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18' 주제는 '스마트 시티'였다. CES에서 요즘 가장 뜨거운 인공지능이나 자율주행이 아닌 스마트 시티가 주제로 채택된 점은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우리 일상이 변화된 이후 CES는 스마트가전과 커넥티드 기기에 주목해왔다. 그 선두 주자에 스마트 TV가 있었고, 냉장고와 세탁기와 같은 대형 가전부터 공기청정기, 청소기와 같은 소형 가전에 이르는 다양한 기기가 등장했다. 이후 이들을 조합해 서비스하는 스마트홈과 사물인터넷(IoT)이 주목을 받았다. 기술 선두주자들은 모든 것이 연결되는 세상, 커넥티드 기기가 만들어낼 변화를 이야기 했지만 아직 대중화 단계에는 이르지 못했다.
그렇다면 스마트홈은 정말로 대중화에 가까워졌을까. 스마트홈을 세대별로 나눠보면 올해는 3세대 정도라 할 수 있다. 1세대 스마트홈은 제조사별로 각각 스마트홈을 구축한 시기다. 업체별로 제품에 와이파이(Wi-Fi) 등 통신 기술을 탑재해 인터넷에 연결했고, 모바일 앱 등을 통해 원격 모니터링 하고 제어가 가능했다. 인터넷 연결의 장점을 일부 활용한 시기였다. 하지만 리모컨 이상의 고객 가치를 만들어 내기 어려웠고, 구매비용도 부담이었다.
대중화에 더 큰 장벽은 특정 제조사 제품으로만 집안을 채우지 않으면 완벽한 스마트홈을 경험하기 어려웠다. 이런 제약을 극복하고자 주요 제조사, 플랫폼사들이 참여하는 스마트홈 표준이 등장하면서 2세대 스마트홈을 맞았다. 제조사별로 구현하던 스마트홈 규격을 표준화해 제조사 구분 없이 하나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경험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각 표준 단체마다 서로 다른 표준 규격이 만들어졌고, 제품에 적용돼 출시된 사례도 일부 모델에 국한됐다. 당시에는 스마트홈 서비스의 통합 가능성을 보인 서비스가 있는데 바로 'IFTTT(if this, then that)'다. 규칙 기반으로 동작하는 서비스로, 다양한 스마트홈 사업자가 참여하면서 연동하지 못했던 다양한 서비스가 연동되는 이상적 이미지를 심어줬다.
이어 인공지능 스피커 등장으로 3세대 스마트홈을 맞았다. 인공지능 스피커라는 강력한 사용자 기반 기기가 생태계의 중심이 돼 다양한 사업자들이 생태계에 참여 중이다.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한 스마트홈의 대중화는 다른 규격을 플랫폼 중심으로 통합하고, 앱이 아닌 음성 명령을 통해 일관된 조작도 가능하게 했다. 침대에 누워 음성으로 조명을 끄거나 에어컨을 켤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제조사·통신사·포털을 중심으로 많은 인공지능 스피커가 등장하고 있고, 스마트홈을 중요한 서비스로 접목하고 있다. 2018년 인공지능 스피커 플랫폼 시장이 재편되면서 스마트홈 또한 모두 연동될 것이다. 스마트홈 자체로도 대중화에 상당히 가까워졌다. 일부 고가 모델 중심의 스마트 가전이 대폭 확대되면서 아파트를 중심으로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전의 홈넷처럼 우리 일상의 서비스로 적용하고 있다. IT 업계의 많은 속설 중에 기술이 3세대 정도로 진화하면 해당 기술은 충분히 사용할만한 수준이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윈도우 운영체제도 그랬고, 스마트폰도 마찬가지였다. 대중화의 서막을 알리고 있는 스마트홈, 2018년 우리 주변에서 많이 경험해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
- 본 글은 디지털타임즈에 기고한 컬럼입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29&aid=00024475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