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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madism Jan 24. 2019

운악산 무지치(무지개) 빙폭 등반

2019.01.09 산울림 산악회 정기 등반의 기록

2019.01.06 운악산 무지치(무지개) 폭포 빙벽등반의 기록


올 한해 산악회 활동을 꾸준히 하면서 참 많은 멀티 등반을 경험했다. 등산학교 동기들과 함께 한 등반을 제외하더라도 산악회 등반만 얼추 15번 정도다.

등산학교를 졸업할 때만 해도 다시 등반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는데, 작년 6월 어떤 이끌림에 끌려 산악회에 무턱대고 들어갔다가 매주 산을 타는 지경에 이르렀다.


암튼, 어쩌다 보니 등산학교 정규반을 졸업하고 여름 암벽반까지 졸업하더니 얼마 전 처음으로 열린 산악스키반까지 졸업....이게 끝이 아니다. 다음주에는 동계반이 예정되어 있다. 아.... 난 몰랑~~~

그래도 첫 동계 시즌을 접하게 되는 산악회 신입회원을 위해 형님들과 대장님이 아주 정성스럽게 코스를 짜고 직접 빙벽등반을 지도해 주시는 덕분에 등산학교 동계반 입학 전에 빙폭(얼음폭포)을 경험하는 행운을 얻었다.

소위 산울림 아카데미라는 산악회 대장님이 주관하는 빙벽 등반 기초 연습 과정을 무사히 수료하고 드디어 첫 실전 빙벽 등반을 하는 날이 밝았다.

첫 실전 빙벽지는 운악산 무지치(무지개) 폭포. 아침 일찍 출발해 동대문에서 대장님을 픽업하고 약 1시간을 달려 운악산 휴게소 주차장에 도착했다.


긴장을 푸는 차원에서 중간에 보이는 정자에 올라 살짝 후까시를 잡아본다. 손에는 아침에 산악회 선배로부터 전달받은 간지가 좔좔 흐르는 피켈이 들려있다.


이것저것 배낭에 많이 넣었는지 어깨에 밀려오는 무게감에 살짝 지쳐갈 즈음... 무지치 폭포 안내판이 눈에 들어온다. 야호!


폭포 하단에 도착하여 각자 장비를 꾸리고 대장님과 산악회 선배 형님이 동시에 선등으로 깔아주신 자일을 하네스에 묶고 첫 실전 빙벽에 오를 준비를 한다.


“하나, 둘....”

포즈는 다소 어정쩡하지만, 크렘폰과 바일이 빙벽에 꽂히는 느낌이 제법 괜찮은 느낌이다.


높이가 다소 아찔하지만, 선등으로 먼저 정상에 올라 내 자일을 끌어주는 대장님을 믿고 본격적으로 빙폭을 오른다.



무지치 폭포는 중간중간 약간 평탄한 곳이 있어 빙벽을 오르느라 거칠어진 숨을 잠시나마 쉬어갈 수 있다. 첫 빙벽 등반이라 긴장감에 다소 거칠어진 숨을 중간중간 쉬어가면서 정상을 향해 한 발짝 한 발짝 내밀어 본다.


올해 6월에 산악회에 가입하게 된 계기이자 지난해 수많은 암벽등반 때마다 함께 자일 파트너가 되었던 한국등산학교 86기 동기 형님이 오늘도 내 옆을 지켜주신다. 2번째 등반 때는 내 옆에서 함께 오르면서 이것저것 코치를 해 준 덕분에 맘 편히 빙벽을 오를 수 있었다. 이 형님은 오늘 첨으로 빙벽 선등을 섰다. 


정상에서 아래를 향해 찍은 사진들은 대부분 선등으로 먼저 꼭대기에 오른 대장님이 찍어주신 사진이다. 항상 선등의 자리에서 후배들을 지도해 주면서도 중간중간 포토존을 발견하면 어김없이 사진을 찍어주신다. 오늘도 대장님 덕분에 인생 사진 하나 건졌다. ㅎ


드디어 정상에 올랐고, 바로 하강을 준비한다. 선글라스가 얼굴에 꽉 끼는 모습을 보니 살을 좀 빼야겠다. T.T 작년 가을까지만 해도 여름 내내 매주 고강도 암벽등반을 해서 꽤 갸름한 모습을 유지했는데 동계 시즌을 앞두고 약 1개월 정도 너무 편한 생활을 하다 보니 살이 제법 올랐다.


하강 후 강이형님과 함께 포즈를 취해본다. 이 형님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등산학교를 졸업하고 난 후 다시는 암벽 근처에도 가지 않았을 것이다. 매주 빠짐없이 산악회 등반에 참여하는 형님 모습을 보고 ‘뭐가 그리 재밌어서 매주 등반을 하는 걸까?’ 하는 의구심이 들어 형님에게 부탁하여 처음으로 산악회 등반을 따라갔던 것이 지난해 6월 말 강촌 춘클리치였다. 당시 1피치부터 바둥바둥거릴 정도로 저질 체력이었는데...


오늘도 대장님의 멋진 리딩 덕분에 무사히 등반을 끝냈다. 등반의 마지막은 단체사진 찰칵


곧 다가오는 한국등산학교 동계반에 가져갈 피켈을 들고 맘껏 폼을 잡아본다. 통장은 휑해졌지만, 간지가 좔좔 흐르는 것이 피켈을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 ㅎ


등반의 진짜 마지막은....쏘맥.

산악회에 와서 정말 쏘맥이 많이 늘었다. 단순히 술만 마시는 것이 아닌, 등반 내내 긴장했던 마음을 추스르고 오늘의 등반에 대해 서로 강평하는 의미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오늘은 첫 빙벽 선등을 무사히 마친 강이형님이 2차를 쏘셨다.


다들 오래오래 사고 없이 함께 자일 파트너가 되어 등반할 수 있길 기원하며, 다음 주는 구곡폭포가 예정되어 있기에 더욱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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