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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쑥뽕삼 Oct 05. 2015

소규모 에세이 ; 배우고 싶은 것
By 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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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 번째 소재


배우고 싶은 것


글, 그림 / 삼






대학교만 졸업하면

지긋지긋한 공부로부터 해방될 줄 알았다.


내가 서른이 되어서 

그 때 했었던

국어와 국사를 다시 공부할 줄은


그 때는 몰랐었다.



누가 그랬던가.

사람은 살아가면서

계속 

배워가는 법이라고. 



그것이 비록 공부가 아니더라도 말이다.






난 공부를 위한 투자보다

내 취미를 위한 투자에는

무척이나 적극적이다.




기타를 배우고 싶었다. 

초등학교 때 마지못해 피아노 학원을 다니면서

음악학원에 학을 떼었다고 생각했건만.


기타만은 배우고 싶었다.

그래서 무작정 낙원상가를 찾아갔다.


그리고 기타 하나를 메고 돌아왔다.


그 기타를 메고

동네 문화센터에 가서 '기타강습'에 등록했다.





한 3주 쳤던가.







관뒀다.





D코드를 잡지 못해서였다.

왜 내 새끼손가락은 줄을 잡을 힘도 없는 것일까.



그렇게 기타는 

옷장의 훌륭한 자리만 차지하는 장식품이 되고 말았다.





기타에 시들시들해질 무렵




자전거를 타고 싶었다.


어렸을 때 자전거 타는 법을 배우고

자전거 타는 것을 즐겨했지만,


집을 이사하면서 이렇다할 자전거가 없었다.

그래서 일하면서 번 돈으로


무작정 회사 근처의 자전거 판매점에 찾아갔다.


그리고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침 동네 옆에 공원이 있어서 자전거 타기 안성맞춤이었다.






자전거 사고 한달 쯤 되었던가.








관뒀다.




여름에는 날이 덥다는 이유로,

겨울에는 날이 춥다는 이유로,

봄과 가을에는 환절기로 인해 감기 걸린다는,

이런저런한 이유로

자전거는 우리집 뒤뜰의 훌륭한 자리만 차지하는 장식품이 되었다.



뭔가 장식품이 될만한 거 말고, 

환경에 구애받지 않는 무언가를 배워보자 싶어서






우리동네 주민센터에서 운영하는 요가학원에 등록했다.



문화센터에서 운영하는 것이다보니 가격이 저렴했고,

걸어서 30분밖에 걸리지 않기도 하고,

무엇보다 요가를 하다보면 기초 체력이 생길 거라 생각해서

무작정 등록했다.






한 2주일 나갔나.





관뒀다.




요가를 하고 나면 

온몸에 힘이 쭈욱 빠지는 느낌도 들고

빈혈도 생기는 것이

나와는 맞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게 나는

'체력'이 필요하지 않은 새로운 취미를 찾고자

미드를 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영어를 배우는 건 어떨까?
  


그러다보면 자막없이도 영화나 미드를 볼 수 있을텐데.



요즘엔 콘텐츠사업이 잘 되어 있어서

해당 홈페이지에 가면 영상을 볼 수 있는데



영어를 몰라서



한 시간 남짓을 배우 얼굴만 구경하고 만다.



나도...!

나도 저 배우의 멋진 말을 바로 알아 들을 거야!!




그런 마음으로 영어학원에 등록했다.






회화가 아닌 왜 '토익'이냐면


기초를 알아야 할 것 같아서...


라는 이유도 있지만,


요즘은 영어가 기본이라는 말도 있고 해서


올해가 가기 전에 토익시험 좀 쳐볼까~하는 생각도 있었다.






새로운 취미!



영어배우기!








과연 이 영어학원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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