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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chitect shlee Mar 27. 2024

건축가의 주유천하 X 뉴욕 Museum Mile

; 늘어선 가로수길을 따라

여행, 출장이 많았던 시간을 보낸지라 주변에서 가끔 묻는 질문 중 하나가 해외여행 중 원탑이 어디냐는 것입니다.

1순위로 뽑는곳이 맨하튼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도시, 안양(섬으로는 백령도)과 면적이 비슷한 뉴욕시의 섬이죠.

사실, 미국 동부를 여행할때 빠지지 않는곳이기도 하지만 맨하튼을 즐기기에 그 밀집도가 며칠만으로 허락되지 않는곳입니다.

그렇다보니 이 어머어마한 섬을 한번에 설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디자인을 업으로 하는 사람이다보니 오늘은 미술관 박물관 일부로 맨하튼의 운을 떼어 봅니다.


영화를 보면 가장먼저 보이는 화면이 대부분 도시나, 건축물로 영화의 배경을 설명합니다.

하는 일이 그렇다보니 영화를 보다보면 익숙한 건축물들이 눈에 들어와 함께 보는 이에게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장면을 놓치지는 않을까해서 이내 접곤 합니다.

이번에도 영화 나는 전설이다의 속편 소식을 접하고 얼마전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경비원」에 대한 글(https://brunch.co.kr/@architect-shlee/1459)을 올렸던 생각이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포함하는 몇곳의 Museum(미술관+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 봅니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있는 지역은 Upper East Side’s stretch 어퍼 이스트사이드의 Fifth Avenue 5번가로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을 비롯해 구겐하임, 휘트니 미술관, 노이에 갤러리 등 세계적인 수준의 박물관과 문화 기관이 많아 '뮤지엄 마일 Museum Mile'이라는 별칭이 붙었으며, 미국에서 가장 다양한 예술 작품을 관람할 수 있어 늘 방문객들로 붐비는 지역입니다.

이 지역에 자리한곳은 104번가에 있는 El Museo del Barrio 엘 무세오 델 바리오 박물관, 103번가에 있는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뉴욕시 박물관, 92번가에 있는 Jewish Museum 유대인 박물관, cooper-Hewitt National Museum of Design 쿠퍼-휴잇 국립 디자인 박물관(91번가), 89번가에 있는 National, Academy Museum and School of Fine Arts 국립 아카데미 박물관 및 미술학교, 88번가의 Solomon R. Guggenheim Museum 솔로몬 R. 구겐하임 박물관, Metropolitan Museum of Art 메트로폴리탄 미술관 82번가~86번가등이 있습니다.

Metropolitan Museum of Art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많은 스크린에서 접할 수 있는데 앞에서 언급한  「나는 전설이다(I am Legend), 2007」 에서 지구의 유일한 생존자 윌 스미스는 개 한 마리와 함께 입장료도 내지 않고 박물관에서 낚시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곳은 바로 메트로폴리탄이 심혈을 기울여 재현한 기원전 15세기경 로마시대 때 세워진 Temple of Dendur 덴두사원이죠.

1965년 이집트 정부가 자연재해 속에서 유적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 선사한 대형 사암을 갖고 조립한 역작입입니다. 

늘 수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장소가 유난히도 쓸쓸해 보였던 장면입니다.

유명인사들로 가득 찬 행사인 뉴욕의 메트로 폴리탄 미술관에서 열리는 연례 패션 행사인 멧 갈라(Met Gala)에서 보석 강도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 「오션스8, 2018」에서 ‘멧 갈라’로 불리는 이 호화로운 이벤트는 보그의 편집장 안나 윈투어가 1995년부터 주관했으며 직접 감독도 맡고 있습니다. 

뉴욕의 큰 자랑거리이자 문화의 보고인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은 TV, 광고, 영화를 위해 그들의 소장품을 이틀 넘게 촬영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고 있어 영화 속 호화 범죄 장면을 이처럼 고상한 곳에서 찍기 위해 제작자들은 박물관의 총책임자들은 물론, 공식 석상에 잘 나서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편집장을 한배에 타도록 설득해야 했습니다.

이곳은 미국에서 가장 큰 박물관이기도 하며 프랑스 루브르 영국 대영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합니다. 

