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개월이 되어서야 쓰는 육아 일기
재택하는 아빠의 하루의 일과는 보통 이렇다.
9시 쯤 아기에게 얼굴을 찰싹찰싹 맞으면서 기상
아기를 화장실로 안고 가서 엉덩이를 씻기고 기저귀를 바꾼다.
아기에게 아침을 주기위해 밥을 데운다. 엄마가 일어나면 엄마와 바통 터치를 하고 모니터 앞으로 출근.
엄마가 피곤한날은 아빠가 밥을 준다. 밥을 주고 다시 씻기고 로션을 발라준다. 그리고 출근.
점심까지 일을 하고 밥을 빠르게 먹는다. 그사이에 엄마는 아기밥을 주거나 집안일을 하고 있다. 아기가 밥을 먹었으면, 씻고 다시 기저귀를 갈아준다. 엄마가 설거지를 다 끝낼때까지 아기와 놀아준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다시 자리로 복귀.
점심부터 저녁까지 아기가 30분에 한번씩 놀아달라고 하는데, 무시하면서 일하는게 쉽지 않다. 아기가 울면 잠깐 달래고 다시 업무에 복귀한다. 저녁이 되면 아기를 씻기는 일은 아빠의 일이다.
야근을 안하는게 최고지만, 야근을 하게 되는 날은 아내에게 양해를 구한다. 저녁에 1시간 정도 밥먹고 씻기고 놀아주고 아기가 잠을 자러 아내와 들어가면 다시 일을 하러 간다.
일이 끝나고 아기가 완전히 잠들면 이제 약간의 자유시간이 생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것도 아기가 완전 잠든 시간이다. 물론 이 시간도 너무 무리하면 안된다.
아기가 새벽 5시~6시쯤 한번깨기 때문이고, 그때 달래서 잘 재우면 다시 8시에서 8시 반사이에 깨기 때문이다. 체력관리가 매우 중요하다.
주말에는 그냥 하루종일 아기를 먹이고 씻기고 나도 먹고 집안일 하고 씻고 이것저것 하면 해가 지고 있다.
육아하면 우울증 걸린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조금은 알 것 같다. 쉼이 없다. 내 시간이 없다. 자유가 없다. 아마 아기가 잠을 잘 안자고 있다면, 육아일기를 쓰는 것도 아마... 할생각을 안했을 것 같다.
그래도 아기가 잘 자라줘서 고맙고, 매일 매일 아빠 엄마 얼굴을 보면서 웃어주는게 참 사랑스럽고, 우리 가정에 주신 선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올해는 책을 써야해서 밤이나 아침 일찍 계속 글을 써야하는데...
아기가 오늘 처럼 시간을 잘 주면 좋겠다~
아프지 않게 잘 자라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