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커머스부터 헬스케어, 보험까지...국내 펫케어 스타트업 총정리
최근 펫케어 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더브이씨에서 '반려동물'이 꾸준히 검색어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는 중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발표에 의하면, 지난해 반려동물인구는 전년도 대비 47만 가구 늘어난 638만 가구로, 인구수로 환산해 보면 약 1,500만 명 수준에 달하는데요. 지난해 14세 이하 유소년 인구수가 608만 7,000명이었음을 생각하면 아이를 키우는 집보다 반려동물을 기르는 집이 더 많아진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관련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 중으로,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의하면, 지난해 국내 펫케어 시장 규모는 19억 4,740만 달러로, 2017년 대비 34.4%의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래에셋증권 보고서에 의하면, 글로벌 펫케어 시장은 2020년 2,300억 달러에서 연평균 6.1%씩 성장해 2027년 3,500억 달러 규모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핵가족화 및 1인 가구의 증가, 저출산 등의 현상과 맞물려 반려동물 인구가 증가하는 한편, 반려동물을 단순한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펫 휴머나이제이션(Pet Humanization), 펫팸족(펫+패밀리) 문화의 확산으로 펫 당 평균 지출비용 역시 함께 증가하게 되리라는 분석입니다. 실제 반려동물 인구가 전체 가구의 67%에 이르는 미국의 경우, 이미 2020년 펫관련 지출이 연 1,000억 달러 규모를 넘어서는 등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펫케어 영역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것은 펫 커머스 분야로, 팬데믹 기간 동안 재택근무로 집에서 반려동물이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는 한편으로, 전반적인 이커머스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특히 반려동물 쇼핑몰 등 펫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집니다. '펫 커머스 계의 아마존'이라 불리는 미국 반려동물 쇼핑몰 츄이(Chewy)의 경우,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 및 경기침체로 소비자 지출이 감소하고 있는 와중에도 올해 3분기에만 25억 3,000만 달러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하며 14.5%의 높은 전년동기대비 매출 성장률을 이어갔습니다.
국내 시장의 경우, 미국에 비해서도 펫케어 시장 내 온라인 점유율이 높은 점이 특징적인데요. 한국무역협회 자료에 의하면, 국내 전체 펫케어 시장 내 온라인 점유율은 2019년 53.5%, 2020년 58.7%, 2021년 60.6%로, 2021년 기준 펫케어 시장 온라인 점유율이 29.5%였던 미국에 비해 이커머스 비중이 현저히 높을 뿐 아니라, 꾸준히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입니다. 반려동물 분야에서 큰 금액의 누적 투자를 유치한 스타트업들 중에서도 펫프렌즈, 핏펫, 어바웃펫 등, 반려동물 쇼핑몰을 운영 중인 스타트업들이 다수 눈에 띄는 것도 이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의 누적 투자를 유치한 것은 펫프렌즈로, 누적 300억 원 가량의 투자를 유치한 뒤, 지난해 아이엠엠프라이빗에쿼티와 지에스리테일이 1,500억 원에 공동 인수했습니다. 펫프렌즈는 국내 펫 이커머스 분야 1위 사업자로, 올해 월평균 사용자수(MAU) 규모가 22만 8,163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전년대비 가입자 증가율도 79%에 이르는 등, 빠르게 가입자 수를 늘려가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매출과 거래액 역시 빠르게 증가 중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391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9% 증가했으며, 같은 기간 거래액은 465억 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7% 증가하는 등, 미국의 츄이보다도 훨씬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펫프렌즈를 인수한 지에스리테일의 경우, MAU 기존 3위 반려동물 쇼핑몰 어바웃펫을 자회사를 통해 운영 중이기도 한데요. 어바웃펫 역시 지에스리테일을 비롯해 네이버와 에스비에스로부터 누적 315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습니다. 그 외에도 지에스리테일은 클라우드 기반 동물병원 전자차트(EMR) 프로그램 '벳아너스'를 개발한 아이엠디티, 반려동물용품 구독서비스 '펫띵'의 운영서 더식스데이, 반려동물 장례 서비스 스타트업 21그램그룹 등 다양한 펫케어 관련 스타트업들에 투자하고 있는 중으로, 향후 펫프랜즈와 어바웃펫, 펫띵 등 커머스 분야 포트폴리오 스타트업들 간 시너지를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이커머스 시장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상품을 종합적으로 판매하는 이들 펫 커머스 플랫폼들 사이에서도 가입자 유치를 위한 물류배송 경쟁이 한창인 모습인데요. 2020년 처음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인 펫프렌즈의 경우, 지난달 서비스 지역을 수도권에서 충남 천안과 아산까지 확장하는 등, 1위 사업자답게 관련 배송 경쟁에서도 앞서나가고 있습니다. MAU 기준으로 각각 4위와 5위를 기록 중인 것으로 나타난 반려동물 쇼핑몰 '강아지대통령'과 '고양이대통령'을 운영 중인 펀엔씨 역시 지난해 80억 원 규모 시리즈 A 라운드 투자를 통해 유치한 자금으로 올해 초 3,000평 이상 규모의 최적화된 풀필먼트 물류 시스템을 도입하고, 수도권 대상으로 새벽배송 서비스를 개시하는 등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모습입니다.
