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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엄마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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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열매한아름 Aug 12. 2023

엄마 그만 좀 불러

육아, 그 노동 현장

육아는 노동이다.

마음 노동이고 육체 노동이다.

마음과 관심을 써야 하고, 그에 못지 않게 몸을 움직여야 한다.


내가 늘 차고 다니는 스마트 워치에 ‘일어서기’ 횟수를 하루에 열두번 채우라는 미션이 있는데  

다른건 몰라도 그 횟수 만큼은 항상 채운다.

아이들과 있으면 엉덩이를 붙이고 오래 앉아있을 새가 없기 때문이다.


우리집은 6살 5살 아들이 2명이다.


엄마 배고파

엄마 맛있는거 없으까?

엄마 티비 다른거 볼래요

엄마 응가 했어요. 닦아주세요.

우유 줘.

물 줘.

이거 맛 없어.

씻기 싫은데

오늘은 머리 안 감을래


무언가를 요구할 때는 엄마를 쉴새 없이 부르는 아이들.

하지만 내가 그들을 부를 때... 그들은 응답이 없다.

귀를 닫고 있다.


그래서 아들 둘 키우면서 생긴 이상한 말 습관이

똑같은 말을 3번 연달아 빠르게 말하는 것이다.


“안돼 안돼 안돼”

“빨리 빨리 빨리”

“차 와 차 와 차 온다구!”


아이들이 어린이집에 가있을 때,

‘오늘은 우리 애들 더 많이 사랑해줘야지’ 다짐하지만

엉덩이를 수십번 들썩이며 왔다갔다 하고..

말도 안되는 떼를 반복해서 듣고, 설득하고 하다보면

마음도 몸도 진이 빠진다.


’마음은 원이로되 육신이 약하도다‘

이럴 때 쓰는 말 맞나요, 예수님?


그래서 나도 모르게

‘엄마 그만 좀 불러’... 라던가

‘엄마는 정말 할 일이 많아. 엄마 몸은 하나라고..’ 하면서

아이에게 하소연 하게 되기도 한다.


이럴 때

한 사람이라도 곁에서 함께 하면 힘이 된다.

적극적으로 육아에 동참하는 아빠가 제일 좋고,

가끔 마음 놓고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부모님이 가까이 살아도 좋고.. (우린 양가 모두 멀리 거주하심)

믿고 보낼 수 있는 보육 시설(어린이집, 유치원)과 선생님이 있어서 참 감사하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데

한 아이의 양육이 오로지 한 사람에게만 집중되어있는 시대를 살아가는..

엄마들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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