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자에 따라 다른 콘텐츠 마케팅 전략
오늘 설명 드릴 주제는 콘텐츠 마케팅의 ‘안팎’입니다. 여기서 '안팎'이란 내 브랜드에 대해 이야기하는 발화자가 내부인가 외부인가를 기준으로 정한 근본 없는(?) 구분입니다. 최근 콘텐츠 마케팅 6부작 연재 이후 업무 관련 문의와 미팅이 많아졌습니다. 덕분에 훨씬 다양한 분야의 대표님들, 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분들을 두루 만나 이야기를 나눠볼 수 있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아주 놀라운(?) 경험들을 했습니다. 마케팅 담당자분들조차 전략을 수립하고 실행하는 데 있어 콘텐츠 마케팅의 안팎 영역을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이로 인해 예산 배정은 물론 업무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을 초래하는 경우도 종종 생겼습니다. 조금 더 극단적(?) 반응으로는 모든 마케팅 전략과 예산을 외부 인플루언서, 블로거 섭외에만 집중하고 자체적인 마케팅 전략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물론 해당 기업, 브랜드의 상황이 모두 다르고 마케팅 전략에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장 기본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들이 빠진 상태에서의 유동성은 ‘부실 공사’와 별반 다름없다 생각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특성상 안팎의 조화, 균형, 시의성이 종합적으로 고려되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필요하다 생각해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안’은 외부가 아닌 브랜드 (혹은 기업) 스스로 개설한 미디어(Owned Media)에서 직접 화사(Speaker)가 되어 나를 드러내는 전략입니다. 브랜드 스스로 화자이면서 미디어가 되어 고객들과 소통하는 ‘브랜드 저널리즘 (Brand Journalism)’전략에 가깝습니다. 기업 계정의 소셜미디어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온오프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한 마케팅과 이벤트, 각종 온오프라인 매체에 게재되는 광고 활동 모두 안의 범주에 속합니다.
브랜드가 화자가 되는 콘텐츠 마케팅의 장점은 고객의 문제 해결을 적극적으로 도울 수 있다는 점입니다. 브랜드가 가진 노하우, 제품, 서비스를 소재로 고객이 궁금하거나 불안해하는 점들을 콘텐츠로 만들고 배포함으로써 고객의 근본적인 문제와 니즈를 빠르게 해결해줄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잠재고객들을 만날 기회가 늘어나고, 좋은 인상을 심어 준다면 브랜드에 대한 긍정적인 인지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충성고객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전략의 단점은 단기간에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속에 각인되고 호감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장 체감되는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은 투자한 시간에 비례해 긍정적인 브랜드 자산으로 축적되어 장기적으로는 마케팅 비용 절감의 효과가 발생합니다. 고객에게 끊임없이 이로움을 제공하기 때문에 브랜드의 '인지적 가치'를 창출하게 되고 어떠한 강요없는 ‘보이지 않는 영업 사원‘의 역할을 대신 하게 됩니다. 가치가 창출되면 강요하지 않아도 고객이 저절로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면 소비자들의 즉각적인 참여나 구매를 유도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거나 주력으로 알려야 할 내용에 대해서는 광고 매체비를 투입해 배포를 더욱 활성화하는 방법 등으로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는 방식도 병행하면 좋습니다.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춰 꾸준하고 일관된 방식으로 정보와 재미 제공되어야 하므로 무엇보다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합니다.
‘밖’은 브랜드 혹은 기업 자신이 화제의 대상이 되는 방식입니다. 해당 분야 혹은 대외적으로 인지도가 있는 누군가가 내 브랜드를 사용자의 입장에서 대신 이야기해주는 마케팅입니다. 이는 누군가(매체)가 브랜드의 강점을 대신 이야기해주는 ‘홍보(Public Relationship)’의 속성과 유사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대표적인 외부 (마케팅) 전략으로는 인플루언서(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와 협업을 통한 브랜드 소개, PPL(Product PLacement) 등을 통한 콘텐츠 생산이 있습니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콘텐츠를 활용해 빠르고 단기적인 주목을 만들어내는 전략입니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마케팅에 가장 큰 장점은 빠른 확산성과 신뢰도 확보입니다. 브랜드 인지도가 낮을수록 잠재 고객은 해당 제품을 먼저 구매해본 타인 혹은 자신이 믿고 따르는 누군가의 의견에 더 귀를 기울이기 마련입니다. (물건 하나를 사더라도 각종 후기를 오랜 시간 찾아보듯) 자신이 좋아하고 신뢰하는 누군가가 추천하고 사용하는 제품은 아무래도 더 관심이 가고 구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있으나 단시간 내 인지도 상승과 구매 효과로 이어지기 수월합니다. 단기 효과가 좋은 편이므로 광고주 분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선호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
단점은 빠른 효과만큼 효과의 지속성이 낮고 비용이 비싼 편입니다. 해당 인플루언서는 우리 브랜드뿐 아니라 여타 많은 브랜드들과의 협업을 짧은 주기로 진행하기 때문에 그 효과가 금방 휘발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효과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비용을 더 지불해야 합니다. 인플루언서의 영향력과 광고 효과에 따라 비용 역시 천차만별인 편입니다. 구독자 수가 제법 되는 준 인플루언서를 다수 섭외하려 해도 그 수에 비례해 예산이 올라가기 때문에 예산이 부족한 기업이라면 상당히 부담스럽게 다가옵니다. 때문에 특정 이슈를 집약적으로 마케팅하거나 캠페인 단위로 진행하기에 적합한 전략입니다.
