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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써니B Sep 12. 2023

싱리여행의 시작

나를 미치게 하는 여행 설레임

싱가포르와 발리 여행의 줄임말. 싱가포르와 발리를 줄여 '싱리'라고 이름붙인 건 나와 여행을 같이 하게 된 그녀의 아이디어였다. 여행에 이름을 새롭게 붙여 귀여운 느낌의 싱리여행을 꿈꾸고 기획하게 된 건 아주 단순한 호기심때문이었다. 어쩌다보니 내 생애 최초 자유여행이 되었다. 그녀와 나는 코로나 이후 바다 건너 여행에 굶주려있었다. 어떻게든 내가 살고 있는 현재와 순간, 일상을 떠나 새롭게 열려진 세상으로 떠난다는 건 정말이지 나를 미치게 만들고 설레게 한다.


어릴적부터 이곳 저곳을 다니는 걸 좋아했던 나, 여기저기 떠돌면서 제1의 나, 제2의 나, 제3의 나를 만나게 된다. 여기에도 존재하고 저기에도 존재하고, 저기에서 존재하며 여기에서 존재했던 나를 떠올리는 일, 너무 신나는 상상 체험이었다. 나는 그런 시간과 공간의 다양성을 신기해했고 좋아했고 사랑했다. 장난처럼 입버릇처럼 되뇌였던 나의 여러 모습들. 나는 그것을 정말 즐겼다. 혼자서도 불쑥 새로운 곳에 들어가 경험하는 것을 즐겼다. 누군가는 안전하고 검증된 곳만 찾는다고, 위험하지 않은 일상의 안정성을 추구한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나또한 일상의 편안한 안전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느정도 익숙하고 안정되면 새로움을 찾아 헤메며 일상으로 돌아올 실험을 갈구하고 있는 내 자신을 본다.


여행 다녀온 약발이 떨어질 때쯤이면, '그렇지 이젠 떠날 때가 되었지....'를 되뇌이며, 다시 돌아올 나를 꿈꾸기 시작한다. 또 새로운 문화를 받아들이려는 상상은 여행을 떠나기전부터 이미 내 마음에 여행의 씨앗을 뿌려놓기 시작한다. 나에게 여행이란 '출발전 설렘 30%, 현재 진행 체험 30%, 돌아와 다시 여행을 꿈꾸고 그리워하는 삶 40%' 비율로 구성된다. 여행은 삶을 다시 살게 하는 비타민 같은 존재다.


그녀와 나는 여름휴가와 방학 시간에 맞추어 떠날 궁리를 하고 있던 차에 '신들의 섬'이라는 불리는 발리에 함께 마음이 머물렀다. 나는 오래전 봤었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라는 영화를 떠올렸다.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발리가 신들의 섬이니까 기도하라에 해당될 줄 알았는데, 다시 찾아보니 우리가 가려고 하는 발리는 '사랑하라'에 해당되는 곳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왠지 발리와 사랑에 빠질 것 같은 기분좋은 느낌을 안고 여행을 꿈꾸기 시작했다. 다행히 이런 즉흥적인 면이 그녀와 잘 맞았다. 그녀는 발리가 휴양지인 점, 안전하다는 점, 8월의 발리는 비가 오지 않는 건기에 해당된다는 점 등등 실리적인 이유로 나와의 여행구상에 동참하게 되었다.



밑도 끝도 없이 시작된 발리 여행을 구체적으로 실현시키기 위한 돈기호테적 상상력은 나에게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갖게 했다. 늦었지만 비행기 티켓을 알아보던 중 나는 비싸게 발리 직항으로 떠나기 보다는 발리 인근 국가에 머물다 발리로 떠나면 일석이조가 될 것 같은 기분좋은 상상에 이르게 되었다. 그래서 발리여행 전 평소 가보고 싶었던 깨끗한 나라 싱가포르 여행을 동반 추진하게 되었다. 그렇게 싱가포르와 발리여행을 결합하게 되면서, 나는 싱가포르, 그녀는 발리여행을 맡아 자료 조사를 하기로 했다. 일단 비행기표와 머물 숙소를 정하는 것이 나의 첫번째 임무가 됐다.



예약하기에 많이 늦은 감이 있었지만 스카이스캐너로 비행기표 검색을 시작했다. 인천공항에서 싱가포르 창이공항(싱가포르 1박 2일)(스쿠트 항공),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발리 덴파사공항(4박 5일)(인도네시아 에어아시아항공), 발리 덴파사공항에서 베트남 하노이 경유 인천으로 돌아오는 코스(1박 2일)(베트남 비엣젯 항공) 편도 경유 저가항공으로 비행코스를 구성해보았다. 저렴하게 실속있게 비행코스를 잘 잡았다는 뿌듯함이 밀려왔다. 인터넷과 블로그 검색을 통해 알게 되었는데, 많은 여행 선배들은 싱가포르와 발리 여행 코스를 추천하고 있었다. 그리고 여행이 끝나고 돌아오는 비행코스는 시간에 쫓길 필요없기 때문에, 경유지에서 조금더 여유있게 돌아오는 저가 항공사 코스로 선택하게 됐다. 비행코스를 확정짓고 나니 이어 우리를 안전하게 묵게 해줄 숙소를 찾는 것이 자연스레 두번째 임무가 되었다.



비행기표 예약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숙소 예약! 나는 북킹닷컴에서 전세계 여행자들이 남긴 번역투의 리뷰를 꼼꼼하게 읽은 후 숙소 위치를 정하고 숙소의 인테리어 디자인, 숙소 인근 체험활동과 연계 편의성, 숙소와 주변의 편의 시설 등을 고려해 숙소를 정했다. 이럴 때면 나는 호텔을 찾아 헤메는 전문 모니터링 요원이 된다. 싱가포르는 1박 2일 동안 짧게 머물기 때문에 인더스트리얼 느낌의 캡슐 호텔로 잡았다. 물론 도심과 공항에서도 멀지 않은 숙소를 잡는 것도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 호텔 얀 Yan 예약은 아주 성공적이었다. 발리 여행의 안식처가 되어줄 호텔은 여행 체험지 인근으로 안전하고 편안한 집같은 느낌을 주는 곳으로 선택했다. 2박은 바다 인근의 안식처 쿠따 암나야 호텔, 2박은 우붓 근처 아로마 아트 앤 뮤지엄 호텔으로 선택했다.


나는 여행갈 때 입을 옷과 머물 숙소, 먹을거리와 체험 등을 알아보며 7일간의 새로운 의, 식, 주를 꿈꾸며 행복했다. 하지만, 함께 여행을 준비하는 그녀도 나처럼 설레고 행복해 할 줄 알았다. 그런데 여행 준비 기간 내내 그녀와의 소통은 잘 되지 않았고, 이러다 여행이 파토나 버릴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이기도 했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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