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근희 Sep 18. 2021

가을날의 고양이

곁에 가고 싶은 마음과,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의 공존


태풍이 남쪽에서 한바탕 하고 물러가는 시각

유난히 밝고 깨끗한 하늘과 포근했던 태양빛이

가을의 한 귀퉁이를 매만지고 있다는 사실을 확연히

알려주던 그 청량한 정오쯤,


볕을 쬐며, 가을을 만끽하는 고양이 한 마리

그리고 그 옆에 

주저하는 나


곁에 머물고 싶은 나와, 그 휴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마음 가운데

그 중간의 경계에 머물러 셔터만 누르는

슈뢰딩거의 사진사



매거진의 이전글 모든 아버지의 뒷모습,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