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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기영 Jan 14. 2019

자연스럽고 매끈하게 대화 끝내기

That's it. 

커피를 주문하고 나서, 샌드위치를 시키고 나서, 신문을 사고 나서. 

거의 대부분, 점원은 내게 더 필요한 게 없는지 물어본다. 

Anything else I can do for you? 


그러면 나는 보통 우리말로 “네 이게 전부입니다”를 영어로 바꿔서 대답하곤 했다. 별생각 없이. 

Yes, this is everything. 때론 Yes, this is all. 


지금 생각하면 정말 생각이 없었던 것 같다. 

내가 이렇게 답하면 상대방은 what else? can you say that again?라고 반응하곤 했다. 

그럼 나는 뭐라고 답할지 몰라 약간 당황하기 시작한다. 

Ah I’m done. thank you. thank you.라고 얼버무리며 대화를 얼른 끝내버렸다. 

물론 상대방도 ‘뭐라는 거지?’라는 느낌의 어색한 표정을 짓기는 마찬가지였다.


겨우겨우 결제를 마치고 매장을 나오면 언제나 드는 느낌은 일종의 찝찝함이었다. 

내가 뭘 잘못 말한 거지? everything 발음이 잘못됐나? 

아무리 봐도 그건 아닌 것 같았지만… 어떻게 해야 상대방이 ‘이게 전부인가요?’라고 물어봤을 때 자연스럽고 매끈하게 대화를 끝냈을 수 있을지 궁금해졌다. 


생각해보면 우리가 교과서나 참고서에서 배우는 영어는 대부분 대화를 시작하는 표현이다.

그냥 Hello 나 Excuse me라고 하면 된다. 혹은 How are you다. 그럼 상대방이 알아서 반응해준다. 

근데 대화를 적당히 마치는 표현은 무얼까… 그냥 Thank you? 

더 필요한 게 없냐고 물어봤는데 그냥 Thank you? 혹은 I’m fine? 뭔가 많이 부족하다. 


그러나 어느 날 외국인 친구가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주문하고 마지막에 That’s it!이라는 말을 하는 걸 듣게 되었다. 

바로 사전을 찾아보니… 그랬다… 뭔가가 끝났을 때 쓰는 표현이었다. That’s it.

https://www.merriam-webster.com/dictionary/that%27s%20it


대화의 시작도 중요하지만 끝을 어떻게 맺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요즘 많이 느끼고 있다. 

대화를 자신 있게 끝낼 수 있다면 대화를 자신 있게 시작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대화는 무수히 많은 선택의 연속이면서 동시에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교류다. 

자연스럽고 매끈하게 대화를 끝내는 법에 대해서도 더 공부를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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