박물관 소장 작품은 무려 200만 점 이상으로 집계되며 가장 유명한 전시 작품으로는 고대 이집트 신전(Temple of Dendur)을 비롯해 자끄 루이 데이비드의 '소크라테스의 죽음' 엘 그레코의 '톨레도의 풍경' 모네의 '수련' 반 고흐의 '자화상' 벨라스케스의 '한 남자의 초상' 렘브란트의 '자화상' 등이 있습니다. 

이밖에도 마티스 마네 호머 르누아르 세잔느 베르메르 카라바조 고야 들라크루아 피카소 모딜리아니 등 미술사 전반에 걸친 대가들의 작품을 한 곳에 모아놓았습니다. 

너무 넓어 한 번에 다 못 구경한다는 것이 함정이라면 함정이죠. 


다음으로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88번가의 Solomon R. Guggenheim Museum 솔로몬 R. 구겐하임 박물관하면 떠오르는 영화가 맨 인 블랙인데, 시리즈의 1편의 시작부분에도 구겐하임 미술관이 등장합니다. 

당시까지만해도 형사였던  요원 J(윌 스미스)가 범인을 쫓는 신으로 영화가 시작하는데, 갑자기 원숭이 나무 타듯이 건물을 타고 올라가는데 그곳이 구겐하임 미술관이었죠.

미술관에 들어서면 한 눈에 보이는 회오리 모양의 로툰다(Rotunda)가 상징적인데 설계당시 건축가인 프랭크는 자신이 평생을 통해 추구해왔던 유기적 건축에 걸맞은 나선형 설계를 내놓았는데 기존의 미술관들이 수평으로 이동하며 작품을 감상하고 방과 방으로 연결되는 구조였다면, 구겐하임 미술관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 꼭대기 층에서부터 둥근 나선형 경사로를 천천히 걸어 내려오며 감상하는 획기적인 구조로 이 설계안이 공개되자 예술가와 평론가 들의 많은 반대에 부딪치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제2차 세계 대전까지 겹쳐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고, 그사이 의뢰인이 사망하는 등 악재 끝에 수차례에 걸친 설계 변경을 거치며 완공까지 16년이나 걸리게 되어 결국 프랭크는 완공 몇 개월 전인 1959년 92세를 일기로 미술관 개관을 보지 못한 채 안타깝게 세상을 뜨고 말았습니다.

이렇게 독특한 미술관 건축은 맨인블랙 외에도 2009년 제작된 스릴러 영화 ‘인터내셔널’이나 ‘로마에서 생긴 일’(2010) 등등 많은 영화에 출연해 볼거리가 되어 주었는데 특히 코미디의 황제 짐 캐리가 톰 파퍼로 나와 6마리의 펭귄과 좌충우돌하는 영화 ‘파퍼씨네 펭귄들’(2011)에서 펭귄들이 얼음 통에서 쏟아진 물을 따라 물썰매를 타듯 쏜살같이 1층으로 향해 내려오는 장면은 구겐하임의 비스듬한 건축적 특성을 잘 드러나 있습니다.

구겐하임의 파격은 처음 이름인 ‘비구상회화미술관’에서 시작되었는데 1890년대부터 고대회화를 수집했던 솔로몬은 1926년부터 유럽과 미국의 추상회화들을 수집하기 시작해서 1937년 솔로몬 R 구겐하임 재단을 설립하고 뉴욕 이스트 54가에 미술관을 처음 개관 후 다음으로 둥근 로툰다형 미술관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런 구겐하임의 전통(?)은 1997년 빌바오에 개관한 프랭크 게리(1929~ )의 빌바오 구겐하임(https://brunch.co.kr/@architect-shlee/340)으로 이어졌죠.

여담으로 국립현대 미술관이 이런 나선램프을 채용했는데 의미는 조금 떨어져 보이고 개인적인 디자인했던 제주 중문 테디베어 박물관(https://brunch.co.kr/@architect-shlee/174)도 나선램프를 초기 디자인에서 들였는데, 클라이언트와 로컬아키텍트의 반대로 무산되며 중심 Theme을 잃었던 기억도 납니다.


구겐하임 미술관과 거의 붙어있는 Cooper Hewitt National Design Museum 쿠퍼휴잇 디자인 박물관은 미술관 바로 맞은편에는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뻥 뚫리는 센트럴 파크 속 저수지가 있어 쿠퍼휴잇에 가는 길이면 잊지 않고 돌아보시기를 추천 합니다. 

