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Coffee break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Architect shlee Feb 25. 2024

coffee break…전통 핼러윈, 귀신날

; 사라지는 우리것에 대한 생각

새해들어 처음으로 가득 차는 달이자 한가위와 다른 큰 보름달인 정월 대보름달의 기운을 받는 날이 어제였습니다.

예전, 가장 중요한 농사의 시각으로 본다면 입춘을 전후로 분주한 움직임이 시작되는 시기가 되고 정월 대보름의 이러한 농사력적 의미의 지속은 동제洞祭, 산신제등 마을단위 공동체 의례에 수반되는 각종 놀이-두레놀이, 지신밟기, 횃불싸운, 다리밟기, 줄다리기, 석전 등-가 집중되는 독특한 색이 만들어졌던 날입니다.

여기에 정기가 가득찬 대보름달을 통해 한해 농사를 점치는 점풍占風, 한해의 풍작을 비는 기풍祈豐이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런 의례적인 내용이 있다면 좀 더 농심으로 바라본다면 본격적인 농사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크게 한번 놀아보며 스트레스를 풀고 마음을 가다듬는 현실적인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농한기에서 농사철로 접어드는 변곡점역할을 했던 대보름은 하루로 그치지 않았습니다.

우리에게는 서양의 Halloween할로윈에 필적할 '귀신날’이 대보름 다음날인 음력 1월 16일 , 바로 오늘입니다.

우리의 '귀신날'이라고 불리는 음력 1월 16일에는 한국 전통 귀신들이 활개 친다고 알려졌습니다.

눈, 코, 입이 없는 달걀귀신, 입이 찢어진 손각시, 몽달귀신, 처녀귀신 등 사연에 관계없이 총집합합니다.

이날만큼은 많은 사람이 바깥 외출을 삼가고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쉽니다.

귀신날 일을 하거나 남의 집에 방문하면 귀신이 붙어와 몸이 아프게 된다고 믿었기 때문이죠.

우리 선조들은 귀신들을 어떻게 쫓아냈을까요.

우선 논두렁, 밭두렁에 대나무를 태워, 태우면 폭음이 나는 것을 이용해 귀신들을 쫓아냈습니다.

또한 부녀자들은 널을 뛰거나 윷을 던져 놀기도 했는데 이는 귀신 머리를 한 번에 때리기 위함이라고 전해집니다.

불을 놓아 귀신을 소멸시키거나 놀이를 통해 파괴시키는 방법은 모두 주술적인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겠죠.

사실 이 ‘귀신날’은 정월 보름까지 마을 축제를 즐기다 하루 더 놀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정월 대보름날 마을 축제에서 많은 이들이 밤새도록 술을 마시고 놀았습니다.

축제를 즐긴 뒤 다음날 일을 나가야 하지만 바로 일에 집중하기 힘이 들다보니 16일을 귀신의 날로 만들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귀신날'이 가장 정확하게 보고된 지역은 경기 파주 지역입니다.

반면 경남 서부지역에서는 '고마이날' 이라하여 마지막 노는 날로 여겼고 16일을 '암고마이날', 17일을 '수고마이날'로 부르고 노는 곳도 있었습니다.

이는 정월 초하루부터 놀았으니 그만 놀자는 뜻과 정월 대보름에 이어 이제 마지막으로 놀겠다는 뜻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할로윈을 따라 하기보다는 우리나라 전통 '귀신날'을 즐기는 것은 어떨까요…


매거진의 이전글 coffee break...遼東之豕 요동지시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