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브런치북을 마치며

by 초유니

이 글을 쓰며 종종 되물었다. “내가 이런 능력을 정말 가지고 있었나?” 처음에는 망설였다. 하지만 하나하나 써 내려갈수록, 나는 내가 얼마나 많은 관계의 순간을 조용히 감당해왔는지를 떠올리게 되었다. 말보다 행동으로 신뢰를 쌓고, 어색한 분위기에서 먼저 웃으며 균형을 맞추고, 누군가의 슬픔 앞에서 괜찮다는 말보다 함께 조용히 있어주는 사람이었던 나. 그렇게 스무 가지 능력을 써 내려가면서 나는 마침내, ‘나를 믿을 수 있는 이유’를 찾아냈다.


이 짧은 브런치북에 담긴 능력들은 거창하거나 특별하지 않다. 하지만 그만큼 소중하다. 공감, 경청, 갈등 해결, 경계 설정 같은 기술들은 내가 매일같이 써왔지만, 한 번도 그것이 '능력'이라고 생각해 본 적 없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관계를 맺고 또 놓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주기도, 받기도 한다. 그럴 때 필요한 건 대단한 기술이 아니라, 나와 타인을 존중하는 섬세한 태도라는 걸 이제는 안다.


우리는 모두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리고 관계를 지탱하는 건 인간적인 기술이다. 나는 이제, 나의 능력을 당연하게 여기지 않기로 했다. 내 안의 감정 조절력, 침묵의 여유, 유머의 센스, 그리고 작지만 지속적인 관심의 힘을 믿기로 했다. 이 책을 덮는 지금, 당신 역시 그런 결심을 해주었으면 한다. 우리 모두는 이미 꽤 괜찮은 사람이다. 다만, 그것을 잊고 있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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