반면 낮은 가격과 빠른 배송보다는 특화된 상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차별화를 꾀하는 스타트업들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올해 10월 아이엠엠인베스트먼트와 브이플랫폼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라운드 투자를 유치한 바잇미의 사례를 꼽아볼 수 있겠는데요. 바잇미의 경우, 사료와 간식 등 필수재 성격의 상품 판매가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종합 반려동물 쇼핑몰과 다르게, '취향소비'를 중시하는 2030 연령대 여성들을 주 타깃으로 다양한 브랜드들을 큐레이션하며 펫 커머스 시장 내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러한 전략이 적중한 결과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중으로, 2021년 전년대비 182% 급증한 110억 원 규모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발표됐습니다.
이전까지 필수재로 취급되어온 사료, 간식 등 펫푸드 영역에서도 맞춤형 상품을 제공하려는 시도들도 다수 눈에 띕니다. 코스닥 기술특례 상장을 위한 기술평가를 준비 중인 알파도도 그러한 스타트업 중 한 곳으로, 사용자들이 자사 앱에 입력한 반려견의 품종, 연령, 체중, 비만도 활동량 등의 데이터를 '알파도펫' AI 엔진으로 분석함으로써 반려견 별로 최적의 맞춤형 식단을 추천하는 ‘오가닉 AI 1:1맞춤 수제사료’를 제공합니다. 사료 큐레이션 및 영양 관리 앱 '샐러드펫'을 운영하는 라이노박스 역시 유사한 사례로, 올해 10월 샐러드펫을 통해 구축한 광범위한 펫푸드 데이터 및 사용자 데이터를 토대로 입점 펫푸드 브랜드를 선별하여 추천하는 펫푸드 큐레이션 커머스 '샐펫마켓'을 선보였습니다.
이렇게 데이터 기반으로 맞춤형 케어를 제공하려는 시도는 특히 헬스케어 영역에서 활발한데요. 위의 알파도나 샐러드펫 사례와 유사하게 앱에서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하는 스타트업으로는 에이아이포펫을 꼽아볼 수 있습니다. 에이아이포펫은 스마트폰으로 반려동물 사진을 찍어 업로드하면 AI로 눈과 피부 질병 등의 증상을 확인할 수 있는 앱 '티티케어'를 운영 중으로, 입력된 데이터를 활용해 적정 활동량 및 식사량 정보 등을 제공합니다. 알파도나 샐러드펫이 펫푸드 추천에 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에이아이포펫은 진단과 이상 신호 조기 발견 등, 건강관리 및 질병 예방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대변, 구토, 심박수 등을 통해 응급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추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애플워치(Apple Watch) 등 웨어러블 활용이 증가하고 있는 일반 헬스케어 시장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건강 상태 진단 및 모니터링을 위한 사물인터넷(IoT) 기기 활용이 활발한데요. 매년 소비자가전전시회(CES)에서도 관련 제품이 쏟아져 나오는 중으로, CES 2022에서도 체중감지 플랫폼과 연동해 반려견의 활동량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캣로그(Catlog)나 강아지의 호흡기 상태 모니터링을 통해 심장 및 폐 관련 문제를 미리 감지할 수 있는 인복시아(Invoxia) 등 스마트 목걸이 형태의 제품뿐 아니라, 반려동물의 신체 건강과 더불어 심리상태를 진단할 수 있도록 하는 백팩 형태의 기기 이누패시(Inupathy), 동물과의 직접 접촉 없이도 저전력 생리학적 감지 레이더 기술 기반으로 강아지의 심장 이상 신호를 조기에 발견해 주는 센서 기기 아이펫웨어(iPetWeaR) 등 다양한 형태의 제품들이 선보여졌습니다.
IoT 기반 펫 헬스케어 역시 펫 커머스와 마찬가지로, 스타트업들 뿐 아니라 대기업들까지 상당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영역 중 하나로, 케이티의 경우 올해 5월 목줄에 부착하는 '페보프로 웨어러블'과 자동급식기 '펫위즈'를 결합해 페보프로에서 수집된 활동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적정 급식량을 조절할 수 있도록 하는 '반려견 디바이스팩'을 출시했습니다. 2019년부터 홈 CCTV, 원격급식기, 간식로봇 등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해 온 엘지유플러스 역시 지난 10월, 간식이 담긴 장난감 원격으로 내보내 반려동물이 보호자가 집을 비운 시간에도 우울감을 느끼지 않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한편, 각종 훈련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펫토이' 서비스를 새롭게 출시했습니다.
