효율성 등을 경험하면서 오히려 더 수준높은 배달 서비스와 음식 수준을 기대하고, 더욱 편안하고 안락한 재택 근무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죠. 변이 바이러스까지 생겨나면서 ‘코로나 종식’에 대한 꿈은 멀어지고 있지만, 2022년에는 동일한 트렌드가 이어지면서 해당 산업의 수준은 더욱 고도화되고,  소비 활동에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투영하며 살아가게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분식부터 파인다이닝까지 집에서 즐기는 간편식

2~3년 전에만해도 간편식은 대기업에서 만드는 즉석밥이나 즉석 국탕찌개류와 짜장, 카레와 같은 소스류에 국한되있었다면, 요즘의 간편식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스펙트럼이 넓어졌습니다. 줄서서 먹는 유명 분식집의 떡볶이는 물론 세상에서 하나뿐인 미쉐린 레스토랑의 요리를 파인다이닝 코스 그대로 즐길 수 있고, 심지어 호텔 레스토랑처럼 먹을 수 있도록 센터피스와 커틀러리까지 대여해주는 곳도 생겼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HMR : Home Meal Replacement) 시장 규모는 지난해 4조원으로 2022년에는 5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데, 특히 그 중에서 레스토랑 간편식 (RMR : Restaurant Meal Replacement)의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 danielcgold, 출처 Unsplash

보통 간편식을 먹는 이유는 ‘시간이 없어서’ 또는 ‘요리하기 귀찮아서’ 가 대부분이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요리를 접하고 싶고, 코로나로 인해 물리적으로 찾아가지 못하는 식당의 요리를 먹고 싶기 때문에 간편식의 존재는 ‘외식의 대체제’가 되었습니다. 그래서 단순히 집에서 조리를 쉽게 하기 위해 구입하는 이유보다 레스토랑의 요리를 집에서 먹고자하는 욕망과 호기심이 생겨 레스토랑 간편식 (RMR)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수준이 높아지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최근에 비건이 트렌디한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잡으면서 식물성 원료만 사용하고, 비건 인증을 받은 100% 식물성 간편식까지 출시되며 식탁 위의 스펙트럼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속가능한 지구와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 소비

코로나로 인해 온라인 쇼핑과 배달 음식을 즐기는 횟수가 늘어나고, 투표를 하거나 뷔페에서 일회용 장갑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비대면 상황을 접하면서 우리는 플라스틱과 끊임없는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하기도 하지만 지구의 숨통을 천천히 옥죄고 있기 때문에 필요악으로 여겨지는 플라스틱. 의식이 있는 환경운동가로부터 플리스틱 사용을 줄이자는 캠페인과 챌린지가 꾸준히 이어짐과 동시에 <플라스틱, 바다를 삼키다> 와 같은 환경 다큐멘터리가 넷플릭스와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MZ 세대를 중심으로 ‘더 이상 지구를 괴롭히면 안되겠다’ 라는 의식이 하나의 유행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쇼핑을 하거나 식품을 구입할 때포장지를 면밀히 살펴보며 친환경 제품인지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한 포장지인지 등을 확인하고 구입합니다. 또, 푸드테크 기술의 성장과 동시에 식물 기반 식품 (Plant Based Food)과 대체육 상품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면서 식물성 식품을 찾는 것이 환경을 지키는 활동의 일환이라고 여깁니다. 이는 환경을 보호하겠다는 자신의 가치와 신념을 소비를 통해 보여주는 미닝 아웃 (Meaning Out)의 대표적인 사례로 글로벌 커머스 마케팅 기업 크리테오의 조사에 따르면 MZ세대의 52%는 친환경이나 비건 등 자신의 가치관에 맞는 미닝아웃 소비를 한다고 답했습니다.

© Fotorech, 출처 Pixabay

2021년까지는 환경에 대한 의식을 갖고, 플로깅 (Plogging – 쓰레기를 주우며 조깅을 하는 운동)과 같은 활동에 참여를 했다면, 이제는 에코 스코어와 탄소발자국과 같이 명백하게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환경 관련 마크를 확인하고 구입하게 될 것입니다.

