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iven은 give의 과거분사가 아니다 (아니라고 외우자)
미국에서 공부를 시작한지 이제 겨우 한 학기. 이 짧은 시간 동안 건진 소중한 표현이 하나 있는데 바로 given이다.
이미 given을 아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쉬운 표현이라서, 어떻게 이런 것도 모르고 미국에 공부하러 왔냐고 나를 놀릴 수 있겠지만, 창피하게도 나는 이 given을 여기 와서 알았다고 실토하고 싶다. 해커스에서 토플 공부할 때 살짝 마주친 느낌도 들지만 여기 와서 본격적으로 이 친구와 친해지기 시작했다.
소제목에 given은 give의 과거분사가 아니라고 썼지만, 영어사전을 찾아보면 과거분사가 맞다. (읭?) 내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given을 give의 과거분사처럼 해석하면 절대 안된다는 점이다. 자, 다음 문장을 해석해보자.
Given the figure of NASA, we know that the temperature of the planet has been increasing.
'지구의 온도는 높아지고 있다...NASA의 통계가 주워졌을 때? NASA의 통계가 주워진다면?'
쫌 많이 어색하다. 여기서 Given은 '~를 고려하면', '~을 고려할 때'로 해석해야 한다. 그렇다. Given의 품사는 당당하게도 전치사다. for, by, of 와 같은 그룹에 속한 아이다. 나도 한국에서 영어공부를 할 때는 '주워진'으로 해석을 하곤 했었는데, 그 때마다 어색함을 느끼면서도 자세히 따져 보지는 않았다. 그러나 학교 발표나 논문에서 이 단어를 상당히 많이 접하면서 찾아보지 않을 수 없었다. 비슷한 표현으로 Considering that~ 이 있다.
그럼 다음 문장도 해석을 해보자.
She is ignoring the given rule of our campus.
'그녀는 학교의 룰을 고려할 때 무시하고 있다?'
이번엔 앞서 말한 '고려할 때'로 해석했지만 또 뭔가 어색하게 느껴진다. given은 전치사 말고 형용사로도 쓰인다. 이 문장에서는 rule 을 꾸며주는 역할로 '주어진' 이라고 해석해야 한다. 즉 given rule은 '주어진 룰', '이미 정해진 룰'이라는 뜻이다.
given의 생김새 때문에 give의 과거분사겠거니 막연히 생각하면서 해석을 하면 정확한 독해가 안된다. 대체로 문장 처음에 'Given 명사구'로 나오면 '~를 고려할 경우'로 해석해야 하고, 문장 중간에 동사 자리가 아닌 형용사 자리에 given이 있으면 '주어진'으로 해석해야 한다. 혹은 문맥의 흐름을 보고 자연스럽게 판단하면 된다.
내가 given에 대해 늦은 깨달았다는 건, 분명 영어 좀 배웠다는 사람들 중에서도 given을 두루뭉술하게 해석하고 넘어간 사람이 몇 명은 있을 것이라는 짐작을 가능케 한다. given의 두 가지 뜻 외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