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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영인 Dec 16. 2022

모든 일에는 부끄러움이 있었다

동생의 기일을 잊고 보냈다

어쩌면 그럴 수 있었을까.

잔인하기도 하지. 그립지도, 아쉽지고 아프지도 않았으니.

나라는 사람. 사람이기나 한 것일까.

잊을 수 있었을까. 우리 함께 했던 날이 몇 년인데.

아프게 떠났던 너를, 슬퍼하지도 기억하지도 못하고 있었다니

나라는 인간은 인간이기나 한 것일까.


이제는 잊을 만 한 세월이 지났다는 거짓말에 익숙해졌다.

나는 사랑을 못하는 등신인가봐. 너를, 너의 그 날을 잊어버렸다.

잊지 않으려 애써야 했던 게 아니었나. 너라는 아이, 우리 자주 다퉜지만 그래도.

나에게 너는 무엇이었을까, 아니 아니 나는 너에게 무엇이 돼 주었을까.

눈물따위로 포장해버리고 까맣게 잊어버리고

나라는 존재는 참 못됐다.

쓰레기, 헛된, 입으로나 글 쓴다고 떠드는 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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