미국 35대 대통령인 John F. Kennedy 존 F. 케네디)의 부인이었던 Jacqueline Kennedy Onassis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의 이름을 따서 재클린 호수라고도 불리는 이 호수길에는 약 2.5km 길이의 러닝 트랙이 있어 날씨가 좋은 날이면  지인과 함께 천천히 걸으면서 도심 속 자연을 만끽할 수 있어 뉴요커들이 사랑하는 산책 코스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그가 무엇보다도 좋아하는 것은 걷는 일이었다. 

… 뉴욕은 무진장한 공간, 끝없이 걸을 수 있는 미궁이었다. 아무리 멀리까지 걸어도, 근처에 있는 구역과 거리들을 아무리 잘 알게 되어도, 그 도시는 언제나 그에게 길을 잃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 주었다. … 거리에서의 움직임에 자신을 내맡김으로써, 

… 생각을 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유리의 도시 중에서

이름에서도 발견할 수 있듯 이 곳은 '디자인 뮤지엄’으로 기본적으로는 장식 미술과 디자인 제품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건축에 기반한 작품들 나무, 철 등을 활용한 물건들과 그릇, 의상, 악기, 가구 등의 오브제를 만나볼 수 있는 곳이죠. 

특이하게도 구 소련에서 가져온 쇼핑백 도자기 등을 발견할 수 있으며 아브라함 링컨 대통령이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의자 비틀즈가 몰았다는 롤스로이스 자동차 등이 있어 흥미롭습니다. 


92~93 streets The Jewish Museum 유대인 박물관은 전국에서 가장 큰 유대인 박물관으로 약 2만6000개의 소장품을 갖고 있으며 상설전으로 'Culture and Continuity: The Jewish Journey유대인들의 여정'이라는 전시를 통해 유대인들의 문화와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습니다. 

콜렉션은 주로 유대계 아티스트들의 작품이 주를 이루며 대표작으로는 만 레이의 자화상 앤디 워홀의 초상화 시리즈 사진작가 리처드 아베든의 초상화 작품 외에 데보라 카스.마크 샤갈 등의 작품이 있습니다. 

이어지는 104번가의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뉴욕시뮤지엄에서는 뉴욕의 역사와 미술 현대 뉴욕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 등을 이해하기 쉽게 전시해놓은 곳으로 뉴욕에 대한 내용들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헤치고 있습니다.

보유하고 있는 콜렉션은 주로 19~20세기 드로잉.프린트 작품 3000여 개며 대표작으로는 사무엘 워가 그린 뉴욕 항구 그림 등이 있습니다. 


이 뮤지엄 마일의 북쪽 끝자락, East Harlem 이스트 할렘에 위치한 바리오 미술관에 다다르면 관광객들은 어느새 보이지 않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와 캐리비언 미술에 중점을 둔 El Museo Del Barrio 엘 뮤제오 델 바리오 박물관이 같은 104번가에 위치하는데 특히 푸에르토 리코 미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스트 할렘은 라틴계 사람들이 사는 동네로 바리오 미술관은 라틴 아메리카 미술 및 문화를 위주로 한 전시가 열리는 곳이죠. 

고아원이었던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이 미술관은 모두가 라틴문화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축제가 철마다 열고 어린이 교육 프로그램을 활발히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미술관 맞은편에 위치한 비밀스러운 문을 통해 센트럴 파크 정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데, 엄청난 규모와 아름다운 양식을 갖추고 있는 것에 비해 관광객들에게 비교적 알려져 있지 않아서 바리오 미술관과 함께 진정한 뉴요커가 된 느낌으로 즐기기 좋은 곳입니다.

6월의 맨하튼 여행을 준비하신다면 이곳의 축제도 놓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6월 두번째 화요일 저녁 맨해튼 5번가의 미술관 밀집 구간 뮤지엄 마일(Museum Mile)에서 열리는 축제가 돌아옵니다.

뮤지엄 마일 페스티벌(Museum Mile Festival)기간 중에 미술관 8곳이 무료로 개방한다. 교통이 통제된 5애브뉴 28개 블럭에서 음악, 댄스, 퍼포먼스, 마술, 낙서,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기도 합니다.

1 Museum for African Art

2 El Museo del Barrio

3 Museum of the City of New York

4 The Jewish Museum

5 Cooper-Hewitt, National Design Museum

6 National Academy of Design

7 Guggenheim

8 Neue Galerie

9 Metropolitan Museum of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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