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인도에 살아서 그런 건 아닌 거 같고, DNA에 울증이 촘촘히 박혀 있는 듯하다. 한국에서도 한 달 혹은 몇 달에 한 번씩 밤을 견디지 못할 만큼의 울증이 찾아와 글을 썼다.
감정적으로는 괴롭지만 이성적으로는 글을 쓰기 좋은 상태라고 생각 들어 이제는 자연스레 펜이나 폰을 든다.
이번 울증은 인도에 와서 겪은 울적기 중 가장 고통스러웠다. 여러 가지 이벤트가 타이밍 좋지 않게 맞물려 그랬던 거 같기도 하다. 이곳에서 만난 인연들과의 관계에서도 서운함이 하나하나 배가 되는 기간이었다. 그렇지만 어찌 됐든 해결책은 나에게 있고 그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만 한다.
다른 인연 만들기
인도에서 골프를 치지 않는다는 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큰 활로 하나를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개인적인 신념이 있어서 이를 포기하기로 했다. 그리고 작년 한 해가 너무나 외로웠지.
이번 울적기를 겪으며 다른 인연을 만들어봐야겠다 생각 들어 지역 내 오픈채팅방을 들어갔다. 대부분 골프를 안 치시는 분들이 많았다. 골프 치시는 분들은 꽤나 쉬이 그들만의 만남을 가졌으리라. 작년에 진즉 내가 만들걸, 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이 방을 만드신 분이 참 존경스럽더라.
새 친구. 맛집. 성공적.ㅋㅋ
좋아하는 공간 가기
공감보다는 해결책을 주고, 찾는 성향이라 본디 나의 아픔을 드러내지 않는다. 드러낼 때는 모든 것이 다 해결되었을 때, 담담해졌을 때이기에 가족이 아닌 주위 사람들이 나에게 문제가 있는지 모를 때도 많다.
갑자기 감정이 흐트러질 땐 화보다는 울음이 먼저 터지는 기형적 감정 표출로 인해 가까운 가족들이 속 터질 때도 많았을 것이다.
만성적으로 감정적 문제를 품고 있을 땐 그 해답을 책에서 구하는 편이라 나에게 서점, 도서관은 지적 허영심을 해소하는 공간 그 이상이다. 불행히도 푸네에는 적당한 도서관이 없기에 큰 서점을 어슬렁거린다. 영어로 된 책을 보다 나의 영어실력이 아직도 한참 멀었구나를 깨닫고, 어찌어찌 읽다 보면 그동안 잠들어있던 뉴런을 건드렸는지 글이 수월하게 써지기도 한다. 집순이이지만 집을 나와야 무언가에 자극받는 소극적 집순이인가 보다.
Ozone, Aundh
데모 클래스 신청 해보기
생각이 많고 실행력이 부족한 사람이라 올 6월부터 플라잉 요가를 해봐야지 마음만 먹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첫 발자국을 내디뎌 데모 클래스를 신청했다.
아파트 단지 내에서는 줌바를 할 수 있다고 하여 참여의사를 밝혔다. 아직 하지도 않았는데 기대감에 잔여하고 있었던 우울감이 빛을 잃었다.
사실 남편 덕에 뜻하지 않게 주어진 이 휴가를 내 인생 커리어를 쌓을 거창한 욕심으로 범벅했었다. 슬슬 이 생각을 없애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