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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성 이봉희 Dec 26. 2024

[ 판타지 여행으로 가는 출석 ]

제10장-씨앗의 싹틈

2024년 12월 26일 목요일


제10장: 씨앗의 싹틈

루멘스호가 빛의 정원을 떠난 지 며칠이 지났다. 그동안 선원들은 씨앗을 분석하고, 그것이 품고 있는 가능성을 이해하려 애썼다. 그러나 씨앗은 여전히 신비로운 빛을 내며 침묵을 유지했다.


카이라는 씨앗을 손에 들고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그녀는 그 빛의 따스함과 그 안에서 느껴지는 무한한 가능성에 경외감을 느꼈다. 그러나 동시에 그 책임감의 무게에 짓눌렸다.


“카이라, 씨앗은 아직 반응이 없어?” 리안이 다가와 물었다.


“아니, 하지만 그 안에 생명이 있다는 건 분명히 느껴져. 마치… 우리를 기다리는 것 같아.”


리안은 창밖의 우주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었다. “만약 이 씨앗이 정말 새로운 세계를 창조할 수 있는 열쇠라면, 우리가 선택한 방향이 옳은지 확신할 수 있을까?”


카이라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확신할 수 없어. 하지만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야. 우린 빛의 가르침을 따르고, 그 씨앗을 올바르게 사용할 방법을 찾아야 해.”



그날 밤, 씨앗이 처음으로 반응했다. 마치 그들 내부의 혼란과 고민을 느낀 것처럼 씨앗이 강렬하게 빛나며 맥동하기 시작했다.


“이건 무슨 일이야?” 리안이 놀라 소리쳤다.


아르카가 서둘러 스캔을 시작했다. “씨앗이 내부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어. 마치 우리와 교감하려는 것 같아!”


씨앗은 점점 더 밝아지더니 선원들 모두의 마음속에 목소리를 전달했다. 그것은 말이 아니었고, 빛의 언어였다. 색과 감각으로 이루어진 메시지가 그들 모두의 내면을 울렸다.



씨앗은 그들에게 각각의 질문을 던졌다.


“너희는 진정으로 이 힘을 사용할 준비가 되었는가?”


카이라는 깊은숨을 내쉬며 대답했다. “우린 준비하려 노력하고 있어. 하지만 네가 우리를 시험하려는 거라면, 우린 기꺼이 응할게.”


빛은 그녀를 감싸며 말없이 그녀의 결의를 인정하는 듯했다. 이어 씨앗은 그녀에게 새로운 기억의 조각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한때 이 씨앗을 사용했던 또 다른 문명에 대한 기록이었다.


그 문명은 씨앗을 이용해 풍요로운 세계를 창조했지만, 결국 그 힘을 서로 차지하려다 스스로 멸망하고 말았다.


“이 씨앗은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카이라가 중얼거렸다. “그건 선택을 시험하고, 그 선택의 결과를 보여주는 거야.”



씨앗은 그들을 새로운 장소로 데려갔다. 그것은 우주에 떠 있는 거대한 시험장이었다. 빛의 강과 숲, 그리고 끝없는 별빛이 공존하는 곳에서 씨앗은 그들에게 또 다른 시험을 던졌다.


“너희가 원하는 미래를 보여라. 그리고 그 미래를 만들기 위해 무엇을 희생할 준비가 되었는지 증명하라.”


카이라는 선원들을 돌아보며 말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쌓아온 지식과 경험이 필요해.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가 믿는 조화와 균형의 가치를 씨앗에 보여줘야 해.”


리안은 씨앗 앞에 서서 자신만의 비전을 보여주었다. 그는 지구와 화성이 다시 연결되고, 인류가 함께 평화를 이루는 세상을 꿈꿨다.


아르카는 자연과 기술이 완벽히 융합된 세계를 보여주었다. 첨단 기술이 자연을 파괴하는 대신, 오히려 자연을 보존하고 성장시키는 도구가 되는 미래였다.


마지막으로 카이라는 자신이 상상하는 미래를 보여주었다. 그것은 모든 생명이 각자의 빛을 발하며 서로 연결되고, 더 이상 경계나 분리가 없는 세계였다.



씨앗은 그들의 비전을 모두 받아들이며 천천히 맥동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 안에서 작은 싹이 자라기 시작했다.


“이건… 씨앗이 진짜로 반응하고 있어!” 아르카가 감탄하며 외쳤다.


씨앗은 마치 생명체처럼 자라나더니 그들 앞에서 작은 나무로 변했다. 나무는 빛의 열매를 맺으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의 선택을 인정한다. 너희는 빛의 유산을 품기에 적합하다. 이제 너희의 세상에 이 씨앗을 심어라. 그것은 너희가 선택한 미래를 꽃피울 것이다. 그러나 명심하라. 그 미래는 너희의 책임 아래 있다.”


카이라는 씨앗을 손에 들고 조용히 다짐했다. “우린 절대 이 책임을 잊지 않을 거야. 이 씨앗을 올바르게 사용해서 우리가 꿈꾼 세상을 만들 거야.”


루멘스호는 다시 항로를 설정했다. 이제 그들은 지구와 화성으로 돌아가 씨앗을 심을 준비를 해야 했다. 그 씨앗이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그들 모두는 새로운 시작의 주인공이 될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씨앗의 싹틈은, 인류와 우주를 잇는 새로운 희망의 출발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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