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칭은 저성과자를 위한 툴이 아니다
2023년 한 해 동안 기업 리더를 상대로 '비즈니스 코칭'하면서 생각한 포인트를 정리해 보고자 한다.
다시금 생각한 점 중 단연 제일은 '코칭은 저성과자를 위한 툴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최근 기업 교육 시장에서 '코칭'은 만능 열쇠처럼 얘기되곤 한다. 리더라면 코치가 돼야 하고, 구성원 모두를 코칭해야 할 것처럼 교육한다. 하지만 강사로 나서는 코치들이 얘기하지 않는 내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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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코칭은 코치가 주도하지 않는다.
해서도 안 된다. 만약 그렇게 흘러가면 그것은 코칭이 아니라 티칭이다. 1:1 교습이 되는 것이다. 코칭은 코칭을 받는 대상자가 주도한다. 코치는 대상자와 라포를 형성하고, 적시에 적절한 질문을 던져서 유도하고 촉진할 뿐이다. 따라서 답을 찾는 사람은 대상자가 된다. 아쉽지만 이 점을 말하는 코치는 거의 없다.
(2) 대상자의 의지와 노력이 중요하다.
우선 코칭을 받으려는 스스로 의지가 있어야 한다. 자발적으로 코칭을 받겠다 손들고 나서야 하며, 자신의 현황에 대해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또한 개선의 욕구가 있어야 한다. 이것은 본인의 잘못을 시인하는 용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만약 의지와 용기가 없는 사람이라면 코칭은 적합하지 않다. 저성과자는 이런 특성을 대부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3) 코칭보다 티칭을 원하는 기업이 있다.
대부분 실무상의 이슈로 당장의 솔루션이 필요한 경우다. 이럴 경우에도 과외 선생님처럼 처음부터 끝까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종종 활용한다. 물론 원칙적인 코칭보다는 질문의 빈도는 낮다. 학생을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강사와는 다르다. 그래서 티칭은 넓은 의미의 코칭이라고 분류하기도 한다.
사실 위 내용은 알고 있었고, 여기저기 강의와 저술로 주장했던 부분이다. 2023년 코치로서 새롭게 깨달은 점은 이거다. 코칭을 받을 수 있게 하면(코칭 기회를 주고, 자발적으로 신청할 수 있도록 한 경우) 이미 잘하고 있는 사람이 전체 절반 가까이 코칭을 신청한다는 것이다. 당장 이슈는 없지만, 앞으로 닥쳐올 이슈를 대비하거나 지금다 더 큰 성과를 만들 방법에 대해 고민한다. 이들이야말로 코칭에 최적인 대상자다. 역시 코칭은 잘하는 사람을 더 잘하게 만들거나 그럴만한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잘하게 만드는 툴이다.
결론적으로 '저성과자에 대한 코칭'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만성적인 저성과자라면 거의 100%다. 이들은 대부분 낙인 효과로 심신이 매우 다운된 상태다. 따라서 이들에겐 다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게 맞다. 물론 그들에게 코칭이 적합하지 않다는 말은 코칭 질문이 필요하지 않다거나 효과가 없다는 말은 아니다. 코치와 대상자가 마주하는 '코칭 세션', 또는 '코칭 미팅' 효과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코칭의 질문 기술은 피드백이나 팀 미팅에도 사용될 수 있다)
대상자를 가리지 않고 코칭이 효과적이라는 생각은 '비즈니스 코칭'에 대한 인식 부족 또는 의도적인 은폐에서 기인했다고 본다. 당장 많은 인원을 코칭해서 수익화를 이룰지 모르지만, 낮은 코칭 효과로 인해 전체 코칭 시장 파이를 줄이는 해악을 가져올 수 있다. 코칭 수요자(대개 기업들) 입장에서도 주의가 필요한 사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