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같은 선생님이 떠나던 날 나도 함께 죽었습니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주었을 당신
목숨만은 내주지 말지.
왜 그마저도 내주었나요..
잊고 살았습니다.
잊고 싶었습니다.
내가 숨쉬기 위해
그 모든 기억들 아픔들
덮어두어야만 했습니다.
매일 아침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 같았던
그날들을 기억합니다.
아이의 빈자리를 보며 신고당했을까 봐 두려움에 떨던
그날들을 기억합니다.
노력을 폭언으로 보상받던
그날들을 기억합니다.
숨이 조여와 잠 못 들고 밤을 지새우던
그날들을 기억합니다.
차라리 암에 걸려서라도 쉬고 싶은 마음이던
그날들을 기억합니다.
우리가 무슨 잘못을 했나요.
우리가 범죄자인가요?
그래요.
교사라는 이름으로 아이들 잘 되라고 교육한 죄
우리는 모두 죄인입니다
모든 걸 버텨내라고 강요받던 우리들
당신도 그랬겠지요.
당신은 나였고 나는 당신이었습니다.
잘 가요. 어여쁜 사람
그곳에선 부디 편히 쉬세요
당신이 뿌린 꽃씨가 희망의 꽃이 되어 피어나기를
나는 그 꽃씨에 물을 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