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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B Feb 26. 2023

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의식의 흐름대로 쓰기, 지나간 일주일동안 내가 먹은 것들

안녕하세요?

브런치에는 정말 오랜만에 들어와보네요.

빽투더퓨처의 브라운 박사와

마를린 먼로를 닮았다는 혹평과 극찬 사이에서 울고 웃는


전설의 웨이브 곱슬머리

써니B 인사드려요.


요즘 근황을 무엇을 보여드릴까 하다가 의식의 흐름대로 한번 써보려고 합니다.


저의 핸드폰에 담겨있는 사진들을 하나하나 들쳐보며 저의 일상과 근황을 알려보려고 해요.


요즘 저는 무의식적으로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는 때가 부쩍 많아진 것 같아요.


하지 말아야지 말아야지 하면서 손에 쥐면 놓지를 못할 때가 많아요. 혹시 핸드폰 쥐고 있다가 얼굴에 떨어뜨려 본 적 있으신가요? 저도 제 핸드폰에 맞아서 얼굴 깨질 뻔 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랍니다. 한번 잡으면 졸릴 때까지 누워서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 탓도 있고, 가족들 모두 각자의 손안의 세상에서 넷플릭스와 유투브 영상을 보느라 바빠진 것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가다간 큰 일 나겠다 싶어 부랴부랴 생각해낸 게 하나 있어요. 요즘 제가 제일 많이 보는  '먹고 빼는' 행위에 관해서 영상을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보자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어요.

'보는 것'이 '내'가 아니라, '하는 것'이 '나'라는 생각! 부지런히 내가 해보면서 시행착오를 겪고 그 시행착오속에서 나만의 깨달음을 얻어보자는 생각말입니다.


그래서 하루에 한가지씩 내가 본 영상에서 먹는 것을 만들어먹고 하루에 한번 이상 몸을 움직여보자는 나만의 챌린지를 시작해보게 되었어요. 요즘 제가 보는 유투브 동영상은 '건강하게 먹고 빼고'를 모토로 하는 EatFit채널입니다. https://www.youtube.com/@EATandFIT


이 유투브에는 예쁘고 날씬한 미녀가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 저같은 중년 여성이 한 명 등장해서 투박하지만, 사실적으로 관절에 무리가지 않는 운동 시범을 보여줍니다. 시간도 적당해서 10분에서 15분 정도 걸리고 따라하기도 쉽고 효과도 좋은 것 같아 마음에 들어요. 이 채널이 좋은 것은 건강한 먹거리 만들어먹는 법도 함께 공유되고 있다는 점인데, 운동도 좋지만 식단도 아주 중요하다는 걸 알기에 과감하게 채널 구독을 하고 일주일째 따라하는 중입니다.


첫날 제 눈길을 사로 잡은 것은 고구마케이크를 전자레인지로 만들어먹을 수 있다는 점이었어요.

밀가루없이 전자레인지에 고구마와 계란(흰자 거품 따로 넣기)으로만 8분 정도 돌리면 모양은 별로 안 이쁘지만 그래도 근사한 고구마 케이크가 완성됩니다. 마침 냉장고에 딸기가 있길래 옆에 삥 둘러서 장식을 해보았더니 그럴싸한 케이크가 완성되었네요. 아침부터 저 케이크 만드는 여자랍니다. ㅎㅎ방학을 맞은 아이들이 우와 전자레인지로 케이크 만들었다고 했더니 어디 보자며 다들 먹어보곤 '건강한' 맛이라며 한마디씩 거드네요.


여세를 몰아 이튿날에도 냉동실을 급습해보았습니다. 냉동실에 쿠팡에서 사서 쟁여두고 먹는 냉동 브로컬리와 냉동 닭가슴살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돌리고 냉장실 야채칸에 굴러다니는 양상추와 방울토마토, 사과를 꺼내고 삶은 계란 흰자를 얹고 노른자는 체에 걸려 데코를 해봅니다. 참깨소스도 뿌려서 입맛을 돋우니 한끼 아침 식사로 손색없는 닭가슴살 샐러드가 완성되네요. 리코타 치즈도 한 스푼 떠서 꼭대기에 얹어줍니다. 역시 무작정 움직이고 볼 일이네요. 귀찮게만 여겨지던 아침식사도 이렇게 간단하게 완성되는 것을 왜 진작진작 안 움직이고 귀찮아하기만 했을까요? 바로 바로 움직이자 다짐하며 또 하루를 보냅니다.

