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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영 글쓰는한량 Aug 18. 2023

2화) 자기표현은 용기입니다.

한량작가의 다정한 자기 표현력 수업 

자기표현은 용기입니다 



“아이는 엄마의 살점을 떼어가는 악마” 





나혜석(1896~1948),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수많은 글과 소설을 집필한 작가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근대적 여권론을 펼친 운동가로도 널리 알려진 인물입니다. 나혜석은 먼저 유학 간 오빠의 주선으로 일본 도쿄 사립여자미술 학교에서 유화를 공부했습니다. 일본에서 여자 유학생 학우회 기관지인 『여자 계』의 발행을 주도하면서 조혼을 강요하는 아버지에 맞서 여성도 한 사람의 인간임을 주장하는 단편 소설 『경희(1919)』를 발표했고, 귀국 후에는 3.1 운동에 여성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활동을 하다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그녀는 결혼 이후에도 신여성을 대표하는 인물로, 여성의 삶과 일상에 관한 다양한 글을 썼습니다. 특히 자신의 임신과 출산, 육아 경험을 솔직하게 담은 <어머니 된 감상기(1922)>라는 글에서는 아이를 '엄마의 살점을 떼어가는 악마'라고 표현해 사회적인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가부장 중심의 사회를 비판하는 <이혼고백장(1934)> <신생활에 들면서(1935)>를 통해 자신의 연애와 결혼, 이혼에 이르는 과정과 그 안에서 느꼈던 감정과 생각을 낱낱이 표현했습니다.

나혜석은 여성에게 정조를 요구하는 문화에 정면으로 맞서 남성부터 정조를 지키라고 말했고, 정조는 누구의 강요가 아니라 주체의 자유의지에 속하는 '취미'의 문제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그녀는 가족과 친지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사회로부터 비난과 조소를 들으면서 생을 마감했습니다. (*문화원형백과 신여성문화, 문화원형 디지털콘텐츠, 한국콘텐츠 진흥원, 2004, 참조) 



모성이 강요되고, 여성의 사회 참여 기회와 발언권이 전혀 주어지지 않았던 당시 사회에서 나혜석의 발언은 지금까지도 회자될 정도로 엄청난 여파가 있었습니다.





나혜석의 문장은 뼈에 바람이 스치는 것처럼 섬뜩하고 현실적입니다. 아이를 출산하고 육아를 해 본 적 있는 여성이라면 공감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아이는 너무나 사랑스럽고 귀한 존재이지만 한편으로는 한 사람으로서의 삶을 포기해야 하는 문제를 직면하게 하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그 누 구도 입 밖으로 꺼내기는 쉽지 않은 표현입니다. ‘엄마’라는 사람은 아이에게 무한한 사랑만을 베풀어야 하는 존재로 인 식 되었고, 그렇게 강요받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사회 분 위기는 여전합니다. 육아를 힘에 부쳐하는 여성들에게 주 변에서는 ‘모성애 부족’을 탓합니다. 옛날 여성들은 대여섯 명의 아이들도 거뜬히 잘 키웠는데 기껏 한두 명 키우는 요 즘 육아가 뭐 그리 힘드냐고 묻습니다. 무려 100여 년이 지 났지만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애써 일일이 답변하기 가 힘에 겨워 엄마라는 존재는 그만 나의 감정과 생각을 표 현하기를 ‘거부’합니다. 하지만 나혜석은 달랐지요. 그녀는 용감했습니다.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하는 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일기장에 혼자 볼 목적으로 쓰는 글이 아닌 이상 고민하게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이렇게 표현해도 될까? 

혹시 더 나은 표현은 없을까? 

이 문장이 나의 생각과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는 걸까? 


의심하고 또 의심합니다. 


만인 저자 시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한 집 걸러 한 사람씩 책을 낸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책을 낸 사람보다는 안 낸 사람이 많고, 온라인에도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수많은 글과 영상을 비롯한 콘텐츠가 난무하지만 많은 사람이 자신의 솔직한 생각과 감정을 드러내놓고 표현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읽을 것과 볼 것이 차고 넘치는 세상에 구태여 자기 생각과 감정을 말과 글로 표현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구심을 표명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내 표현이 아닌 남의 표현입니다. 나의 감정과 생각이 아닌 타인의 감정과 생각입니다. 괜히 어설프고 서툴게 표현한 말과 글로 인해 곤욕을 치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심심치 않게 듣다 보니, 표현하지 않고 ‘묻어가는 삶’도 나쁘지 않은 듯합니다. 그렇지만 가끔 내 생각과 감정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가 스멀스멀 고개를 드는 것은, '나만의 표현을 하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 때문입니다. 그리고 나의 표현을 통해 누군가와 소통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다면 그것도 꽤 근사한 일이 될 것 같습니다. 


비록 그 시작은 어설프고 힘들겠지만 조금 용기를 내어 보는 건 어떨까요? 





문해력, 표현력 연구가 이윤영작가 


여러분의 자기 표현력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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