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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니 Dec 17. 2015

넷, 죽이는 것은 쉽다

죽게 하는 것이 어렵지

스물셋 여자의 글은

fiction인척하는 nonfiction일지도



사람을 죽일만큼 세상은 어리숙하지 않다.

죽게할 만큼 영악할지는 몰라도


돌이켜 보면 나는 사는 것이 힘들어 몇번이고

죽음을 선택할 뻔 했다


물론 세상은 손에 피한방울 안묻히고 이 일을 능숙하게 해낼지도 모른다


이렇게 사라질 바엔..

버티자

부서져버리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너무 순 했고
여렸다
그에비해 세상은 날카로웠고
폭력적 이었다
나는 매일 부서져 깨져
산산조각이 났다

그러던 하루


한 꼬마가 가루가되어버린 나를 움켜쥐었다
"부드러워!" 아이의 입술이 말했다
산산조각이 나버린 나는 두려울 것이 없었고


순수앞에 온화할 수 있었다
부끄럼없이 아이의 눈을 바라보았고
두려움 없이 나를 보였다

폭력에 부서지는 것을 두려워 말자
부드러워지는 것은 얼마나 멋진 일인가



버틴다는 것은 소중한 이름을 지킨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렇다


죽는것은 쉽다

죽지 않는 것이 어렵지


그렇기에 산다는 일은 아주 강인한 일이다


살아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이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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