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지원 사업 심사장에서 느낀 행복감에 대해서
#스타트업 #멘토링 어제는 모 기관에서 스타트업 지원 사업 심사에 참여했다. 최근에는 다른 기관의 스타트업 심사에 자주 참여하는 편은 아니지만, 어제는 일부러 참여하였다. 혹시 훌륭한 스타트업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결과는 매우 만족스럽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이유는 나도 배우는 것이 많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저런 어려운 시장에서 초기 고객을 만들 수 있었을까? 어떻게 저런 멋진 아이디어 기반의 하드웨어 제품을 완성도 있게 만들고 판매를 시작할 수 있었을까? 사업의 모든 단계가 단계마다 수많은 사람들과의 설득 과정과 성공의 불확실성에 대한 스트레스를 견뎌야 하기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이걸 남이 하면 기업가정신이라고 멋있게 부르지만 내 아들이 사업을 한다고 하면 “정신나간 일”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는, 그리고 제품을 만들고 있는, 진정성 있는 스타트업 파운더를 만나는 자리는 사실 심사가 아니라 내가 행복해지고 감사를 드리고 싶은 시간이다. 그들의 열정에 감동하고 그들이 그리는 미래에 취하는 시간이다. 반대로 똑 같은 시간에 아무리 사회 경험이 많은 파운더라도 3년간 노력했지만 의미있는 규모의 고객을 만들지 못했고, 회사는 어려워지고 있지만 그나마 그동안 만든 제품에 대한 기술력을 인정받아서 M&A 제안을 받는 기업도 만났다. 그동안의 마음 고생이 많았을텐데 안타깝고 아쉽고 하지만 현실을 인정해야하는 그분의 상황이 과거의 내 모습이 떠올라서 마음 아프다.
스타트업 사업을 심사하는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심사위원은 비슷한 상황일 것이다. 심사위원도 한계가 있는 사람인지라 당일 심사하는 많은 기업의 많은 분야의 시장과 제품과 기술과 경쟁자를 알 수는 없다. 심지어 그 분야에서 사업을 해본 일도 없다. 심지어 사실은 컨설팅 성격으로 누군가를 지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은 대부분 그 “사업 자체”를 해보지 않은 사람도 많다. 즉 전략이나 마케팅이나 디자인이나 컨설팅을 하는 사람이 스타트업 파운더로서 사업을 성장시키는 일을 해보지 않았을 경우가 많다.
따라서 새로운 제품이나 비즈니스모델로 “의미 있는 규모”의 시장에 도전하고, 시장을 혁신시키고, 빠르게 성장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것은 “예술”이고 “감동”받아야 할 스토리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런 파운더를 만나면 난 행복하다.
빅뱅엔젤스 황병선
2017년 10월 2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