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Treviris Apr 24. 2019

동계올림픽, 패럴림픽 단상

-

동계올림픽을 노트해가며 챙겨 본 것은 알베르빌 대회부터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김윤만 선수에서 시작된 관심은 독일 빠돌이인 나에게 Georg Hackl 게오륵 하클이란 선수에게 이어지는 관심이 되었고, 이것은 자연스럽게 생소한 루지와 봅슬레이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고, 다시 패럴림픽 (그땐 장애인 올림픽이라 불렸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그 후 다시 부활한 컬링이란 종목에 대한 관심이 추가되었다. (이젠 농구 빼고는 거의 모든 올림픽 종목에, 패럴림픽 종목에 관심을 쏟고 있다. 대부분 존재도 모르는 골볼 Goalball도 얼마나 재미있고 감동을 주는지 한 번 찾아 보길 권한다^^)


주변에 컬링이 얼마나 재미있는지, 루지가 얼마나 박진감 넘치는 경기인지 떠들어도 관심도 없던 사람들이 팀킴과 윤성빈 선수 덕분에 더블 테이크 아웃이 어쩌니, 9번 곡선주로가 어쩌니 하는 것을 보면 마치 내가 그 팀을 가르친 것처럼 뿌듯하기도 하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올림픽 루지 3연패의 게오륵 하클보다 더 많은 울림과 흐르는 눈물을 나에게 준 것은 지금은 기억도 나지 않는 어느 패럴림픽 바이애슬론 경기였다. 절단된 짧은 팔과 겨드랑이에 총을 끼워 조준하고 반대쪽 잘려나가 몇 개 남지 않은 손가락에 끈으로 연결된 방아쇠를 당겨 사격을 하던 그 선수. 과녁을 놓치는 게 더 많아서 벌주 돌기를 여러 번. 결국 마지막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던 그 선수의 모습이었다.  

왜 그 선수의 이름과 국적, 몇 년도 어떤 패럴림픽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가 스스로 다그쳐 보지만, 사실 그 잔상만으로도 정말 많은 깨달음을 주기에... 하지만 이런 깨달음은 4년마다 한 번씩만 찾아온다는 자각에 바보 같은 나 자신을 돌이켜 보며, 또 이런 감동과 깨달음이 올 4년을 다시 기다려 보려 한다.


아! 한 가지 더. 자국에서 개최되는 경기에도 한국 선수 출전 경기가 아니면 중계를 안 해주고, 아주 친절하게도 다른 모든 경기는 유튜브로 보게 해 주는, 맨날 국민 곁으로 한 발자국 더 다가오겠다는, 여전히 저 멀리 있는 한국의 방송사들에게 이 감동을 전해주고 싶다. 아 이 역시 4년을 다시 기다려 봐야 하나?


2018.03.18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