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이었다
딱히 그럴 필요가 없었는데
어떻게든 전화를 해보겠다고
총을 그렇게 잘 쐈다
익숙함과 단절된 한 달이
무척이나 괴롭고 힘들어서 그랬다
명령으로 정해진 3분에
기다리고 있을 여자친구의 번호를
먼저 누르고 말았다
2분이었다
하지만 두 번을 다시 걸어도
들리지 않는 목소리에
황급히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1분이었다
신호 연결음이 들림과 동시에
보리냐?
하는 엄마의 목소리
번호도 뜨지 않는 집전화로
받자마자 내 이름을 부르는 엄마였다
괜찮다고
잘 지내고 있다고
그 두마디 밖에 말하지 못했는데
3분을 다 써버리고 말았다
들어가세요
마지막 말을 서둘러 전하고
내무반으로 돌아와
동기들을 부여잡고 펑펑 울었다
얼마나 기다렸으면
번호도 안 뜨는 전화에
내 이름을 부르셨을까
그렇게 다들
엄마 목소리에
애들 마냥 한참을 울었다
아직도 생생한
보리냐? 하는 엄마 목소리
받지도 않은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먼저 건
참
불효 막심한 아들 놈이었다
그래서 그날 이후로
아직도
엄마 얘기만 나오면
그렇게 울컥하나 보다
이젠 아버지 얘기에
짠해야 하는 나이인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