뭍에 올라온 배 두 척.
아니 바다가 남기고 간 배 두 척.
멀리 저 멀리 보이는 파란 하늘빛 작은 우물.
짙은 안개밭에 난 푸른 구멍.
아는 사이일까.
해지고 어둑해지면 떨어져 이야기라도 나눌까.
다시 바닷물이 채워지고 뜰 수 있을 만큼 찰랑거리면
가끔은 다가갈까.
모래밭에 선연히 찍힌 바퀴자국은 무엇의 흔적일까.
물색이 옥색보다 더 흐려 흙탕물인 듯
자세히 바라보니 고운 빛깔이 그 안에 숨어있다.
다시 물 들어오면 흘러갈세라,
도망갈세라 꽁꽁 묶은 밧줄이 덩그렇다.
그래도
내일도, 그다음 날도 사라지지 않는다.
비행기보다 높이 우아하게 날아가던
갈매기에 마음 빼앗겨
미쳐 찍어두지 못한 마음에 담아 두었다.
두 배를 내려다보고 있는 하늘과
합성해 마음에 담아 두었다.
기약 없이 날아가던 새가
꽁꽁 묶여 꼼짝없이 머무른
물마저 빠져버린 저 모래갯벌 배 친구들
무어라 생각했을지
안개구름 걷힌 새파란 가을하늘 아래
교교히 떠있는 배 보러
좀 더 가까이 다가간 배 보러
다시 한번 더 와야지.