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 개편이 되고 기존에 맡았던 조직이 해체되면서 4년간의 팀장 역할을 끝맺었다.
실제로 끝을 맺은 것은 11월 중순 경이었지만, 이번주 마지막으로 팀원들 평가까지 완료짓고 나니 다시 한번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다.
10여년간 회사생활 하면서 자주 맞이하게 되는 조직 개편인지라 사실 팀장 역할 없어지는 것에 뭐이리 연연해하느냐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처음 장을 맡은 조직이었고, 조직이 셋팅될 때부터 해체될 때까지 처음과 끝을 함께 한 팀이었기에 더욱 마음이 싱숭생숭했던 것 같다.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팀이 해체되는 상황에서 팀원들이 새로운 직무로 흩어지게 되었고, 나또한 앞으로의 커리어 방향 선정에 안개가 낀 기분이 든 것은 물론, UX에 대한 중요도가 낮아지는 조직의 방향성에 대한 불안감도 일었던 것 같다.
그래도 4년간의 팀장을 맡으며 얻은 점도 많았다.
큰 그림이나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보기 어려워했던 내가 거시적 관점을 점차 가질 수 있게 되었고, 결정이나 팀을 대변하며 어필하는 것도 어려워했던 나였는데 그 부분 또한 수많은 상황을 거치며 늘어난 부분이기도 했다.(맷집이 강해진 것은 잘 모르겠다...) 위 아래 모두에게 좋은 역할이 될 수 없는 자리인 것을 너무나 잘 알면서도, 적어도 내가 여태 겪어온 팀장들의 부정적인 모습은 닮지 말아야지 라는 다짐으로 ‘각자에게 업무의 책임감은 주되, 자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부단히 노력해온 부분도 있었다.
분명히 부족한 점이 많았던 팀장이었는데, 팀장 업무를 끝내는 주간에 먼저 내게 면담 요청을 하며 그동안 고마웠다고 말한 팀원도, 닮고 싶은 팀장이 되주어 고맙다는 손편지를 준 팀원도, 작은 선물을 내밀며 감사의 인사를 표현한 팀원도 있었다. 그리고 이렇게 따수하고 좋은, 일도 잘하는 팀원들을 언제 또 만날 수 있을까, 라는 아쉬움과 이러한 팀원들을 첫 팀원들로 맞이할 수 있음에 감사함도 들었다.
이제 팀장에서 내려와 PMO라는 새로운 직무와 함께, 팀원으로 정신없는 한달을 보내고 있다. 분명 아쉽고 서운하고 속상한 상황이었지만, 이 또한 되돌아보면 내게 좋은 밑거름이 되는 순간이길 바래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