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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책이름 Jun 01. 2021

인생에는 그런 순간들이 있어

오늘을 살아낸 모든 '나'에게

살다 보면 때때로 돌이킬 수 없는 순간과 맞닥뜨린다.

그럴 때는 힘들어도 잠깐 쉬었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갈 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그냥 그렇게, 순리대로 이리저리 떠밀리다 보면 어딘가에는 도착하게 된다.


내 인생에도 그런 순간이 있었다.

대학교 1학년에 어느 녹음실에 막내로 들어갔을 때였다.

녹음실에서 같이 먹고 자던 엔지니어 정오 형이 어느 날 갑자기 말했다.

“우리도 음악 한번 해볼래?”

이 말을 들은 순간부터 ‘돌이킬 수 없는’ 삶이 시작됐다.


내가 지금 막 걸어온 길처럼, 인생에도 샛길은 별로 없다.


_ 유희열『밤을 걷는 밤』111p



기억하자.

오래 살아남는 시간 속에

잠깐씩 비참하고 볼품 없는 순간들은 추한 것이 아니란 걸.


아무도 영원히 근사한 채로 버텨낼 수는 없단 걸.


_ 김이나『보통의 언어들』192p





살다보면 도망치고 싶은, 포기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여기서 뒤돌아 나가면 오늘은 편할 텐데.

모른 척 하면 아무 일도 안 일어날 텐데.

하지만 그런 순간 순간마다 우리가 매번 뒷걸음질쳤다면 아마 지금의 '나'는 없겠죠.


살아남는 시간 속, 아무도 영원히 근사한 채로 버텨낼 수는 없고,

그럴 때 우리는 힘들어도 잠깐 쉬었다가 다시 앞으로 나아갈 밖에 다른 도리가 없습니다.



어쩌면 이런 것들은 모두 성실함의 다른 이름일 수도 있겠네요.


우리는 성실함보다는 다른 것들이 더 반짝거려보이는 시대를 살고 있고

사람들은 누군가의 성공을 그저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행운'으로 '운'으로 포장하길 좋아합니다.


하지만 그 사람이 걸어온 길에는

오랜 시간의 묵묵함과, 매일매일의 성실함이 있었다는 걸.

지워버리지 말았으면 합니다.


오늘의 '내'가 있기 위해

매일 매일의 성실함이 있었다는 걸

잊어버리지도 말고요.








나는 ‘살아남았고’, 그러기 위해 많은 것들을 했다.

‘살아남는다’는 말은 단순히 존재감 없이 그럭저럭 발을 걸치고 있다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스스로 살아남아보며 깨달았다.


_ 김이나『보통의 언어들』187p


사람은 드물고 불빛은 여전히 화려하다.

불빛은 일상이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 힘든 시기에도 성실하게 살아내고 있다는 분투의 흔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살아야 하니까.


_ 유희열『밤을 걷는 밤』70p





오늘 지금을 살아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스스로를 칭찬해줬으면 좋겠어요.

하루 하루가 쌓인다고 절대 가벼워지지도 않고 쉬워지지도 않는데

그럼에도 뒤돌아 가지 않고 성실하게 앞으로, 오늘을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우리는 오늘도 살아남을 것이고 내일도 살아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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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밤을 걷는 밤> 유희열 https://bit.ly/3tq8Zxa

<보통의 언어들> 김이나 https://bit.ly/2WJ8HD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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