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채 Jun 28. 2021

2018년의 영화 <버닝>

버닝 (2018, 이창동)

버닝 (2018, 이창동)

혹자는 한 해를 정리하며 '올해의 영화'를 꼽곤 한다. 수많은 영화 속에서 해마다 단 한 편의 영화를 꼽는 것이 어려워 이따금씩 '올해의 영화'를 묻는 주변인들의 질문에 답변을 피하곤 했다. 하지만 2018년의 영화를 묻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나에게 그해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가 무엇인가를 묻는다면, 주저 없이 <버닝>이라 이야기 할 수 있다. 


버닝 (2018, 이창동)

삶과 예술 사이의 간극에서 오는 고뇌를 완벽히 엮어낸 각본과 연출. 그리고 이를 지탱하는 미스터리라는 장르적 요소까지. 이 영화가 훌륭한 점을 이야기하자면 이 글이 끝도 없이 길어질 수 있지만, 내가 진정으로 이야기하고자 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버닝 (2018, 이창동)

<버닝> 속 여성 캐릭터의 설정과 활용은 관객들의 거부감을 불러 일으킬 계기로 작용하지만, 이것 하나는 분명하다. <버닝>은 오늘을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느끼는 감정과 감각의 근원에 접근하기 위한 끝없는 탐구와 치열한 고뇌가 담긴 창작물이라는 점. 


이 지점에서 떠오르는 질문은 ‘2018년, 대한민국의 청년들이 느끼는 박탈감과 분노, 허무와 같은 감정들을 똑바로 직시하고, 그것을 직유든 은유든 어떤 방식으로든 표현하고, 일깨우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기성세대들이 얼마나 있는가’이다. 그리고 이 질문에 답으로 제시할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는 <버닝>이 아닐까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건강한 마음가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