이에 따라 다양한 관련 스타트업들도 주목받고 있는 중으로, 누적 판매량 7만 대 이상을 달성한 스마트 자동급식기 '밀리'로 유명한 바램시스템이 대표적입니다. 바램시스템은 자동급식기를 비롯해 다양한 IoT 반려동물용품을 통해 식사량, 음수량, 체중, 활동량 등 데이터를 수집함으로써 맞춤형 헬스케어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예를 들어, 올해 출시된 스마트 음수케어 수반 '웰이'의 경우, 반려동물이 물을 마시면 기기와 연동된 '바램앱'을 통해 실시간 알림이 전송되며, 앱에 기록된 음수량 데이터를 토대로 반려동물의 신장 기능 악화 징후를 모니터링함으로써 신부전증 등 질병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위의 케이티 반려견 디바이스팩에 포함된 페보프로 웨어러블을 개발한 디디케어스나, 심부전 조기 예측 및 관리를 위한 웨어러블 '두리틀'을 개발하는 젠트리 등의 스타트업들이 팁스 사업자로 선정되어 지원금을 유치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스타트업들이 주목받고 있는 배경에는 치료에서 조기진단과 예방으로 주안점이 옮겨가고 있는 펫 헬스케어 분야의 전반적인 흐름이 존재하는데요. 이 분야에서는 반려동물 쇼핑물 분야 2위 사업자이기도 한 핏펫이 특히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핏펫은 지난달 데이터 기반 건강 검사 제품 및 맞춤형 치료 솔루션 개발을 위해 '제네핏'을 새롭게 설립하고, 유전체 분석서비스 및 AI 기반 신약개발기업 테라젠바이오와 협력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양사는 유전적 발병 요인이 높은 질병을 사정에 검사하는 바이오키트를 함께 개발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핏펫은 이미 모바일 소변검사 키트 '어헤드 소변검사'와 모발검사 키트 '어헤드 밸런스', 테라젠바이오와 함께 개발한 타액 기반 유전병 검사 키트 '어헤드 진' 등을 선보인 바 있기도 합니다.
핏펫은 자사 핏펫몰 및 자사 앱 내 동물병원 리뷰 정보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질병 예방을 위한 키트 제품을 확대해 나감과 동시에, 이러한 키트들을 통해 새롭게 수집된 건강 정보를 토대로 데이터기반 펫보험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하고자 계획 중입니다. 동물병원 리뷰를 통해 수집된 약 50만 건 이상의 영수증 정보를 통해 특정 질병 진단 시 치료비용을 예측하고, 자사 키트 제품군을 기반으로 반려동물 건강상태를 미리 체크하면 리워드를 제공하는 등의 건강증진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으로 저렴한 가격의 보험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인데요. 이미 반려동물용품 정기배송 서비스 ‘핏펫박스’를 통해 펫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핏펫은 진단 키트, 문진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기존보다 35~40% 낮은 가격에 상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펫보험 시장은 침투율이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수준이지만, 2020년 메리츠화재가 3년 갱신, 최장 20년 보장의 장기 펫보험을 처음 선보인 데 이어 삼성화재, DB손해보험도 장기 펫보험에 뛰어들며 약 200억 원이 넘는 보험료 수입(원수보험료 기준)을 발생시키는 등, 성장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모습인데요. 핏펫처럼 데이터 기반 건강 진단을 통해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스타트업들이 해당 영역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으리라 기대받고 있는 중으로, 디지털트윈 기술을 탑재한 웨어러블 기기 '캣모스'를 손해보험사의 펫보험과 결합해 건강관리형 펫보험 상품을 판매 중인 우주라컴퍼니도 유사한 맥락에서 주목해 볼 만한 스타트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지금은 대부분의 지분을 매각했지만, 한때 소프트뱅크(SoftBank)로부터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며 펫케어 업계 대표주자로 떠올랐던 와그(Wag)나, 지난해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인수를 통해 나스닥에 상장된 경쟁사 로버(Rover) 등, 강아지의 산책 등을 대신 해 줄 돌보미를 중개해주는 펫시터 스타트업들도 한창 기업가치가 치솟을 때만큼의 주목도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반려인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누리는 중으로, 국내에서는 도그메이트나 펫트너, 펫피플의 '와요' 등의 서비스들이 있습니다. 이들 서비스들이 시터를 중개해 줬다면,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전문적인 훈련을 대신해 줄 훈련사를 매칭해주는 브리딩 등이 스타트업들도 주목해 볼 만 합니다.
이렇게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들이 다양해지며 펫케어 업체들을 위한 B2B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타트업들도 속속 나타나는 중으로, 위에서 언급한 아이엠디티의 '벳아너스'와 유사한 동물병원 전자차트(EMR) 프로그램을 '플러스벳'을 제공하는 벳칭이나, 반려동물 미용샵이나 펫샵 등 다양한 반려동물 매장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버블클라우드(그루머노트), 프릿지크루(티피), 마이퍼피(펫링크) 등의 스타트업들이 있습니다. 그 외에도 지면상의 한계로 미처 소개하지 못한 다양한 펫케어 스타트업들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성장을 준비 중인데요. 더 많은 펫케어 스타트업들에 대한 정보는 스타트업 탐색 창에서 '분야'를 '반려동물'(전체)로 설정하셔서 검색해 보실 수 있습니다.
더 많은 국내 펫케어 스타트업들을 찾고싶다면? ▶ 스타트업 탐색 (분야: 반려동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