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칼럼에선 VC들의 투자유치 기준에 대해서 설명했고, 그 기준으로 볼때 과연 행사대행사들도 투자를 받아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을까에 대해서 적어보았습니다.
https://blog.naver.com/kbsnkcm/222119315732
결론적으로 지금 하는 형태의 단순 축제, 전시 대행업무를 위주로 하는 행사대행사로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좀 더 냉정하게 얘기하면 지금 대부분 행사 대행사에서 하고 있는 기획서 쓰고, 피티해서 수주한 후 운영권리를 얻어 대행 수수료로 수익을 발생시키는 수동적인 역할만으로는 기업의 성장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지금의 구조로는 회사 유지는 가능할 지 모르겠으나, 외부 자금의 투자처로는 전혀 매력이 없습니다.
지금까지 행사대행사는 클라이언트에게 의뢰받아 제작을 대행해주는 수동적인 역할
하지만 이런 구조 속에서 자의든 타의든 새로운 길을 가고 있는 회사가 있어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제작단장으로 참여했던 평창동계패럴림픽 개막식 장면 중 하나입니다. 위 사진은 패럴림픽 개,폐막식에 맵핑(바닥영상)장면이고 이 장면은 "위지윅스튜디오"라는 회사가 진행했습니다. 이 회사의 기업개요를 보면 "CG/VFX 기술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영화, 드라마 등에 대한 영상기술 제작뿐만 아니라 뉴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영상 기획/제작 서비스를 포괄적으로 제공"한다고 되어있습니다. 쉽게 이야기해서 영화나 드라마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시각특수효과 영상제작 회사입니다.
그 분야에는 몇몇 업계 선두기업이 있는데 이 위지윅스튜디오라는 회사는 설립 2년만인 2018년 연말에 코스닥에 상장을 하게 됩니다. 위지윅에 투자한 VC들도 투자하고 얼마되지 않아 EXIT이 되니 수익률을 떠나 큰 성과를 거두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상장 후 본격적인 사업다각화를 추진합니다. 사업다각화를 분석해보니 이 회사가 어떻게 짧은 기간에 코스닥에 상장했는지 어느정도 의문이 해소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기존 VFX 회사들이 하 듯 영화, 예능, 드라마 제작은 물론이고, 거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광고, 전시, 행사쪽으로도 사업의 다각화를 추진합니다. 상장으로 생긴 공모자금으로 관련 업계에 실력있는 회사들을 인수하기 시작합니다.
위 표처럼 행사대행사인 에이앤피커뮤니케이션(ANP)을 인수합니다. 50%에 1주를 더해 125억원에 인수해 경영권도 확보합니다. 왜 다른 회사들과 다르게 ANP만 50.001%에 인수했는지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으나, 그건 이 글의 논점과 다르니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어쨌든 보통 자본금 5천만원으로 시작하는 행사대행사의 가치를 125억원을 받고 팔았다는 것은 아직 본적없는 처음보는 일이었습니다.
행사대행사가 기업의 가치를 인정받아 인수되는 일은 처음
중요한건 "왜 ANP" 인지 입니다. 행사대행업계에는 ANP보다 업력도 오래되고 규모도 큰 회사가 많습니다. 그리고 실제 소문에도 ANP외에도 여러 회사들과 접촉을 했다고 하는데 왜 ANP인지, 그 이유가 중요합니다.
법인 유형자산의 가치, 연결기준 실적을 고려한 매출액 및 순익, 보유 클라이언트 및 사업 레퍼런스 등 종합적인 고려를 했을 것 입니다. 하지만 그것도 다른 회사들에게서도 볼 수 있는 것이고, 여기서 그 해답 중 일부를 유추할 수 있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세계적으로 약 400조원 정도의 규모로 예상되는 실감콘텐츠 시장에서의 선도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목적인 것으로 보입니다. 그건 아마도 실감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종합미디어 콘텐츠의 플랫폼 사업자가 목표일 것입니다. 거기엔 영화, 드라마 외에도 광고, 전시, 행사, 공연 등 아직 영화, 드라마에 비해 제대로 시작조차 하지않은 분야가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 양사가 의기투합되지 않았을까하는 예상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되면 ANP는 앞으로 단순 행사대행사가 아닌 위지윅의 VFX 기술력을 바탕으로 이 분야의 사업으로 영역을 집중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렇게 되어야 단순 행사대행에 비해 기업의 성장가치가 높아지고 투자유치나 상장시에도 유리할 것은 당연합니다.
거기에 예상치않은 코로나 언텍트 시대의 도래로 행사, 공연, 전시 등에서 실감콘텐츠는 더욱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시, 행사 시장의 대변화의 핵심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ANP컴즈, 국내 최초 비대면 버추얼 프로덕션 '엑스온 스튜디오' 설립 (naver.com)
실제 ANP는 관련 사업 사업들을 추진합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본격적으로 정부의 실감콘텐츠 입찰사업의 수주에도 성공하며 관련 시장의 선점을 시작합니다.
이제 우리가 생각하는 행사대행사에서 한단계 진화해 나가는 것입니다. 어느 행사대행사가 하든지 크게 다르지 않은 판에 박힌 축제, 행사를 대행하는 수동적인 역할의 행사대행사(업종코드: 9901)가 아닌 실감형 콘텐츠 제작의 기술력을 보유한 소프트웨어 사업자(업종코드: 1469)로 진일보 된 것입니다.
위 사업은 규모가 10억원으로 그리 크지 않은 사업처럼 보일 수 있겠지만, 앞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될 AR/VR 전시 플랫폼 구축 사업의 Reputation을 쌓는다는 큰 의미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정부 사업의 플랫폼을 구축하고 앞으로 확대될 시장의 선점을 한다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고, 이는 앞으로 사업의 영역을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으로의 확대를 가능하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코로나 종식 후에도 급속하게 확대될 비대면 콘텐츠 시장에서도 다른 행사대행사와는 차별화되는 제작력을 갖추게 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관련 시장의 규모와 성장성, 기술력(VFX), 무엇보다 발빠른 시장선점 및 Reputation 확보, 그 외의 여러가지 상황으로 볼때 과거의 상황과는 다른 회사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또한 아직 행사대행사로 누구도 가보지 못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합니다. 상장을 하게 된다면 확보된 공모자금을 통해 도약할 기회가 생길 수 있습니다. 위지윅스튜디오의 여러 관련 회사들과 코웍하여 시너지가 충분히 예상되기에 더 멋진 회사로 진보할 것 같습니다. 부럽고 훌륭한 길을 가고 있기에 힘찬 응원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