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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완동 Apr 23. 2024

평화는 승리로 만들어진다

영화 I 더 킹: 헨리 5세 (The King

“This is how peace is forged. It is forged in victory”


프랑스와의 아쟁쿠르 전투에서 승리하고 전리품 격으로 프랑스의 왕 샤를 6세의 딸인 카트린과 화려한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헨리 5세는 기쁘지만은 않다.  


우연히 이 전쟁을 일으킨 자들은 누구인지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편에 서서 국정을 도와주던 대법관 윌리엄 개스코인이 가장 큰 수혜자이자 설계자임을 알게 된다.


분노하는 헨리 5세에게 대법관 윌리엄은 왕이 원하는 평화는 승리로 만들어지고 그것이 곧 업적이라는 말을 냉소적으로 내뱉는다.



백년전쟁이 일어난 14~15세기가 아니라 전인류를 멸망으로 이끌 수 있는 핵무기가 가득한 21세기에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사실은 매우 섬뜩하다.  


어떠한 판타지도 제공하지 않는 영화에서 가장 스펙터클한 장면은 단연 아쟁쿠르 전투일 텐데 진흙탕에서 뒹구는 개싸움은 전쟁과 권력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대담한 작전을 제시한 존 팔스타프는 양쪽 병사들에게 떠밀리듯 죽음을 맞이하고 헨리 5세가 죽인 병사들 역시 아군인지, 적군이지 구별되지 않는다.


누군가는 승리를 하지만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건 두 눈과 한 개의 코와 입을 가진 인간일 뿐이다.

살아있는 자들의 평화는 죽은 자들의 허망함 위에 있는 허상일지도 모른다.


현재 누리고 있는 것들에 대한 감사와 그것이 영원할 수 없다는 불안이 공존하는 오늘의 현실. 끝

제목 I 더 킹: 헨리 5세 (The King)

장르 I 역사, 전기, 드라마

시간 I 140분

감독 I 데이비드 미쇼

출연 I 티모시 샬라메, 조엘 에저튼, 숀 해리스

채널 I NETFL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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