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아무개 Mar 07. 2019

사랑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진정 힙스터

사랑이 밥 먹여준다

올해 4월이 되면 난 1년차 사회인!

올해 4월이 되면 난 4개월차 주부!



한 때, 패션 스타일리스트를 하면서 난 힙한 사람들과 어울린 적이 있었다.

때로는 트랜드에 민감하고 어딘지 모르게 요즘 사람 같은 그들을 동경하기도 했다.

함께 일탈 비스무리한 행동도 해보고, 같이 놀기도 했다.

그리 오랜 기간은 아니었지만 몇번 겪어보니 집순이인 내가 힙해지는 것은 욕심이었다.


요즘도 가끔 인스타그램을 보면 여러 힙스터들이 보인다. 멋있는 자신의 모습들로 피드를 채우고, 곳곳에는 내가 언젠가 해보고 싶은 타투가 희끗희끗 보인다. 내가 이 얘기를 하는 이유는 언젠가 나는 그런 힙한 사람과 평생을 함께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어쩌면 예술적인 분야의 종사자를 일컫기도 한 것 같다. 그런데 살아보니 살고 보니 나는 성실한 직장인 남편과 결혼을 했다. 오늘 문득 예전의 내 생각은 어디로 간 것인지 변한 것인지 이루지 못한 것인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누가 더 나은 사람인가를 따지기 위함은 아니었지만 내 생각은 어째 우리 남편이 진짜 힙스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튀는 옷 싫어합니다.

무채색을 좋아하고 빛바랜 것을 좋아합니다.

간혹 이상한 말을 하는 나를 평범한 것으로 누르곤 합니다.


이런 남편이 가장 힙한 이유는 바로 엘오븨이, 러브.

사랑을 기가 막히게 잘 다루는 사람.

서운한 마음이 가득 차 눈물만 흘리는 나를 잘 달래고,

어딘가 모르게 따뜻하고,

언제부터인가 내가 이 사람의 0순위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이집 사랑 잘하네.

예민하고, 트랜드에 민감하고, 남들이 하지 않는 무언가를 앞서서 하는 정의의 집합이 힙스터라면

진득하고, 자기의 스타일을 좋아하고, 내가(와이프) 하는 무언가에 더 집중해주는 남편이 나에겐 힙스터다.


나의 브런치를 수시로 방문해서 '요놈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보려는 오빠에게 오늘도 나는 알림 없는 편지를 쓴다.

작가의 이전글 아빠는 울지 않았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