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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짠나의일기 Jan 14. 2018

바르셀로나를 관광하다

가우디투어, 구엘공원, 벙커


아침

자꾸 새벽 4시만 되면 눈이 떠졌다. 필라테스로 얻은 체력을 스페인에서 쏟아붓는 느낌이다. 하루 5~6시간만 자는데 정신도, 마음도 생생하다. 매일매일 깨어있다.

투어 시작

아침일찍 가우디투어를 갔다. 약속시간보다 15분 일찍 도착했다. 믿을 수 없다. 내게 한국에서는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 출근 시간은 늘 8시 59분이였다.


한참 동안 투어를 진행하는 가이드를 찾았다. 사이트에서 본 이미지와는 사뭇 달라, 찾기가 어려웠다. 외모가 중요한 게 아니니까 크게 상관은 없었다.

단지 찾는게 조금 어려웠을 뿐


후기에서 본 것 처럼, 가이드는 흥도 많고 말도 많았따. 여태까지 살면서 본 사람중에 가장 말이 많았고 속도도 빨랐다. 쉴새없이 듣고 또 들었다. 반은 설명이고 반은 그의 경험담이였다. 그런데 대부분의 경험담이 부정적이라, 대체 왜 그는 여기서 사는걸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듣기 불편했다.


다른 가이드는 투어하는 동안 음악을 틀어주며 시간을 떼운다고 욕했다. 본인은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다고도 했다. 결국 난, 이어폰을 한쪽만 사용했다. 이야기만큼 적절한 음악을 사용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것 같은데.


구엘공원, 까사바뜨요
까사밀라, 사그리아 파밀리아 성당

밀린 일기를 쓰는 것처럼 한꺼번에 모든 관광지를 구경했다. 그럭저럭 괜찮았다. 가우디 하나로 이렇게나 많은 관광 명소가 생기다니 정말 대단한 사람이라 생각했다.


생각보다 현대적인 느낌이 강했지만, 충분이 아름다웠고 매력적이였다. 곡선의 아름다움과 건물 하나하나에 담긴 특별한 의미, 색감들이 예뻤다.


타일의 반짝거림, 건물 사이사이를 밝혀주는 햇빛 완벽했다. 시간이 된다면 건물 하나쯤은 실제로 들어가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아직도 짓고 있다는 사그리아 파밀리아 성당은 그 규모에 소스라치게 놀랐다.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고, 그 건축물 자체가 과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탈리아의 옛성당과는 다르게 '작품' 이라는 이름이 더 잘 어울리는 듯 했다. 대단했다. 화려하고 선명한 스테인드 글라스와 철저하게 계산된 빛의 조명으로 성당전체가 반짝반짝 빛이 났다 .




만남

가이드 투어를 하며 27살 혼자 여행온 친구 한 명을 만났다. 딱 27살 같았다. 미대를 졸업하고 기자를 하다가, 지금은 일을 그만두고 미술과 관련된 일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나도 대학생 시절, 신문사에 있었기 때문에 '기자'라는 직업이 얼마나 힘든지 아주 조금은 알고 있었다. 직업의식 없이는 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인지 그 친구의 말이 진심으로 느껴졌다.


벙커

우리는 맥주 한 캔을 사고 함께 벙커 야경을 봤다. 꼭대기에서 본 바르셀로나의 야경은 서울의 야경과는 비슷하면서 달랐다. 높은 빌딩과 건물들 보다는, 낮은 건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하나의 아름다운 도시가 만들어진 것 같았다.


누군가 들려주는 음악소리

조잘조잘 시끌벅적 각기 다른 언어의 소리들

조화롭지 않았지만 자유로워서 더 아름다웠던 벙커 야경이였다. 아마 혼자 갔으면 많이 무서웠을텐데..그 친구가 있더 다행이였고 참 고마웠다.


숙소로 가는 길

 늦은시간,  벙커를 지나 버스를 타고 까딸루냐 광장으로 향했다. 버스에 앉아 한참을 얘기하다 역을 지나쳤다. 아마 서울이였다면 잘못내린 역에서 엄청난 짜증을 냈을텐데... 아무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웃음이 났다.


잘못내린 종착역에서 새로운 여행을 시작하는 느낌이였다. 어두워진 밤이라 조금 무서웠지만, 항구를 따라 까딸루냐 광장까지 30분 가량을  걸었다.


람블라스 거리를 지났다. 어두워진 람블라스 거리는 무서웠다. 모든 상점이 문을 닫았고, 노란 가로등 몇개만 거리를 비추고 있었다. 그리고 까딸루냐 독립을 위한 냄비소리가 가득했다. 소리가 커질때마다 내 발걸음도 빨라졌다. 다행히 숙소에 안전하게 도착했고, 나는 금방 잠이 들엇다.


여행의 정석인 투어관광을 잘 마치고, 돌아온 뿌듯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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