에코 스코어는 유럽의 한 민간 기업의 주도로 개발된 표식으로 제품이 생산과 유통, 소비 및 폐기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점수로 환산하고, 이를 다시 A부터 E까지 표시하는 라벨 시스템을 말합니다. 재활용이 가능한 포장지를 사용하거나, 제품을 운반 거리가 짧은 로컬 제품의 경우 이산화탄소와 유해 가스를 덜 많이 배출했다는 이유로 좋은 점수를 받고, A 등급에 가까워지는 것이지요. 탄소발자국은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발자국처럼 상징화한 표식입니다.


이는 이미 국내에 도입이 되있는 표식으로 선도적인 기업들을 중심으로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한 활동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SPC그룹 계열사 파리크라상은 지난 6월 에너지 절약 및 온실가수 배출 절감을 실천하고, 탄소 중립에 대한 대국민 홍보에 나서는 일환으로 파리바게트, 파스구찌 등 전국 4000여개 매장에서 '적정온도 캠페인'을 펼쳤고, 파리크라상은 임직원들과 함께 생활 속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플로깅과 사무실 내 개인 텀블러 사용 등을 독려하며 지속가능한 지구 환경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죠.


퀵커머스 시장 속으로 들어온 배달 서비스

퀵커머스는 고객이 상품을 주문하면 15분 ~ 1시간 만에 배송지로 상품을 배송해주는 즉시 배송 서비스를 말합니다. 도심에 여러개의 물류 센터를 두고 주문이 들어오면 정육, 채소와 같은 신선식품뿐만 아니라 편의점이나 문구점에서 구입할 수 있는 생필품까지 다양하죠. 당일 배송, 새벽 배송보다도 빠릅니다. 주로 유통사가 자체 물류망을 구축하고, 콜드체인 시스템까지 도입하여 여러가지 상품을 모아서 다음날 새벽까지 신선하게 보내주는 시스템이 일반적이었는데, 유통사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점점 높아지면서 자체 배달 서비스를 구축하는 제조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 brettjordan, 출처 Unsplash

배달 서비스의 수준도 업그레이드 됬습니다. 서울의 한 명품 백화점에서는 1.5km 근방 내 아파트에 거주하는 고객에게 프리미엄 컨시어지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식품관 내에 있는 상품을 실시간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장보기 서비스 뿐만 아니라 직원과의 1:1 채팅을 통해서 주문할 고기의 두께와 굽기 정도까지 주문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물건을 픽업해오는 역할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입 맛에 맞춰 가장 맛있는 상태로 전달을 받는 것이죠. SPC 그룹도 자사 앱을 통해 프리미엄 서비스을 제공하고, 최근 퀵커머스 시장에도 출사표를 냈습니다. 파리바게트의 자체 배달 서비스인 ‘파바 딜리버리’에서 매장별 빵 나오는 시간 정보를 해피오더 앱에 표시해 ‘갓 구운 빵’을 픽업해 갈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퀵커머스 서비스 해피버틀러를 론칭하며 배스킨라빈스와 파리크라상 등의 자사 브랜드뿐만 롯데슈퍼의 가공, 신선 식품을 최대 1시간 이내로 집 앞까지 배송해주는 선보이고 있습니다.

© CoolPubilcDomains, 출처 OGQ

위기라고만 여겼던 코로나 바이러스 후유증. 하지만 오히려 이것을 기회로 삼아 이 전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틈새 시장으로 파고 들어 소비자들 가슴 속에 잠재되어있는 욕구를 해소해주며 새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2년은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지혜를 발휘하는 시간이 되길 기원합니다.


글 | 푸드디렉터 김유경 (푸디안젤라)

이메일 | angelakim@tastykorea.kr  


※ 본 포스트는 SPC 매거진에 기고한 컬럼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원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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