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차 직장인도 직무변경이 가능한가요?
이 글을 아래와 같은 분들께 추천드리며, 회사생활에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록합니다.
- 직무전환(커리어전환)을 꿈꾸시는 분
- 나만 왜 이렇게 회사생활이 힘들까 고민하는 분
- 주도적인 삶을 살고 싶은 분
- 회사생활에 자신감이 없어 용기가 필요한 분
나를 오래 지켜본 지인은 내가 3가지 실수를 했다고 말했다.
첫 번째, 너무 앞서간 것
직무 면담 시 실장님은 내게 이동을 원하는 부서에 자리가 있는지 확인했냐고 물었다. 물음에 답할 수 없었다.
왜냐면 이동을 원하는 팀에서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같은 물음을 받자 섣부르고 투명하게 내 패를 보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몰라 공백이 이어질 때면 내가 견디지 못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마음과는 다른 말들도 나왔다. 내가 말을 하면서도 위축된 상태로 대화를 하려니 나조차도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지 몰랐다.
두 번째, 솔직하지 못한 것
실장님 입장에서도 부하직원의 갑작스러운 일탈이 유쾌하게 다가오지 않았을뿐더러, 티오 확인도 없이 무모하게 행동한 것처럼 비쳤을 것 같다.
금요일 면담 이후 멍 때리는 나를 보며 지인은 월요일날 재면담 신청해서 만회하라고 하였다. "처음 진행하는 직무 면담이다 보니 생각 없이 제출한 것 같습니다. 실장님 입장에서는 갑작스럽고 황당하게 느껴지셨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죄송합니다. 다시 직무기술서를 제대로 작성하여 제출하겠습니다.“ 등의 표현으로 상대의 기분에 초점을 맞추어 말하라는 것이었다. 어쨌든 회사를 당장 나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고 회사 분위기도 인원 감축을 하는 분위기여서 이 상태라면 눈엣가시가 될 테니, 엎드릴 때는 납작 엎드릴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너무 긴장한 탓에 재면담을 하면서도 변명만 늘어놓고 왔다. "오해가 있었다. 이 일이 힘들거나 맞지 않아서 작성한 것은 아니었다. 면담 직후 너무 고민이 많아졌다" 등등 상대방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아니에요 식의 변명이 되었다. 실장님은 별다른 얘기 없이 가볍게 넘기셨지만 속으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는 일이다.. 솔직하게 말하지 않음으로써 내 마음에 불편함이 계속 남아있다. 차라리 솔직하게 이야기 했다면 이미 벌어진 일이라
어쩔 수 없다며 단념하고 털어낼 수 있었을텐데..
세 번째, 마음이 들떠있었던 것
내가 가고 싶은 팀의 팀장님과 점심을 먹었을 때 인원을 보내는 부서와 받는 부서 사이의 타이밍이 중요하다고 말하였지만 티오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직무기술서는 재량껏 작성하여 제출하라고 하였지만 이동 가능성에 대해서는 답변이 불분명했다. 마치 바로 이동할 수 있는 것처럼 들떠서 판단력이 흐려졌다.
글을 작성함으로써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회고하고 반성한다. 기회가 왔을 때 솔직하게 들뜨지 않고 상황을 보며 섣불리 행동하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휘청거리며 걸어가는 이 과정이 누군가 보기에는 어리숙하게도 느껴질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나에게는 모든 게 미숙하고 서툴렀다.
경험을 나누는 일이 민망하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글로 남기는 이유는 두가지다. 10년의 과거를 반복하고 싶지 않았으며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은 나처럼 휘청거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직무 전환은 현재 진행형이다. 앞으로의 과정이 어떤 결과가 될 지 모르지만 어떤 결과든 담담히 받아들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기록하며 나아가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