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퀴벌레 박멸

by 이장순

바퀴벌레가 식초를 싫어한다는

것을 유튜브에서 보았다.

분무기 통을 준비해 식초를 넣고 구석구석을 뿌렸다.

녀석들이 다니는 길목에 듬뿍듬뿍 살포했다.

빠르게 움직이면 그나마 좋으련만

밍기적밍기적 기어 다닌다.

어쩌다가 물에 빠져 죽어가는 녀석들을 본 적도 있다.

익숙해지는 걸까?

처음에는 으악 소리를 지르면 꽁지 빠지게

도망치던 콩알보다 작은 녀석들이

머리가 다쳤는지 비실비실 벽을 탄다.

나도 그 녀석에게 익숙해졌는지

손바닥으로 쳐서 휴지로 집어 화장실에 버린다.

바퀴벌레는 그냥 두면 죽으면서도 알을 낳는다.

바퀴벌레 박멸을 위해 손이 더러워지고

오늘도 밥 먹기는 힘들겠다.

모래를 시키고 아기들 화장실을 소독하면서

녀석들의 연쇄적인 죽음을 꿈꿔본다.

붙이는 약도 덕지덕지 붙여본다.

마치 사명이라도 되는 듯 기를 써본다.

바퀴벌레의 떼죽음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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