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작복작 음식 준비하기.
고루반 이드가 다가온다.
바로 내일, 9월 25일.
고루반 이드는 아잔이 울려 퍼지는 스피커에서 그 공지가 나올 정도로 큰 명절이다.
추석마냥, 친척들이 모이고 함께 음식을 만들고 그간 보지 못했던 고향 친구들을 만난다.
추석과 다른 점이 있다면, 고루반 이드는 '희생'이 바탕이 된다.
고루반 이드의 다른 이름, '이드 알 아드하'. 희생제라는 뜻이다.
내일 방글라데시 전국 곳곳에서 소, 염소가 사람의 죄를 짊어지고 희생될 예정이다.
이드 전 날, 현지인의 집에 초대받았다.
음식 준비
이 아이 이름은 피타.
전에 먹었던 떡 맛의 간식이 피타여서 잔뜩 기대하고 왔거늘.
우리를 반기는 건 밀가루 반죽에 코코넛 속을 넣은 요 달달한 녀석, 피타.
꼼지락꼼지락 반달로 모양을 잡고
미래의 남편 모습이다, 아이 모습이다 꽁냥꽁냥 하는 모습이
어쩐지 낯이 익다.
기름에 뽀글뽀글 튀겨서 누릇누릇하게 나온 피타는
너 한 입 나 한 입 아주머니 한 입 저 친구 한 입
피타를 만들고 남은 반죽들까지
제 역할 다 할 수 있게 아기 피타로 탄생시키는 이 알뜰함.
별 모양, 꽃 모양.
이 녀석들도 곧 뜨거운 기름에서 아 뜨거 아 뜨거하고 나면
설탕에 톡톡 찍어 아그작아그작 먹을 수 있는
앙증맞은 간식으로 재탄생한다.
딱 한 사람 들어가서 웅크리고 앉을 수 있는 크기의 부엌.
우리 마담, 뜨거운 열기에 마주 앉아 보름달들을 턱턱 구워내신다.
색도 노란 것이 아따 딱 보름달이다.
가족만이 아니라, 동네 손님까지 챙기는
푸짐함이 담겨지는 그릇.
인심을 튀겨내는 아주머니.
반죽부터 튀김까지
여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하루를 지새운다.
명절의 사람 냄새는 우리나라만의 것이 아니었나 보다.
방글라데시에서 전하는 새벽 감성이
한국의 아침 감성에 어떻게 받아들여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