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4차산업혁명은 기술의 혁신의 단계이므로 느끼지 못할 뿐이다
2013년부터 필자는 4년간 "사물인터넷"이라는 키워드로 기업과 대학교에서 강의를 진행해오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2013년 경에는 "사물인터넷"이란 키워드에 대해서 일부 사람들에게 "실체가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필자는 강의에서 "사물인터넷" 사례로 가정에서 실내 설치용 CCTV 카메라 시장의 성장을 제시했다. 강연을 듣는 많은 사람들이 "가정의 거실"에 보안카메라를 설치하는가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았다.하지만, 2017년 현재 국내 모든 통신사는 "홈IoT"라는 용어를 제시하며, 가정에서 사용하는 CCTV를 포함한 다양한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즉 "사물인터넷"이란 키워드는 더 이상 "인기있는 키워드"는 아니지만, 사물인터넷의 핵심인 다양한 하드웨어가 인터넷에 연결되고, 그것이 서비스로 제공되어서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가정을 만들겠다는 "스마트홈" 또는 "홈IoT" 시장은 성장하고 있다.
기술의 변화에 보수적인 사람들은 필자와 같은 사람이 "기술의 변화"에 대해서 얘기하면 "실체가 없다"라고 얘기한다. 그분들의 주장을 필자는 이렇게 해석한다. 그런 변화는 자신의 삶에 단기간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기때문에 중요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단기적으로 보면 그 주장은 맞을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 변화"가 거부할 수 없는 방향이라면, 그리고 변화가 우리의 인생과 산업에 커다란 변화를 준다면 우리는 이런 변화를 대비할 필요가 있다.
필자는 이런 주장을 하고 싶다. 지금 4차산업혁명의 "키워드"에 대한 논란도 마찬가지라고. 필자도 "키워드"에 매몰되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는다. 필자는 심지어 강의에서 "IoT 산업이란 없다"라고 주장했다. 이는 마치 "전 세계 모든 산업"을 의미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즉 "사물인터넷"이란 용어는 특정한 "산업"을 지청할 수 있는 용어가 아니라 "기술 변화에 대한 테마"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마치 1차 산업혁명 시대에 가장 중요했던 기술적 변화가 "증기엔진" 기술이라면, 이를 기반으로 성장했던 산업 전체를 "증기산업"이라고 부를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이런 논리에서 지금 "4차산업혁명 전문가"는 존재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지금 "4차 산업혁명이 파급될 지 모르는 수많은 산업과 기술"에 대한 전문가가 존재한다는 주장과 유사하다. 지금의 4차산업혁명의 논란이 과거 선거때마다 나왔던 "빠른 경제 성장"을 위한 그 수많은 기술 혁명의 주장과 유사하게 들릴 수 있음도 동의한다.(3)
필자도 스스로를 "4차 산업혁명 전문가"라고 칭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반대로 "4차 산업혁명"이라고 부를 수도 있는 "기술의 변화"의 중요성은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될 수 있는 사물인터넷, 빅데이타, 드론, 로봇, 인공지능이라는 "기술의 변화"를 "단기간의 시각"으로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국가 정책 관점에서 어려운 용어를 구호 삼아 단기적 목표의 기술 개발 자금이나 국가 자격증이 만들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4차산업혁명의 변화를 만들기 위한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서 실험적인 개발 지원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전세계 40년의 인공지능 개발 역사를 돌이켜보면, 대략 10년을 주기로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거품이라고 평가될 수도 있는 "개발비 투입"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4) 지금 인공지능의 혁신은 오랜 기간의 기대와 이에 대한 투자가 있었기때문에 가능하다.