 


자, 이제부터는 있는 재료들을 꺼내 먹는데 집중해봅니다. 단백질이 풍부한 브로컬리빵을 만들어보았어요. 브로컬리와 부드럽고 담백한 리코타치즈와 계란을 섞어서 모짜렐라치즈 얹어 후라이펜 뚜껑 덮어 익혀주면 근사한 한끼 식사가 또 완성됩니다. 사실 치즈는 큰 딸애가 좋아해서 넣는 것인데, 리코타 치즈는 두부랑도 질감이 비슷하고 담백해서 저도 가끔 먹곤 합니다.  이날은 만들어두고 맛을 못봤는데, 큰 딸이 너무 맛있다며 출근해 있는 저에게 전화해서 엄지척을 해주었답니다.



화요일에는 제가 일하는 아동센터에서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딸기를 따러 갔습니다. 와우. 세상에나. 마트에서 파는 딸기와는 비교도 안될만큼 싱싱하고 맛있는 새콤달콤 예쁜 딸기를 따왔어요. 한 사람당 한 팩 500g씩 딸기를 따는데 잘못 만지면 딸기가 상할까봐 조심조심 딸기를 따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진지함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체험 농장 사장님이 딸기 따는 법을 알려주셨는데, 딸기 딸 때는 딸기 몸통의 2/3만큼 움켜쥔 뒤 아래쪽으로 '안녕하세요?'인사를 시키면 된다고 했는데, 정말 아래쪽으로 머리를 숙여 인사를 하고 나면  딸기는 제 통에 담겨져있지 뭡니까. 이날 저녁 저의 아동센터 아동들과 함께 움직였던 차량안은 하루종일 딸기향이 가득가득 넘쳐서 행복한 맛과 향에 취한 날이었답니다.  

광명인근에 예쁜 목공방에서 빵나무도마만들기 체험도 했는데, 저도 이날 아이들과 함께 만들고 'sunny'라는 제 닉네임을 손잡이 부분에 이니셜로 새겨넣었습니다. 집에 돌아와 세상 가장 싱싱한 바로 따온 딸기를 하얀 종지 안에 두고 블루베리 아몬드 후레이크를 함께 곁들여 간식으로 먹었는데, 확실히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은거 같애요. 제가 만들어서 그런걸까요? 나무도마위에 얹어서 맛있는 간식 먹는 재미가 한동안 이어질 것 같은 행복감이 드는 순간입니다.


바로 다음날에도 딸기로 까나페를 만들어보았습니다. 블루베리와 크림치즈, 크래커를 동네 슈퍼에서 사왔고, 슈가파우더 대신 집에 있는 녹차가루를 뿌려보았는데, 달콤한 딸기와 씁쓸한 녹차가루가 어우러져 한편의 그림같은 까나페가 완성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확실히 눈이 행복해지고 혀가 달콤해지는 순간은 모두가 말랑말랑해지나봅니다. 하루의 피로를 한입 까나페쯤으로 풀어버릴 수 있다면 저는 행복한 마음으로 까나페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손님 접대나 간단한 와인 안주로도 손색없을 것 같네요.



제가 좋아하는 두부요리입니다. 두부 한 모를 전자레인지에 2~3분 돌려 물기를 뺀 다음 으깨고 당근과 청양고추, 대파를 다져넣고 계란 2개를 풀어 섞고 전분가루와 튀김가루도 넣어주면 맛있는 두부 동그랑땡이 완성됩니다. 보기에는 거무튀튀해 보이지만, 고소한 두부 맛이 일품인 두부동그랑땡을 아이들이 순삭해주니 정말 해 먹이는 기쁨을 오랜만에 맛본거 같아요. 요즘 이래저래 바쁘다는 핑계로 한끼 식사 챙기기도 버거워했었는데, 내가 먹고 아이들이 먹는 음식이니까 집에서 있는 재료로 만들어 먹인다는 정신으로 가보려고 합니다. 많이 반성하고 있어욥!!!

이것은 전날 남은 두부 동그랑땡 재료를 후라이팬에 구워 우리집 둘째가 좋아하는 팽이버섯볶음에 섞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근사한 마파두부가 완성되네요. 이렇게 또 하나의 짬뽕 요리가 완성이 되네요. 어쨋든 까다로운 우리집 둘째의 입맛을 사로잡았으니 이번 합체 요리도 대성공입니다.  

이렇게 제가 만들어 먹은 요리를 나열하고 예쁜 그릇과 도마에 플레이팅하다보니, 저의 요즘 근황과 사는 이야기가 담겨지네요. 제 근황을 어떻게 풀어야 하나 걱정했는데 기우였나봅니다. 새로운 근황 알리기 도전 성공이지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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