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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일매일성장통 Oct 29. 2018

너에게 쓰는 편지 part2

- 환상과 모험의 세계를 너와 함께 -

사실 놀이동산은 말이야.. 

학교다닐때는 한번 가는게 로망인 곳이었고, 

연애할때는 일종의 필수코스라고 생각했어. 


이제와서 말인데, 

아빠랑 연애하던 시절 

두번째 만남에선가 에버랜드를 갔어. 


때마침 할로윈 이벤튼가 한창인 때였고, 

북적북적이는 분위기를 무척 좋아하는 나로써는 

정말 설레는 데이트였지. 


그런데 말이야, 네 아빠는 뭔가 불편해 보였어. 

각종 희한한 분장을 하고, 코스툼을 입고 

여기저기 활보하는 사람들에 

자연스럽게 섞이지 못하는 느낌이랄까?


그날따라 입고 온 의상도 놀이동산에 어울리지 않는 

정장스타일이었지. ㅋㅋ

사실 뭐, 놀이동산의 분위기에 잘 어울리고 안어울리고가 

그 사람을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은 아니잖아?


워낙 흥많고 사람 많은 걸 좋아하는 나와 

다소 다른 성향의 사람일 뿐이니 말이야. 

근데 그때는 얼마 만나지 않은 사람이어서 그런지 

뭔가 불편해 보이는 그 사람의 모습이 

물론 애써 맞추려 노력하고 있지만 

진짜로 즐기고 있지 않은 거 같은 느낌이 

뭔가 찜찜함으로 남았단다. 


그 만남에서 스톱을 외쳤다면 

아마 너를 만날 수 는 없었겠지?


하지만 나와 조금 다른 성격일뿐 

그것이 결혼까지 이어지는데 걸림돌은 되지 않았고, 

결국 너를 만날 수 있게 되었지. 


놀이동산 나들이는 

그 이후 너를 낳고, 돌이 조금 지나서 첫 시도였으니 

거의 2년만이었던 거 같아. 


너를 데려가기 전부터 설렜어. 

이젠 내가 짜릿한 스릴만점 놀이기구들을 

즐길수는 없겠지만 


뭔가 말 그대로 환상과 모험이 가득한 세계에 

너를 풀어놓으면 

호기심 어린 눈을 반짝이며 

네가 얼마나 좋아할까 하는 생각에. 


첫 시도는 <롯데월드> 

그리고 <서울랜드>

마지막은 <에버랜드> 


3대 놀이동산을 너와 함께 다니며.. 

갈때마다 더 많은 반응을 보이는 모습에 

놀라울 뿐이었지. 

하루하루 네가 크고 있구나.. 


처음 간 롯데월드는 그야말로 아기였어 네가. 

뭔가 겁먹은 표정으로 

회전목마에 올라타서도 내 목을 끌어안고 

도통 즐기지 못했어. 


퍼레이드를 보면서도,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도 

즐겁지만 아직은 겁먹은 네 모습.

아마도 너무 큰 세상이었겠지. 새로운 세상. 


그리고 시도한 서울랜드. 

티켓이 한창 싸게 나오길래 

일단 질러놓고 

너와 나들이겸 다녀왔는데, 

그래도 한번 가본 이력이 있어서인지, 

제법 즐기더라고. 

놀이기구도, 그리고 분수며 캐릭터 모형 하나하나도.. 


에버랜드는 사실 짧은 시간 내에 

돌아다니기에 한계가 있었고, 

동물들과 놀이기구들이 공존한 곳이기에.. 

네가 크면 반드시 몇 번이고 와서 

많은 것들을 봐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만들었지. 


이제 22개월..

아직은 두 돌도 채 되지 않은 너에게 

세 곳은 그저 흥미로운 것들과 

재미나게 너의 몸을 움직이는 것들과 

수많은 사람들로 가득찬 곳이었겠지. 


그래도 신나게 뛰어다니고, 

모든것에 관심있는 네 모습에 

놀이동산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한 기분이었어. 


아마 네가 없이 

누군가 그냥 놀이동산에 가서 

회전목마만 타고 오라고 했다면 

대체 왜 가라는 거냐고 항의했을거야. ㅎㅎ


아마 앞으로도 너와 함께 놀이동산은 

수도 없이 가게 되지 않을까?


왠지 갈때마다 달라진 네 모습과, 네 반응에 

갈때마다 새로운 곳으로 기억될 거 같아. 


역시 환상과 모험의 세계는 

현실공간에서 탈피해 

동심으로 돌아가기에 참 적절한 장소지? 


마치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 나오는 거대한 공장처럼 

거대한 꿈공장같다고나 할까?

돈 많이 잡아먹는 꿈공장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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