한 때 포털 사이트를 중심으로 성행했던 블로거 섭외를 이용한 상위 노출 전략(이라 쓰고 도배, 작업이라 읽습니다)이 마치 온라인 마케팅의 핵심처럼 여겨지던 시절이 있었는데요. 특정 검색어를 입력하면 상단 부분에 관련 콘텐츠들이 엄청난 양으로 노출되어 많은 사용자가 자발적으로 자신들의 브랜드를 사용해보고 남긴 후기처럼 보이는 ‘눈속임’을 해왔습니다. 공급자 입장에서 세팅된 동일한 가이드에 따라 ‘양산된’ 리뷰들 대부분 소비자가 원하는 내용을 담지 못하거나 모두 같은 내용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광고에 의한 불쾌감만 생기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를 악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콘텐츠 마케팅의 발화자에 따라 달라지는 ‘안팎 전략’의 특징에 대해 풀어보았습니다. 이 즈음에서 “안팎 전략의 가장 환상적인 황금비율이 어떻게 되나요?”라는 질문이 나올 것 같습니다. 그 답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입니다. 꾸준하게 콘텐츠 마케팅을 해온 기업이라면 순간적으로 크게 주목받을 수 있는 폭발력이 필요하고, 마케팅의 기초조차 다져지지 않은 기업이라면 내부적인 전략과 실행부터 시작하는 것이 이치입니다. 기업과 브랜드가 처한 상황에 따라 필요한 함량이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기본 전략은 존재합니다. 첫 번째, 발화자가 브랜드가 되는 콘텐츠 마케팅부터 진행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브랜드가 화자가 된 마케팅이 기본축이 되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브랜드의 존재 이유는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가치와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마케팅을 통해 해결해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고객이 궁금하고 어려워하는 것을 브랜드가 직접 나서 해결해주는 것입니다. 다만 브랜드의 장점과 당위성을 일방적으로 강요해선 안 됩니다. 이는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식하는 과정을 복기해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브랜드에 대한 정보를 검색했을 때, 브랜드가 직접 제공하는 실체와 가치는 불분명한데 제삼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천편일률적 정보들만 도배되어 있다면 오히려 그 신뢰도를 의심하게 됩니다.
두 번째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외부 마케팅은 시기와 타이밍에 따라 전략적으로 배분하여 진행하기를 권합니다. 반복적이고 잦은 노출이 브랜드 인지도와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 예산을 탕진(?)해가며 ‘콘텐츠 도배’에 힘쓰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당장의 노출과 인지도를 확보하겠다는 마음으로 기초와 순서를 무시하게 되면 도리어 브랜드 이미지가 깎이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습니다. (이 사례는 ‘콘텐츠 마케팅의 쓸모 : 입문 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https://brunch.co.kr/@sentally/34)
일정 기간 동안 체감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이러한 상황이 계속 반복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매우 피로하고 신뢰감 역시 떨어집니다. 인플루언서 활용 시에는 특정 이슈나 캠페인에 맞춰 리소스를 모아 진행하거나 월평균 수량을 정해 진행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브랜드 스스로 진행하는 내부 마케팅을 축으로 외부 인플루언서와의 협업, 이벤트, 광고 매체 배포 전략 등을 종합적으로 진행한다면 내실 있는 보다 콘텐츠 마케팅이 되지 않을까 사료됩니다.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자기 브랜드와 사업 현황에 맞게 안팎 전략을 제대로 배분하고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콘텐츠 마케팅 칼럼 목차]
1부 콘텐츠 마케팅의 쓸모 : 사용법 (콘텐츠 마케팅이 뭐예요?)
2부 콘텐츠 마케팅의 초석 : 브랜드 (자기다움의 정의)
3부 콘텐츠 마케팅의 장기 : 콘텐츠 (자기다움의 표현)
4부 콘텐츠 마케팅의 골격 : 미디어 (자기다움을 세움)
5부 콘텐츠 마케팅의 기능 : 바이럴 (자기다움을 알림)
6부 콘텐츠 마케팅의 미래 : 논쟁점 (구걸이 아닌 구원)
ps
업무가 바빠 원고가 많이 늦었습니다. 날씨가 서늘해져 다행입니다. 건강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