우리는 "중장기적인 변화에 대한 다양한 기술적 실험"과 "단기간이 이익이 나지 않는 제품 개발"에 대해서 인색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정책과 기술 개발은 5년이내에 폭발적으로 경제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과연 어떤 정책과 기술이 개발이 종료된 후에 5년이내에 경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지금 2017년에 스마트폰은 수많은 사람의 인생과 개별 산업에 영향을 주고 있다. 스마트폰은 휴대폰업계, 카네비게이션, 지역 신문사, 찌라시라 부르던 지역 광고회사, 오토바이 택배, 대리운전 업계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산업 전반에 변화를 만들고 있다. 과연 스티브잡스가 10년 전인 2007년에 아이폰을 출시하면서 이런 변화를 예측할 수 있었을까? 그마저도 2007년 아이폰 1세대에서 앱스토어의 운영을 반대했던 천재였다. 심지어 스티브잡스는 20년전인 1998년에 1세대 PDA였던 뉴튼을 단종시킨 사람이다. 즉 스마트폰이 지금의 산업적 영향력을 갖기까지는 20년동안 전세계 회사들의 수십 조의 투자가 있었다고 얘기할 수 있다.
지금은 4차산업혁명이 실체를 토론할 시기가 아니다. 지금 전세계는 이미 휴대폰이 인터넷에 연결된 것이고, TV가 그 다음이며, 자동차가 그리고 우리의 가정에 있는 모든 제품과 사물이, 우리의 빌딩이, 사무실이, 공장이 인터넷에 연결되고, 주변 상황을 센서가 측정하는 "사물인터넷" 세상이 "필요한 것"인가에 대한 방향성에 대한 판단이다.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점점 똑똑해지는 컴퓨터가 운전하는 인공지능이 내장된 자동차가 "맞는 방향"인가이다. 2박 3일을 쉬지 않고 운전하는 트럭 운전사를 컴퓨터가 도와서 똑똑한 트럭이 되게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24시간 고통스러운 중환자들의 가족들의 고통을 돕는 무인 자동 인공지능 의료용 흡인기를 개발할 것인가이다. (5) 어린이들의 체온을 측정하며 밤새 메모장에 옮겨적는 것을 개선해야 하는가의 문제이다.(6) 드론으로 자동차를 날라다니는 것이 서울 교통체증을 줄일 수 있는가를 실험해야 한다.(7) 트럭에 드론을 실고 다니며, 물류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과연 맞는 방향인가를 실험해야 한다. (8)
미국이라고 부르고, 전세계 최고의 4차산업혁명의 온갖 실험이 이루고지고 있는 나라와 우리의 현실은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그들은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협력해서 온갖 이런 미래의 실험들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있고. 우리는 그런 키워드를 주제로 뒤쳐진 원천기술개발을 5년 이내에 하겠다는 과도한 주장이 난무하고 있다.
분명한 것은 "원친기술"은 국가와 종속성이 없다. 즉 필자는 "한국적인 기술"이란 없다고 믿고 있다. 따라서 "원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언제나 한국적인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경쟁력"이 가능한 분야에 집중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는 지역과 문화에 종속성이 높으며, 이는 한국에서만 판매되는 제품, 아시아 지역에서 판매되는 음악과 영화가 가능하다. 따라서 사물인터넷과 4차산업혁명도 기술 관점에서는 전세계 1위 회사와 경쟁을 해야 하지만, 제품과 서비스로는 먼저 실험하고, 고객을 검증하고 시장을 만들어가는 것이 현실적인 전략이다. 그리고 그런 변화를 빠르게 받아들이고 열정적으로 실험할 "스타트업"과 "기술기반 창업자"가 그런 변화를 만들어가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주장한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성의 투자가 필요하다.
"전세계 1위를 할 수 있는 원천기술",
"접근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에서 판매 가능성이 높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개발"
"향후 10년간 도전적인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참고:
(1) 사물인터넷이란 용어에 대한 시각을 참고할 수 있는 나무위키
(4) AI, Deep Learning, and Machine Learning: A Primer
(6) 스마트 체온계, 써모케어
(7) 드론과 자동차의 결합, 이탈디자인과 에어버스의 팝 업 컨셉트
(8) 드론과 트럭의 협력배달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