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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앵두 Sep 12. 2023

크루즈 승무원의 기항지 #17. 스웨덴의 스톡홀름

<다시 쓰는 크루즈 승무원 일기>


2017년 6월 2일 스톡홀름, 스웨덴 


셔틀버스를 타고 나가야 한다는 것 밖에는 모른 채 오전 근무를 마쳤다. 꼭 근무 끝나는 시간이 가까워지면 일이 생긴다. 갑자기 테크니션이 추가된다든지. 


사실은 갑자기 추가된 것은 아니고 사람들이 팔로업하지 않은 것이었다. 다행히 내가 처리해야 할 부분은 처리하고 나왔다. 급하게 옷을 갈아입고 나오니 셔틀버스가 기다리고 있었다. 운이 좋게  바로 출발했다. 


그런데 문제가.. 핸드폰 충전하는 것을 깜빡했다. 캐빈으로 돌아와서 옷을 갈이 입는데 아차 싶었다. 하는 수없이 40프로 배터리를 가지고 나왔다. 혹시나 해서 충전기를 챙겼는데, 여유롭게 앉아서 충전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잘 안다. '아껴서 사진을 찍으면 그래도 괜찮겠지' 위안하면서 버스에 올랐다. 


눈으로 많이 보고 가지 모ㅠ 운전기사님이 굉장히 친절하셨다. 내리기 전에 구시가지는 어디고, 신시가지는 어디인지 설명도 해 주셨고, 돌아올 때는 많은 버스들이 기다리고 있으므로 잘 보고 타라고 당부도 하셨다. 


지도가 친절하지 않았으므로 먼저 앞에 보이는 궁전으로 갔다. 궁전 앞에는 행사가 있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미 모여있었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아마도 12시에 행사가 있나 보다 생각을 했다. 


궁전이니까 입장료가 있겠구나 생각했는데, 표를 구매하는 빌딩이 있었다. 궁전과 박물관 그리고 근처 교회까지 둘러볼 수 있는 표를 180을 주고 구매하였다. 한국 돈으로는 2만 원 정도. 7일 유효기간인 티켓인 것으로 보아 시간을 가지고 자세히 돌아보면 시간이 꽤 걸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2시간이 있다면, 4시간이 있다면 하는 설명이 나와있었다. 나는 궁전과 교회만 봐도 성공이겠다 싶었다. 


지하 2층 정도 되는 곳에는 왕과 여왕이 사용한 왕관과 칼 등 장신구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사진은 찍지 못하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실내가 매우 어두웠고 주변은 돌로 되어 있었다. 


1700여 년이라고 표기된 것을 보니 벌써 300여 년 전에 사용된 것이다. 사용은 자주 하는 것이 아닌 듯 보존 상태가 깨끗했다. 정말 인지 아니면 모조품인지는 모르겠으나, 색다른 구경을 할 수 있어서 좋았다. 


덴마크에서는 왕관 전시는 없었던 듯하다. 우리나라 왕과 왕비의 장신구들이 생각이 났다. 머리에 화려하게 장식하는 그런 장식품 말이다. 


관광객들이 많아서인지 각 방마다 안내 직원이 배치되어 있었다. 실내에는 단체 관광객들로 붐볐다. 


덴마크에서는 너무나 관람객이 없는 상태에서 조용히 관람을 했던 터라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리고 창문이란 창문들은 모두 커튼으로 가려 놓아서, 페인팅 안, 가구, 벽면의 장식 등의 색을 제대로 보기도 어려웠다. 


화려함이 있다면 화려함이 있었지만, 지나치게 넓은 실내가 조금은 부담스러웠다. 곳곳이 공사 중이었다. 좀 더 새롭게 태어나려고 준비 중인 것을 알 수 있었다. 


나와서 교회를 찾아서 걷기 시작했는데, 작은 광장이 나왔다. 분수도 있었고, 사람들은 레스토랑에서 카페에서 저마다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골목과 골목이 많이 붙어 있어서, 말 그대로 유럽을 느낄 수 있었다. 


하나 이미 많은 유럽 도시들을 보고 온 터라 아. 그렇구나. 정도의 감흥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조금 걷고 작은 다리를 건너니 교회가 나왔다. 규모도 크고, 스웨덴 특유의 문양도 있었다. 그리고 관으로 보이는 무덤이 몇몇 있어서 조금은 음산한 마음도 들었다. 


배가 고파서 뭔가를 먹어야 했다. 레스토랑 곳곳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보였다. 나는 시간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조금 불안했다. 조금 더 구경하자 싶었다. 


냉장고 자석과 도자기 골무를 사고, 버스 타는 곳 쪽으로 걸어왔다. 


이제는 돌아가야 할 시간. 짧은 시간이라 더욱더 아쉬웠지만, 그래도 스톡홀름. 유명한 도시답게 세련된 느낌을 가지는 곳이었다. 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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