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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nda Oct 02. 2023

참으로 길고 길었던 여름, 그 끝자락

2023년 도쿄의 여름은 참으로 길었다.


6월부터 찌는 듯한 더위가 시작되었다. 9월 말까지 낮기온이 32도까지 올라가는 날도 있었다. 길고도 길었던 여름은 10월의 시작과 함께 조금씩 사그라지는 듯하다. 여전히 긴팔은 무리이다. 조금 걷다 보면 또 땀이 흐른다. 그래도 가을바람이 불어온다. 걷기 정말 좋은 날씨가 드디어 되었다.


나의 길고 길었던 2023년 여름, 많은 것들을 했다.


여름의 제주와 제주의 바다가 그리웠고 그런 제주의 바다를 봤다.

서핑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드디어 서핑을 배워보았다.

여름 동안 나는 소설책 4권을 읽었다.

이별의 상처가 가시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여름 동안 지난 이별의 상처를 모두 지웠다. 가끔 드문드문 생각이 나는 건 말고는 더 이상 지난 이별 때문에 슬퍼하지 않게 되었다.

여름동안 새로운 모임에 2번이나 참가했다. 일본에서 하는 한국인 독서 모임에 참가했고 랜덤으로 진행하는 파티에도 참석해서 여러 사람을 만났다. 내게 새로운 모임을 혼자 참가하는 데는 큰 용기가 필요했다.

이번 여름은 유독 스스로를 돌아보았다. 그런 시간을 많이 가졌다. 그래서 매일 쓰고 있는 일기를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열심히 기록으로 남겼다.

나에게 좋지 않다고 생각하는 인연과 단지 친구가 없어지면 가끔이라도 함께 어울릴 친구가 없어지는 게 두려워 유지했었는데 그 관계를 끊어냈다. 한 명의 친구를 잃고 나는 다시 새로운 친구를 만들었다.

여름 제주 여행이 후 가족과의 부산여행을 계획했다.

새로 읽은 책이 읽었는데 그 책 덕분에 내가 생각하는 많은 것들에 변화가 있었다. 마음에 큰 울림을 주는 책을 읽는 건 참 오랜만이었다.

그 책은 원하는 것을,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었는데, 예를 들면 끌어당김의 법칙이나 시크릿과 비슷한 개념의 자기 계발서인데, 책을 읽으며 내가 스스로 얼마나 나 자신에 대한 의심과 확신이 없이 부정적이 마음으로 인생을 살아왔는지 절절하게 느끼게 되었다. 나는 요즘 내면의 나에 대한 부정과 불확실에 대한 의심을 지우는 연습을 인생 처음으로 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명상을 하기 시작했다. 여전히 쉽지는 않지만 하루에 10분씩 해보려고 하고 있다.


이렇게 글을 써보니 눈에 보이는 그 어떤 것도 이루지는 못했다. 수치로 정해질 수 있는 그 어떠한 결실도 맺지 못했다. 다만 보이지 않는 것들을 하나씩 채워갈 뿐이다. 참 길고도 길었던 여름만큼이나 나는 유독 이번 여름 나 스스로에 대한 많은 것들 생각하는 늦은 성장통을 겪었다.


나를 채워갔던 이번 여름, 미래 나는 어느 날 2023년의 여름을 어떻게 기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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