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문채 Aug 28. 2021

지극히 개인적인 예술가, 김희천이 가진 파급력

비디오 아티스트 김희천 (1990 ~)


바벨 (2016, 김희천) / 썰매 (2016, 김희천)


김희천의 작품은 오직 그만의 것이다. 아버지의 죽음을 다룬 <바벨>, 전자기기의 분실에서 시작된 <썰매> 등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시작된 그의 작품은 작업 당시 그를 지배하고 있는 감정에 따라 비디오로 재탄생된다. 내용과 형식 모두 지극히 개인적이다. 개인에서 발산하고 개인으로 수렴하는 그의 작품은 철저히 순수예술에 가깝다.


하지만 그의 작품은 사람이 가진 거의 대부분의 감정을 건드린다. 그의 작품은 대체로 무섭고 기괴하지만 때론 웃기기도 하며 이따금씩 안타까운 마음을 자아내 슬프기도 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예술에 가까운 그의 작품이 어찌 사람들의 감정을 흔들고, 나아가 '김희천의 아류'까지 만들어 내는 것일까.


랠리 (2016, 김희천) / 탱크 (2019, 김희천)


이 현상을 바라보는 여러 시각이 있겠지만, 나는 그의 작품을 이루는 본질에 답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작품을 이루는 단 하나의 본질은 사람이 가진 '감정'이다. 그의 작품은 하나의 주된 감정을 기저에 깔고 증식해나간다. 이 증식은 사람들의 예상 밖으로 뻗어 나기기 일쑤지만, 그 아래 흔들리지 않는 본질이 자리 잡고 있으니 다시 돌아올 수 있는 힘을 얻는 것이다.


모든 사건에는 하나의 목적이자 목표로 대변할 수 있는 '본질'이 있다는 것. 김희천의 작품을 처음 마주했을 때 얻으리라 생각치 못한 하나의 배움을 다시금 깨닫는다.

매거진의 이전글 2018년의 영화 <버닝>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