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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국박사 Feb 01. 2021

행사대행사도 투자유치가 가능할까?(1)

얼마전에 한국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강의의뢰가 들어왔습니다. 담당자분이 제 블로그 기고글을 보시고 캐릭터 회사들을 대상으로 투자유치에 대한 강의를 요청한 것입니다. 


https://blog.naver.com/kbsnkcm/221650453150

그 분이 보신 블로그 기고 글이었던 98회 칼럼의 내용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문화콘텐츠 그 중에서도 공연기획사의 경우 상당수가 영세함을 넘어서기 어려운 회사들입니다. 그렇기에 좋은 공연을 기획 하더라도 제작비가 부족하고, 그렇기에 협찬이나 제작비 지원 등은 언감생심 꿈도 꾸기 어려운게 현실입니다. 또한 공연의 특성상 흥행여부는 분석이 쉽지 않아 도박과 같은  수준이라 투자유치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렇기에 공연의 마케팅과 투자를 동시에 받을 수 있는 크라우드 펀딩이 해결책 중 하나가 될 수 있고 그 크라우드 펀딩을 잘 활용해서 성공한 그린플러그드 페스티벌의 사례를 다루었었습니다. 


이번 강의의 청강대상은 캐릭터 회사 대표님들이었습니다. 캐릭터 회사들의 투자유치 전략을 준비하면서 행사대행업에 대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과연 행사대행사도 투자유치를 받을 수 있을까?

연도별 스타트업에 투자한 내용을 나열한 현황자료입니다. 문화콘텐츠의 투자비중은 다른 업종에 비해서 높지 않고, 그나마도 영상, 공연, 음악쪽에 치우쳐 있습니다. 

저도 회사에 다닐때 투자형태의 대출(원금상환의 형태)을 해보았습니다만 대부분의 사업은 투자수익을 거둘만한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투자처를 잘못 선택한 것도 원인일 수 있겠으나, 기본적으로 공연이나 행사 시장은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물론 KPOP의 경우엔 다를 수 있으나 공연대행사나 행사대행사가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BTS나 블랙핑크 같은 그룹의 공연을 대행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페스티발 형태(1박2일의 기간동안 백여팀을 출연시키는 구조)의 공연이 그나마 투자 수익을 거둘 확률이 상대적으로 높은데, 이것마저 지자체나 주최기업의 지원을 받지 않고서 성공한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여기서 벤처캐피탈(VC) 회사들의 투자 기준을 체크해봐야 합니다. 

센트럴융합콘텐츠기술의 대표펀드매니저로 근무했던 박영찬 매니저의 말을 인용하자면 VC들도 10개사에 투자한다고 하면 평균적으로 4개사는 망하고, 3개는 적자유지정도, 2개는 원금상환에 약간의 이자 정도의 수익으로 환수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즉 10개 중 9개사에서는 투자금을 날리거나 수익을 내더라도 수익이라 하기 어려울 정도이고, 1개 회사만이 수익을 실현할 수 있는 것이 평균적인 확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한개회사가 9개 회사의 투자실패를 복구하고 수익을 주려면 투자금의 수십배에서 수백배의 큰 수익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갈수록 그런 사업군이 점점 작아져 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나가 가능성이 높은 바이오, ICT, 게임산업으로 투자가 쏠리는 것이고 그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고 합니다. 

VC들이 고려하는 또 하나의 투자조건은 EXIT입니다. 즉, 내가 투자한 투자금과 수익을 어떻게 회수 할 것인지 그리고 그 회수가 얼마나 용이한지입니다. 투자한 회사의 사업이 잘된다고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결국 투자한 회사가 IPO(기업공개)나 M&A(인수합병)가 되어야 회수가 가능한 것입니다. 

결국 투자유치의 핵심은 두가지로 정리 될 수 있습니다. 

1. 사업성공으로 고수익 구조(회사의 가치상승)가 가능한가

2. Exit(투자금 회수)가 용이한가 

이 내용을 가지고 행사대행사에 견주어 보면 답이 나옵니다. 

행사대행사가 잘 된다고 그 회사의 가치가 수십배 혹은 수백배 이상으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행사대행업, 즉 지자체나 기업의 프로모션을 대행하는 업으로만 한정해서 본다면 이 부분이 큰 걸림돌입니다. 결론적으로 대행사업만한다면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공식적인 수익의 구조가 대행수수료(즉, 용역-노동력 제공거래)외엔 없습니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같은 유통업체에서 1초에 수천개씩 대행판매가 일어나 늘어나는 대행수수료라면 얘기가 다르겠지만, 행사대행사의 업무라는 것은 결국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사람의 손으로 마무리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회사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1년에 많아봐야  대행사업의 개수가 십여개에 불과합니다. 또한 매출이 늘어나는 것만큼 매출원가 관리비가 함께 높아지기 구조이기 때문에 영업이익이 높아지는 것만은 아닌 경우도 있습니다. 하청업체와의 단가네고 등으로 부수적인 수익을 발생시킬 수는 있겠지만 이는 IPO(기업공개)가 되었을때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즉 단순 행사대행만으로는 부가가치가 없다면 불가능합니다. 


다음은 Exit 입니다. 혹 투자를 받았다 싶어도 결국 투자금 회수에 대한 방식이 있어야 합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이 기업공개, 즉 주식매매가 가능한 주식시장에 상장하는 것입니다. 이 것은 결국 사업의 잘되거나 향후에 잘 될 확률이 높다거나 하는 것인데 위에서 얘기했지만 단순 행사대행이라면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즉, 정리하자면 행사대행 사업만으로는 큰 성공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행사대행사 유니원(좌), 지엠컴(우)빌딩

물론 수익금과 차입금 등으로 유형자산(토지, 건물 등)을 매입해 회사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니 다른 방식의 부의 창출은 언급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결국 행사대행사는 투자유치를 할 수 없는걸까요? 투자로 인한 사업확장과 사업의 성공이 어려운걸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몇몇 똑똑한 회사들의 성공사례와 그에 따른 행사대행사들의 방향에 대한 이야기는 다음 글인 국창민 칼럼 118회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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